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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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가방 속 시한폭탄?...보조배터리가 비행기를 노린다

 지난 28일 김해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ABL391편 화재 사고를 계기로 항공기 내 보조배터리 반입 규정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사고는 탑승객들이 무사히 대피했으나, 항공기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사례로 지목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사고 당시 오후 10시 15분경 발생한 화재는 기내에서 최초 발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장 조사에서 항공기의 날개와 엔진에서는 특별한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승객들의 증언과 현장 사진을 통해 기내 수하물 보관함(오버헤드빈)이 최초 발화 지점으로 지목되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최근 몇 년간 보조배터리로 인한 항공기 화재 사고가 국내외에서 꾸준히 발생해왔다는 사실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연희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적기에서만 2023년 6건, 2024년 8월까지 5건의 보조배터리 관련 화재가 발생했다. 국제적으로도 2024년 초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의 스쿠트항공과 필리핀 보라카이발 로열에어필리핀 항공기에서 보조배터리로 인한 화재가 발생한 바 있다.

 

현행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규정은 보조배터리의 위탁수하물 반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160Wh 이상의 대용량 보조배터리만이 특별한 위험물 규정에 따라 화물로 운송될 수 있다. 이는 일반 전자기기와는 다른 취급 방식으로, 보조배터리의 높은 위험성을 방증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리튬배터리가 현대 전자기기의 필수 요소인 만큼 완전한 반입 금지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한다. 대신 승객들의 안전의식 제고와 체계적인 관리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IATA는 보조배터리 휴대 시 절연 파우치 사용을 권고하고 있으나, 이러한 안전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한서대 항공운항과 김규왕 교수는 "보조배터리가 압력이나 충격으로 변형될 경우 화재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며, "승객들이 보조배터리를 오버헤드빈이 아닌 좌석 앞 그물망에 보관하도록 하는 등 구체적인 안전 지침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철저한 원인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지시했으며,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프랑스 사고조사당국 전문가들과 함께 합동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팥빙수인 줄 알았는데… 한 그릇에 담긴 베트남의 역사

들어가는 재료 또한 녹두, 옥수수 같은 곡물부터 망고, 두리안 같은 열대 과일, 심지어 토란과 약초 젤리까지 수십 가지에 이른다. 이처럼 다채로운 변주 때문에 현지인조차 '달콤한 수프'라는 포괄적인 설명 외에는 명쾌한 정의를 내리기 어려워한다.쩨의 역사는 베트남의 문화적 교류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축소판과 같다. 그 기원은 중국 광둥 지역의 디저트 '통슈이'가 베트남 중부 지방으로 전파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이후 베트남 고유의 기후와 식재료에 맞춰 발전했으며, 캄보디아와 태국 등 인접 국가의 영향을 받아 더욱 풍성해졌다. 19세기 프랑스 식민지배 시기에는 커스터드푸딩 같은 서양식 디저트 문화가 유입되어, 현재는 푸딩을 올린 쩨도 흔히 볼 수 있는 메뉴가 되었다.단순한 길거리 간식을 넘어, 쩨는 베트남 사람들의 삶 깊숙이 자리 잡은 상징적인 음식이다. 지역에서 나는 신선한 재료로 정성껏 만들어, 일상 속 작은 기쁨이 되어줄 뿐만 아니라 명절, 결혼식, 아기의 첫돌 등 중요한 날에는 빠지지 않고 상에 오른다. 고귀함과 번영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나누어 먹는, 그야말로 상서로운 음식인 셈이다.베트남을 여행하며 쩨를 처음 맛본다면 '쩨 탑깜(chè thập cẩm)'으로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다. '모둠'이라는 뜻을 가진 이 메뉴는 가게 주인이 가장 자신 있는 재료들을 유리잔에 층층이 쌓아주는, 일종의 시그니처 메뉴다. 달콤한 옥수수 죽 위에 쌉쌀한 젤리, 구수한 콩과 쫀득한 타피오카 펄, 향긋한 코코넛 크림이 어우러져 한 그릇 안에서 다채로운 맛과 식감의 향연을 경험할 수 있다.'쩨 탑깜'으로 기본기를 익혔다면, 이제는 취향에 따라 새로운 도전에 나설 차례다. 독특한 메뉴를 원한다면 '쩨 부오이(chè bưởi)'를 추천한다. 자몽과 비슷한 과일인 포멜로의 과육이 아닌, 두툼한 껍질을 주재료로 만들어 쫀득하면서도 독특한 풍미를 자랑한다. 옥수수를 뭉근하게 끓인 '쩨 밥(chè bắp)'이나 단팥죽처럼 친숙한 '쩨 더우(chè đậu)'는 구수하고 편안한 맛을 선사한다.열대 과일의 화려한 맛을 즐기고 싶다면 '쩨 타이(chè Thái)'가 제격이다. 잭프룻, 리치 등 신선한 과일에 여러 가지 색의 젤리가 어우러져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비록 든든한 식사 후에 먹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양이지만, 베트남의 문화와 역사를 한 그릇에 담아낸 이 달콤한 즐거움은 여행자에게 잊지 못할 미식의 경험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