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생활문화

도난 아픔 딛고 보물로…'달성 유가사 영산회 괘불도'의 귀환

 1993년 도난되었다가 27년 만인 2020년 극적으로 환수된 조선 후기 불화, '달성 유가사 영산회 괘불도'(이하 '유가사 괘불도')가 우여곡절 끝에 보물로 지정되었다. 

 

27일 국가유산청은 27일 오랜 세월의 풍파와 도난의 아픔을 겪은 이 괘불도의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하여 보물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괘불은 야외에서 큰 법회나 의식을 거행할 때 사용하는 대형 불화이다.

 

족자 형태인 '유가사 괘불도'는 가로 281.3㎝, 세로 438.3㎝로, 1784년 제작으로 추정된다. 석가여래를 중심으로 비로자나불과 노사나불을 배치한 전형적인 영산회 괘불도 형식을 따르면서도, 18세기 후반 유성(有城) 화파의 특징적인 화풍을 보여준다. 머리와 얼굴 형태, 신체 비례, 섬세한 표현, 다양한 문양 등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크기이다. 비슷한 시기 다른 괘불도들이 대부분 10m 안팎의 대형인 데 반해, '유가사 괘불도'는 상대적으로 작다. 이는 유가사의 공간적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제작으로 추정되며, 희소성이라는 특별한 가치를 더한다.

 

하지만 '유가사 괘불도'는 오랜 시간 방치와 훼손의 아픔을 겪었다. 환수 당시 곰팡이와 먼지로 뒤덮인 창고에서 발견되었고, 제작 연대, 봉안 사찰, 제작자 등을 기록한 중요한 정보인 화기(畵記) 일부도 훼손된 상태였다. 도난 과정에서 그림 일부가 잘리고 덧칠되는 등 수난을 겪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유산청은 "'유가사 괘불도'가 유가사의 공간 구성과 불교 도상 연구에 중요한 자료"라며 보물 지정 이유를 밝혔다. 즉, 훼손의 아픔 속에서도 조선 후기 불교 회화사와 유성 화파 연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 귀중한 문화유산임을 인정한 것이다.

 

이번 보물 지정을 계기로 '유가사 괘불도'는 체계적인 보존 관리와 함께 학술 연구, 전시 등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그 가치를 알릴 기회를 얻게 되었다. 도난과 훼손의 시간을 넘어, 이제는 보물로서 우리 곁에 다시 돌아온 '유가사 괘불도'의 이야기가 더욱 널리 알려지기를 기대한다.

 

초고추장과 랍스터의 만남, 파인 다이닝의 과감한 변신

자유를 부여하는 새로운 흐름이 고급 미식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반얀트리 서울의 대표 레스토랑 ‘페스타 바이 충후’가 섰다. 이충후 셰프가 이끄는 이곳은 기존의 엄격한 코스 요리 중심 운영에서 벗어나, 손님이 원하는 대로 식사를 구성할 수 있는 파격적인 방식을 도입한다고 밝혔다.새로운 시스템의 핵심은 ‘선택과 집중’이다. 런치는 3코스, 디너는 6코스로 구성을 간결하게 줄이는 한편, 9종에 달하는 단품 메뉴(알라카르트)를 새롭게 선보인다. 이를 통해 손님들은 짧은 코스를 기본으로 원하는 단품 요리를 추가하거나, 아예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이 선호하는 단품 요리들로만 식사를 즐길 수 있게 됐다.메뉴는 이충후 셰프의 장기인 ‘창의적인 재해석’이 돋보인다. 프렌치 클래식이라는 큰 틀 위에 한국의 제철 식재료와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덧입혔다. 특히 지리산 장인의 어란, 구례 허브 농장의 제철 허브 등 지역 생산자와의 협업을 통해 메뉴에 깊이와 개성을 더했다.단품 메뉴 목록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요리들로 가득하다. 겨울 생선회와 초고추장에서 영감을 얻은 샐러드, 사찰 음식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대봉감 요리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많은 이들에게 친숙한 남산 돈까스를 프랑스 정통 요리인 ‘꼬르동 블루’로 재해석한 메뉴는 익숙함과 새로움을 동시에 선사한다.이번 변화는 파인 다이닝이 더 이상 특별한 날에만 찾는 어려운 공간이 아님을 선언하는 것과 같다. 중요한 비즈니스 미팅은 물론, 가벼운 식사를 위해 언제든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보다 유연하고 개방적인 미식 공간으로의 진화를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