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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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돈으로 도박" 오타니에 246억 배신 선물 안긴 통역사 '복역'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의 곁을 오랜 시간 지켜온 통역 겸 매니저, 미즈하라 잇페이. 그는 오타니의 그림자처럼 늘 함께였지만, 그 이면에는 추악한 범죄가 감춰져 있었다. 

 

7일(한국시간) 미국 연방 법원은 은행 및 세금 사기 혐의로 기소된 미즈하라에게 징역 4년 9개월과 함께 피해자인 오타니에게 1700만 달러(약 246억 원)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미즈하라는 오타니가 니혼햄 파이터스 시절부터 통역으로 인연을 맺으며 오랜 기간 신뢰를 쌓아온 인물이다. 2018년 오타니가 LA 에인절스에 입단하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을 때도 통역 겸 매니저를 맡으며 그의 곁을 지켰다. 하지만 그의 '동반자'라는 타이틀은 허울뿐이었다.

 

미즈하라는 오타니 몰래 그의 돈에 손을 댔다. 오타니의 매니저라는 지위를 이용해 그의 계좌에서 돈을 빼돌려 불법 온라인 도박에 사용한 것이다. 연방 검찰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2021년 12월부터 2024년 1월까지 약 1만 9천 건의 불법 도박에 오타니의 돈을 탕진했고, 그 액수는 무려 1700만 달러(약 246억 원)에 달했다.

 

미즈하라의 범죄는 지난해 3월 서울에서 열린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기간 중 미국 연방 정부가 불법 스포츠 도박 업체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당시 미즈하라는 ESPN과의 인터뷰에서 "오타니에게 모든 사실을 말했고, 그는 화가 났지만 도와주겠다고 했다"라며 오타니가 자신의 범죄를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오타니 측 변호인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오타니는 미즈하라의 도박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으며, 오히려 거액의 돈을 도둑맞은 피해자라는 것이다. 결국 미즈하라는 "오타니는 도박 빚에 대해 알지 못했고, 돈을 송금한 적도 없다"라며 말을 바꾸는 모습을 보였다.

 

미즈하라는 4년 9개월이라는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감형을 호소하고 나섰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도박 중독에 시달렸고, 지금은 아내와 함께 부모님께 의존해 살고 있다"라며 "심지어 배달 일을 하려고 했지만, 사진이 공개돼 해고당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또한 "오타니에게 저임금을 받으며 24시간 내내 일했다"라며 "식료품 쇼핑부터 가족 여행 동행까지 모든 일을 도맡았지만, 긴 휴가 한 번 가지지 못했다"며 횡령을 정당화하려는 듯한 발언을 했다.

 

하지만 미즈하라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히려 '디 애슬레틱'은 미즈하라가 LA 에인절스에서 연봉 8만 달러(약 1억 1400만 원)를 받았고, 2022년에는 25만 달러(약 3억 6000만 원), LA 다저스 이적 당시에는 50만 달러(약 7억 2000만 원)까지 연봉이 인상될 예정이었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오타니는 미즈하라에게 별도의 금액을 지급했고, 고가의 차량까지 선물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미즈하라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었다.

 

검찰은 "미즈하라는 진정한 반성 대신 오타니에게 거액을 훔친 행위를 정당화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4년 9개월의 징역형을 마친 후 미즈하라는 본국인 일본으로 추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오타니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세기의 계약'을 앞두고 믿었던 동료에게 발목을 잡힐 뻔했던 오타니. 과연 그는 이번 사건의 굴레에서 벗어나 다시 한번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굴 수 있을까.

 

홍릉숲, 100년 만의 전면 개방에 시민들 '환호'

이 숨겨놓은 산'이라는 천장산의 이름처럼 도심 한복판에 있으면서도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다. 1922년 일제가 명성황후의 능터였던 홍릉 자리에 임업시험장을 세우며 시작된 이곳의 역사는 근현대사의 아픔과 산림 자원 보존의 노력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1993년부터 주말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되던 관람이 지난 3월부터 평일까지 확대되면서 도심 속 생태 보고로서의 가치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홍릉숲의 가장 큰 매력은 입장료와 숲해설 프로그램이 모두 무료라는 점이다. 하루 세 차례 진행되는 숲해설은 전문 가이드의 설명과 함께 숲의 역사와 식물 생태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방문객들은 고종 황제가 즐겨 찾았다는 우물인 '어정'을 지나며 조선 왕실의 흔적을 느끼고, 일제강점기 수탈의 목적으로 심어졌으나 이제는 울창한 숲을 이룬 고목들 사이를 거닐며 시간의 흐름을 체감한다. 이곳은 단순한 공원이 아니라 살아있는 산림 박물관이자 역사 교육의 현장이다.숲 안에서 반드시 찾아봐야 할 명물은 이른바 '홍릉 8경'이다. 그중에서도 본관 뒤편에 자리한 반송은 1892년에 심어진 홍릉숲의 최고령 나무로, 우산처럼 넓게 펼쳐진 가지가 장관을 이룬다. 1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홍릉의 부침을 지켜봐 온 이 나무는 숲의 영험한 기운을 상징하는 존재로 통한다. 반송의 우아한 자태는 사계절 내내 사진가들의 출사지로 사랑받으며 홍릉숲을 대표하는 시각적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최근 홍릉숲이 다시 한번 전국적인 주목을 받은 이유는 국내에서 가장 키가 큰 나무가 이곳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제1 수목원에 위치한 '노블포플러'는 지난해 측정 결과 38.97m를 기록하며, 오랜 시간 국내 최장신 나무 자리를 지켜온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아파트 13층 높이에 달하는 이 나무의 위용은 숲의 생명력을 증명하는 지표가 되고 있다. 방문객들은 고개를 한껏 뒤로 젖혀야 끝이 보이는 노블포플러 아래에서 자연의 경이로움을 만끽한다.홍릉숲은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산림 연구의 전초기지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국립산림과학원이 관리하는 만큼 숲 곳곳에는 희귀 식물과 연구용 수목들이 자생하고 있어 다른 도심 공원에서는 볼 수 없는 풍성한 식생을 자랑한다. 도심 열섬 현상을 완화하고 미세먼지를 저감하는 허파 역할은 물론, 시민들에게는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치유의 공간이 되고 있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숲해설은 매회 매진 사례를 기록할 정도로 시민들의 참여 열기가 뜨겁다.전면 개방 이후 첫 여름을 맞이한 홍릉숲은 이제 서울을 대표하는 생태 관광지로 안착했다. 명성황후의 비극적인 역사가 깃든 능터에서 국내 최장신 나무가 자라나는 생명의 숲으로 변모하기까지, 홍릉숲이 걸어온 100년의 시간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서사시다. 빌딩 숲에 둘러싸인 시민들에게 아무런 대가 없이 그늘과 맑은 공기를 내어주는 이 숲은, 개발보다 보존이 주는 가치가 얼마나 큰지를 몸소 보여주고 있다. 홍릉숲의 전면 개방은 도심 속 자연과 인간이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