Travel

Travel

얼음 도시가 뜨겁다! 하얼빈 빙설제, 환상적인 겨울 왕국 선사

 매년 겨울 화려한 얼음 조각으로 세계인의 눈길을 사로잡는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 빙설제가 5일 개막, 침체된 중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로 41회를 맞는 하얼빈 빙설제는 '빙설로 하나 된 꿈, 아시아의 하나 된 마음'을 주제로 다음 달 25일까지 한 달간 화려한 얼음 조각과 빛의 향연을 선보인다. 개막식에는  영하 20도를 밑도는 한파에도 불구하고 중국 전역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번 축제에는 초대형 얼음 건축물을 배경으로 한 화려한 불꽃놀이를 비롯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콘텐츠, VR 체험 등  다채로운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마련됐다. 특히 중국의 유명 배우 류이페이가 하얼빈 빙설제 현장을 방문하고 자신의 SNS에 사진을 공개하며 축제 홍보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중국 당국은 장기간 경기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겨울철 관광 산업 활성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하얼빈 빙설제를 중심으로 한 '빙설 경제'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중국 당국은 올해 겨울 시즌 동안 전국에서 연인원 5억 명 이상의 관광객이 빙설 축제를 찾아 약 126조 원의 관광 수입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하얼빈시는 빙설제 개장 이후 약 보름 동안 전년 대비 21.3% 증가한 관광객을 유치했다고 밝혔다.

 

한편, 하얼빈에서는 다음 달 7일부터 '2025 동계 아시안게임'도 개최될 예정이어서 빙설제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중국은 이번 빙설제와 동계 아시안게임의 성공적인 개최를 통해 '빙설 경제'를 본격적으로 활성화하고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계획이다.

 

사진 찍다 걷다 쉬다, 문경새재 하루는 너무 짧다

나란히 남아 있다. 붉고 노랗게 물든 숲을 따라 걷다 보면 풍경 너머에 가려졌던 길의 역할이 하나씩 드러난다.문경새재는 조선 시대 영남과 한양을 연결하던 주요 통로였다.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와 물건을 나르는 상인, 임지로 향하는 관리들이 이곳을 넘었다. 여행객에게는 여유로운 산책길이지만, 당시 사람들에게는 생계와 출세, 공무가 걸린 이동로였다. 같은 흙길 위에 서로 다른 사연이 포개진 셈이다.이 길의 성격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시설은 세 관문이다. 아래쪽부터 주흘관, 조곡관, 조령관이 자리하며 산세를 이용한 방어선을 형성한다. 지금은 숲과 어우러진 사진 촬영 명소로 눈길을 끌지만, 처음부터 경관을 위해 세운 건축물은 아니다. 관문과 성벽의 배치에는 외적의 이동을 막으려 했던 군사적 판단이 담겨 있다.방어시설 정비의 중요한 계기는 임진왜란이었다. 전쟁을 겪으며 문경새재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됐고, 1594년 제2관문 일대에 방어시설이 들어섰다. 이후 숙종 대에 제1·제3관문과 성벽이 더해지며 방어체계가 갖춰졌다. 세 관문을 차례로 살펴보는 일은 전란 이후 국가가 어떤 대비책을 마련했는지 돌아보는 과정이기도 하다.관문 사이에서는 전쟁과는 다른 역사를 만난다. 제1관문과 제2관문 사이의 교귀정은 신임 경상도 관찰사와 이임 관찰사가 업무를 인계하던 장소다. 조령원 터는 공무로 길을 나선 이들의 숙박을 지원했던 시설의 흔적을 보여준다. 오늘날의 교통·숙박 기반처럼, 옛길에도 사람들의 이동을 뒷받침하는 공간이 필요했다.문학과 생활문화 역시 새재를 이해하는 열쇠다. 길을 지나간 문인들의 시에는 산세를 바라보는 감흥과 시대를 살아가는 고민이 담겼다. 지역에 전해지는 문경새재아리랑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정서를 들려준다. 성문과 정자가 국가의 역사를 보여준다면, 시와 노래는 그 사이를 걸었던 개인들의 목소리를 전한다.여행객이 이러한 흔적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데는 흙길의 역할도 크다. 약 6.5㎞ 구간을 따라 이어지는 길은 서둘러 목적지에 도착하기보다 주변을 살피며 걷게 한다. 관문 앞에서는 성벽을 올려다보고, 유적 주변에서는 안내문을 읽으며 걸음을 늦출 만하다. 전 구간을 완주하기보다는 체력과 일정에 맞춰 돌아올 지점을 정하는 편이 좋다.가을의 문경새재를 즐기는 방법은 단풍 명소를 찾아 사진을 남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숲 사이에 왜 관문이 들어섰는지, 관리와 상인들은 어디에서 쉬었는지 생각하며 걸으면 익숙한 풍경이 달라진다. 문경새재의 매력은 아름다운 자연과 구체적인 삶의 기록을 한 길에서 만날 수 있다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