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건강

남은 케이크 냉장고에 넣었다가… '대참사'

 연말연시를 맞아 케이크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업계 조사에 따르면 12월 케이크 판매량은 평상시 대비 최대 300%까지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런 과다 구매는 종종 '케이크 처리 난민'을 양산하고 있다. 특히 남은 케이크의 부적절한 보관 방식이 식중독의 위험을 키우고 있어 전문가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남은 케이크를 비닐봉지에 넣어 냉동보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심각한 식중독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이미 한 번 해동된 케이크를 재냉동할 경우 그 위험성은 더욱 커진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대부분의 식중독균과 노로바이러스는 영하의 온도에서도 완전히 사멸되지 않고 증식만 억제될 뿐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해동과 재냉동의 반복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도 변화다. 이러한 환경은 세균 증식을 촉진시켜 식중독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이런 이유로 식품위생법에서는 한 번 해동된 제품의 재냉동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또한 재냉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 분자의 재결정화는 케이크의 식감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한국소비자원의 연구 결과는 더욱 충격적이다. 유통기한이 지난 케이크를 0~5도에서 냉장 보관했을 때, 단 이틀 만에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되었다. 실온 보관의 경우는 더욱 위험해서, 유통기한 경과 하루 만에 식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변질되었다.

 

전문가들은 케이크 종류별로 차별화된 보관법을 권장한다. 생크림 케이크는 구매 후 1-2일 내 섭취가 원칙이며, 버터크림 케이크는 이보다 4-5일 정도 더 보관이 가능하다. 보관 시에는 케이크 상자 대신 밀폐용기를 사용해야 하며, 냉장고 뒤쪽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냉장고 문 개폐로 인한 온도 변화가 적은 위치이기 때문이다.

 

사진 찍다 걷다 쉬다, 문경새재 하루는 너무 짧다

나란히 남아 있다. 붉고 노랗게 물든 숲을 따라 걷다 보면 풍경 너머에 가려졌던 길의 역할이 하나씩 드러난다.문경새재는 조선 시대 영남과 한양을 연결하던 주요 통로였다.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와 물건을 나르는 상인, 임지로 향하는 관리들이 이곳을 넘었다. 여행객에게는 여유로운 산책길이지만, 당시 사람들에게는 생계와 출세, 공무가 걸린 이동로였다. 같은 흙길 위에 서로 다른 사연이 포개진 셈이다.이 길의 성격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시설은 세 관문이다. 아래쪽부터 주흘관, 조곡관, 조령관이 자리하며 산세를 이용한 방어선을 형성한다. 지금은 숲과 어우러진 사진 촬영 명소로 눈길을 끌지만, 처음부터 경관을 위해 세운 건축물은 아니다. 관문과 성벽의 배치에는 외적의 이동을 막으려 했던 군사적 판단이 담겨 있다.방어시설 정비의 중요한 계기는 임진왜란이었다. 전쟁을 겪으며 문경새재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됐고, 1594년 제2관문 일대에 방어시설이 들어섰다. 이후 숙종 대에 제1·제3관문과 성벽이 더해지며 방어체계가 갖춰졌다. 세 관문을 차례로 살펴보는 일은 전란 이후 국가가 어떤 대비책을 마련했는지 돌아보는 과정이기도 하다.관문 사이에서는 전쟁과는 다른 역사를 만난다. 제1관문과 제2관문 사이의 교귀정은 신임 경상도 관찰사와 이임 관찰사가 업무를 인계하던 장소다. 조령원 터는 공무로 길을 나선 이들의 숙박을 지원했던 시설의 흔적을 보여준다. 오늘날의 교통·숙박 기반처럼, 옛길에도 사람들의 이동을 뒷받침하는 공간이 필요했다.문학과 생활문화 역시 새재를 이해하는 열쇠다. 길을 지나간 문인들의 시에는 산세를 바라보는 감흥과 시대를 살아가는 고민이 담겼다. 지역에 전해지는 문경새재아리랑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정서를 들려준다. 성문과 정자가 국가의 역사를 보여준다면, 시와 노래는 그 사이를 걸었던 개인들의 목소리를 전한다.여행객이 이러한 흔적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데는 흙길의 역할도 크다. 약 6.5㎞ 구간을 따라 이어지는 길은 서둘러 목적지에 도착하기보다 주변을 살피며 걷게 한다. 관문 앞에서는 성벽을 올려다보고, 유적 주변에서는 안내문을 읽으며 걸음을 늦출 만하다. 전 구간을 완주하기보다는 체력과 일정에 맞춰 돌아올 지점을 정하는 편이 좋다.가을의 문경새재를 즐기는 방법은 단풍 명소를 찾아 사진을 남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숲 사이에 왜 관문이 들어섰는지, 관리와 상인들은 어디에서 쉬었는지 생각하며 걸으면 익숙한 풍경이 달라진다. 문경새재의 매력은 아름다운 자연과 구체적인 삶의 기록을 한 길에서 만날 수 있다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