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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드라마, 병산서원 '못질'… 이 정도면 '문화재 테러'

 KBS 새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가버렸다' 촬영팀이 병산서원에서 촬영 소품 설치 중 문화재를 훼손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촬영팀은 병산서원 기둥 상단에 못을 박아 조명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문화재 훼손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KBS 측은 즉각 사과하고 복구를 약속했지만, 비판의 목소리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안동시는 KBS 드라마팀의 병산서원 촬영 중지 조치를 취하고, 국가유산청과 함께 현장 확인 후 법적 자문을 거쳐 고발 조치에 들어갈 예정이다.  문화재 복구 범위를 파악하고, KBS 드라마팀의 행위가 문화재보호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따져볼 계획이다.

 

 

 

이미 국민신문고에는 KBS 드라마 촬영팀의 문화재 훼손 사건을 철저히 수사해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이 접수된 상태이다. 고발인은 복구 절차 협의 여부와 상관없이 문화재 훼손 자체가 불법 행위임을 강조하며 엄중한 처벌을 요구했다. 경북경찰청은 해당 사건을 안동경찰서에 배당하여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은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화재 훼손 문제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사례로, 제작진의 부주의와 안일한 문화재 인식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촬영 허가를 받았더라도 문화재 보호를 위한 주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또 문화재청 등 관계 기관은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화재 훼손을 예방하기 위한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라질 뻔한 ‘150년 농요’ 축제, 전국 사진작가 몰리는 이유는?

혔다. 이 축제는 단순한 지역행사가 아니라, 전국에서 사진작가 100여 명이 몰려들 만큼 깊은 문화적 의미와 아름다움을 간직한 전통문화 재현의 장이다.보은장안농요는 19세기 중엽부터 보은 장안면 일대에서 대대로 전승되어 온 전통 농업 노동요다. 논농사가 대부분 인력에 의존하던 시절, 마을 주민들은 함께 모여 힘을 합쳐 농사를 지었다. 이때 노동의 고단함을 덜고,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기 위해 불렀던 노래가 바로 농요다. 단순히 흥을 돋우는 데 그치지 않고, 함께 일하고 노래하는 가운데 지역 공동체의 유대와 정서가 녹아든 생활문화의 중심이었다.이번 축제는 장안면 전통민속보존회가 주관하며, 당시 농경문화를 고스란히 재현한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들나가기-모찌기-모심기-점심참-초듬아시매기-이듬논뜯기-신명풀이’로 이어지는 논일의 전 과정을 무대 위가 아닌 실제 논에서 재현하는 것이다. 관람객들은 단순한 공연이 아닌 생생한 역사 체험을 통해 농요의 가치와 감동을 직접 느낄 수 있다. 특히 이 모든 재현은 과거 농촌의 실제 일과와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어, 현장감과 몰입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축제를 이끄는 장안면 전통민속보존회는 2017년 공식 결성됐다. 설립 과정부터가 특별했다. 지역 어르신들의 기억과 구술을 바탕으로 학술고증을 거쳐, 일제강점기와 산업화 시대를 거치며 단절되었던 농요 문화를 원형 그대로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고증에 참여한 주민들은 단순한 구술자에 그치지 않고 복원 과정에서도 적극적인 참여자로 나섰으며, 이들의 애정 어린 노력 덕분에 오늘날의 보은장안농요는 지역 고유의 문화유산으로서 당당히 자리를 잡았다.보은장안농요는 단순히 보은 지역만의 자산이 아니다. 그 문화적 가치와 예술성은 이미 대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2017년 충북민속예술축제에서는 개인 및 단체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이듬해 2018년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도 금상을 받는 성과를 올렸다. 이로써 보은장안농요는 지역민들의 전통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고취시키는 동시에, 전국 단위의 문화예술 자산으로서도 확실한 입지를 다졌다.남기영 전통민속보존회 회장은 “보은장안농요는 단순한 전통 복원이 아닌, 지역 정체성과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는 과정”이라며 “이번 축제가 더 많은 이들에게 지역문화의 자긍심을 심어주고, 모두가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어 “참여하는 주민과 관람객 모두가 함께 호흡하며, 전통을 살아 있는 현재로 느끼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만반의 준비를 예고했다.올해로 7회를 맞는 보은장안농요축제는 축제를 넘어 하나의 문화유산 복원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매년 이 행사를 기록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사진작가들이 자발적으로 모여드는 것 또한 단순한 시각적 아름다움 그 이상을 증명한다. 과거 농촌의 모습이 남긴 인간적 풍경과 공동체의 서사를 이 축제는 고스란히 품고 있다.보은장안농요축제는 단순한 과거 회고가 아닌, 과거와 현재가 함께 호흡하는 살아 있는 민속문화의 현장이다. 농요가 울려 퍼지는 논길 위에서, 관람객들은 우리가 잊고 지냈던 '함께 일하고, 함께 노래하던 시절'의 따뜻한 기억을 마주하게 된다. 이는 지역 축제를 넘어 우리 사회가 지속가능한 전통의 가치를 어떻게 이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과 해답을 함께 던지는 의미 있는 시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