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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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버터맥주'는 무슨 맛?...소설 속 숨겨진 '충격의 식탁'

 세계 문학 작품 속 음식들을 탐구한 특별한 책이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내 책갈피 속 봉봉'의 저자 정세진은 어린 시절부터 책 속에 등장하는 낯선 음식들에 대한 호기심을 품어왔다고 한다. 특히 책 제목에 사용된 '봉봉'은 작가가 어릴 적 문학 작품에서 발견하고 궁금증을 가졌던 달콤한 사탕의 일종이다.

 

이 책은 전 세계 문학 작품 속 음식들을 대륙별로 나누어 소개한다. 유럽, 아프리카, 아메리카, 아시아, 한국의 5개 챕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지역의 대표적인 문학 작품 속 음식문화를 상세히 다룬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독자들에게 친숙한 작품 속 음식들이다.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해리포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신비로운 '버터맥주'부터, 러시아의 대문호 안톤 체호프의 작품에 등장하는 전통 러시아 요리들까지 다양하게 소개된다.

 


또한 '람세스'에서 묘사된 고대 이집트의 식문화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스칼릿 오하라가 즐겼던 미국 남부의 향토 음식들도 상세히 다룬다. '아라비안나이트'에 등장하는 이국적인 중동 요리들은 독자들을 신비로운 아라비아의 세계로 안내한다.

 

저자는 2017년 '식탐일기' 출간 이후 꾸준히 음식과 관련된 글쓰기를 이어왔으며, 이번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문학 작품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책을 읽다 보면 마치 전 세계를 여행하며 각국의 특색 있는 음식을 맛보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정세진 지음, 디자인21 펴냄, 260쪽, 2만 2000원

 

세종대왕이 가장 아꼈던 아들, 광평대군의 비밀 600년 만에 공개

광평대군 탄신일을 기념해 오는 26일부터 다음 달 22일까지 밀알미술관에서 문화유산 특별전 '필경재가 간직한 600년, 광평대군과 그 후손들'을 개최한다고 밝혔다.광평대군은 세종대왕의 아들 중 특별한 존재였다. 그는 1425년 태어나 1436년 신씨와 혼인했으나, 불과 19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며, 세종실록에는 광평대군의 죽음에 세종대왕이 깊이 슬퍼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광평대군은 죽기 전 1444년 아들 영순군을 얻었지만, 그해 세상을 떠나면서 부인 신씨는 이후 비구니가 되어 불교에 귀의한 것으로 전해진다.이번 전시의 가장 큰 의미는 강남구 수서동 궁마을에 위치한 고택 '필경재'에서 600여 년간 간직해온 문중의 유물이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다는 점이다. 조선 성종 때 건립된 필경재는 강남구에 위치한 유일한 종가 고택으로, 광평대군의 후손들이 대대로 가문의 유산을 보존하며 살아온 역사적 공간이다.전시는 광평대군과 그 후손들의 삶과 정신을 총 6부로 나누어 구성했다. '기억의 공간, 필경재', '광평대군과 신씨', '17세기 이후원과 후손', '17~18세기 초 이유와 후손', '18세기 이최중과 후손', '19세기 초~20세기 초 후손, 가문의 행적' 등 시대별 인물과 그 활동을 중심으로 조선왕실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이번에 공개되는 전시유물은 고문서, 교지, 초상화, 병풍, 도자기, 고가구 등 100여 점에 이른다. 모두 일반에 처음 공개되는 진귀한 문화유산으로, 조선왕실 연구에도 높은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특히 주목할 만한 유물로는 광평대군의 부인 신씨가 발원한 '묘법연화경'이 있다. 이는 남편을 일찍 잃고 비구니가 된 신씨의 슬픔과 신앙심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또한 지역 빈민 구휼기구에 대한 기록을 담은 '사창의', 사대부의 재산 상속 문제를 기록한 '화회문기', 과거 시험 급제자의 답안지 등도 함께 전시된다. 이들 유물은 조선시대 왕실 및 양반 가문의 생활과 문화, 사회제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필경재를 세운 정안부정공 이천수의 후손인 이병무 대표는 "선조들의 흔적을 한 점도 놓치지 않겠다는 사명감으로 사료를 수집하고 보존해왔다"고 밝혔다. 이는 한 가문이 60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조상의 유산을 지켜온 노력과 정성을 보여주는 증언이다.조성명 강남구청장은 "한 가문이 지켜온 기록유산은 국가의 역사이자 지역의 자산"이라며 "뜻깊은 유산을 공개해준 필경재에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조선왕실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회가 될 뿐만 아니라, 강남구의 숨겨진 문화적 가치를 재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이번 특별전은 단순한 유물 전시를 넘어, 600년 전 세종대왕의 아들과 그 후손들이 이어온 삶의 궤적을 따라가는 시간 여행이자, 우리 역사의 소중한 한 페이지를 복원하는 의미 있는 행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