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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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고기 86g... 당신은 지금 치매를 먹고 있다

 매일 즐기는 삼겹살과 소고기가 치매의 주범이 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 연구진이 43년간의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적색육 과다 섭취가 치매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대니얼 왕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미국 간호사 건강연구(NHS)와 건강 전문가 추적연구(HPFS) 참여자 13만 3771명의 건강 데이터를 심층 분석했다. 평균 연령 49세인 참가자들의 식단과 건강 정보는 2~4년마다 꾸준히 업데이트됐으며, 추적 기간 동안 1만 1173명이 치매 진단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하루 평균 21g 이상의 적색육(가공육 포함)을 섭취하는 사람들은 8.6g 이하로 섭취하는 사람들에 비해 치매 발병 위험이 13% 높았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가공되지 않은 순수 적색육만 놓고 봐도, 하루 86g 이상 섭취하는 경우 43g 미만 섭취자보다 치매 위험이 16%나 증가했다는 점이다.

 

특히 가공육의 위험성이 두드러졌다. 하루 섭취량이 86g 증가할 때마다 인지 기능의 노화가 약 1.6년씩 가속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햄이나 소시지 같은 가공육을 즐겨 먹는 사람들에게 심각한 경고가 되고 있다.

 


하지만 희망적인 대안도 제시됐다. 적색육과 가공육을 견과류, 콩류, 생선 등으로 대체하면 치매 위험을 19% 낮출 수 있으며, 인지 기능 저하 위험도 21%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인지 기능 노화도 1.37년 지연시킬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의 메커니즘도 설명했다. 적색육과 가공육에 함유된 포화 지방과 염분이 뇌세포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장내 미생물의 작용도 주목할 만하다. 박테리아가 육류를 분해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트리메틸아민 N-옥사이드'라는 물질이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의 응집을 촉진해 인지 기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적색육, 특히 가공육의 과다 섭취가 치매 발병과 인지능력 저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며, 향후 치매 예방을 위한 식단 지침에 적색육 섭취 제한을 포함할 것을 제안했다. 이 연구 결과는 권위 있는 의학 저널인 '신경학(Neurology)'에 게재되어 전 세계 의료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세종대왕이 가장 아꼈던 아들, 광평대군의 비밀 600년 만에 공개

광평대군 탄신일을 기념해 오는 26일부터 다음 달 22일까지 밀알미술관에서 문화유산 특별전 '필경재가 간직한 600년, 광평대군과 그 후손들'을 개최한다고 밝혔다.광평대군은 세종대왕의 아들 중 특별한 존재였다. 그는 1425년 태어나 1436년 신씨와 혼인했으나, 불과 19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며, 세종실록에는 광평대군의 죽음에 세종대왕이 깊이 슬퍼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광평대군은 죽기 전 1444년 아들 영순군을 얻었지만, 그해 세상을 떠나면서 부인 신씨는 이후 비구니가 되어 불교에 귀의한 것으로 전해진다.이번 전시의 가장 큰 의미는 강남구 수서동 궁마을에 위치한 고택 '필경재'에서 600여 년간 간직해온 문중의 유물이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다는 점이다. 조선 성종 때 건립된 필경재는 강남구에 위치한 유일한 종가 고택으로, 광평대군의 후손들이 대대로 가문의 유산을 보존하며 살아온 역사적 공간이다.전시는 광평대군과 그 후손들의 삶과 정신을 총 6부로 나누어 구성했다. '기억의 공간, 필경재', '광평대군과 신씨', '17세기 이후원과 후손', '17~18세기 초 이유와 후손', '18세기 이최중과 후손', '19세기 초~20세기 초 후손, 가문의 행적' 등 시대별 인물과 그 활동을 중심으로 조선왕실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이번에 공개되는 전시유물은 고문서, 교지, 초상화, 병풍, 도자기, 고가구 등 100여 점에 이른다. 모두 일반에 처음 공개되는 진귀한 문화유산으로, 조선왕실 연구에도 높은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특히 주목할 만한 유물로는 광평대군의 부인 신씨가 발원한 '묘법연화경'이 있다. 이는 남편을 일찍 잃고 비구니가 된 신씨의 슬픔과 신앙심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또한 지역 빈민 구휼기구에 대한 기록을 담은 '사창의', 사대부의 재산 상속 문제를 기록한 '화회문기', 과거 시험 급제자의 답안지 등도 함께 전시된다. 이들 유물은 조선시대 왕실 및 양반 가문의 생활과 문화, 사회제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필경재를 세운 정안부정공 이천수의 후손인 이병무 대표는 "선조들의 흔적을 한 점도 놓치지 않겠다는 사명감으로 사료를 수집하고 보존해왔다"고 밝혔다. 이는 한 가문이 60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조상의 유산을 지켜온 노력과 정성을 보여주는 증언이다.조성명 강남구청장은 "한 가문이 지켜온 기록유산은 국가의 역사이자 지역의 자산"이라며 "뜻깊은 유산을 공개해준 필경재에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조선왕실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회가 될 뿐만 아니라, 강남구의 숨겨진 문화적 가치를 재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이번 특별전은 단순한 유물 전시를 넘어, 600년 전 세종대왕의 아들과 그 후손들이 이어온 삶의 궤적을 따라가는 시간 여행이자, 우리 역사의 소중한 한 페이지를 복원하는 의미 있는 행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