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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사우디서 '종전협상' 재개..백악관 파국 2주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다음 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릴 예정인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회담에 대해 "의미 있는 회의가 되기를 바란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우크라이나와 미국 팀이 작업을 재개했으며, 다음 주에 중요한 회의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어, 우크라이나는 전쟁이 시작된 이래로 평화를 추구해왔으며, 전쟁이 계속되는 이유는 오로지 러시아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는 10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그 후에는 자신의 팀이 사우디에서 미국 파트너들과 함께 협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담은 지난달 28일, 젤렌스키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회담이 결렬된 이후 이루어지는 첫 고위급 회담이다. 당시 백악관 회담에서는 광물협정 체결이 실패했으며, 그로 인해 양국 간 관계에 긴장이 고조되었었다.

 

미국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우크라이나와의 회담을 조정 중이라고 밝히며, 이번 회담의 목표는 평화 협정과 초기 휴전의 틀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위트코프 특사는 "우리는 우크라이나와의 회담을 사우디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제다에서도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회담은 12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미국 측에서는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측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안드레이 예르막 대통령 비서실장이 참석할 예정이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의 참석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이번 회담은 백악관 정상회담의 파국 이후 처음 이루어지는 고위급 회담으로, 양측은 광물협정 및 종전 협상에 대한 진전을 모색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서한을 받았으며, 이 서한에는 사과와 함께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지원에 감사함을 표현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위트코프 특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 서한을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으며, 젤렌스키가 광물협정에 서명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젤렌스키가 서명할 의사를 밝혔으며, 실제로 실행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현실적인 제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히며, 첫 번째 우선순위로 해상과 공중에서의 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이 초기 단계가 더 포괄적인 합의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며, "우크라이나는 평화를 위해 미국과 유럽의 파트너들과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번 회담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3년 넘게 이어진 전쟁을 끝내기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지 주목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하며, EU의 지지와 협력을 요청했다. 그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에 정말 감사하다"며 EU의 도움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EU 당국자들은 젤렌스키가 EU '재무장 계획'을 통해 조달된 자금을 우크라이나 방위 생산에 활용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이와 함께, 젤렌스키는 프랑스, 오스트리아, 벨기에 정상들과 회담을 갖고, 11일 파리에서 열리는 평화유지군 회의에 대해 논의했다.

 

한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일시적인 휴전 제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마리야 자하로바는 "최종적인 합의가 없는 상황에서 일시적인 교전 중지는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와 미국의 회담 결과가 실제로 평화 협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판소리와 포크의 만남…구례 가을밤 울린 ‘시인의 마을’

추임새와 박수가 이어졌다. 전통 판소리의 깊은 울림에 이어 익숙한 포크음악이 흐르자 관객들은 노래와 함께 호흡하며 구례의 가을밤을 즐겼다.지난 17일 밤 열린 구례 동편제소리축제에서는 지역 명창들의 판소리와 가수 정태춘·박은옥 부부의 공연이 한자리에서 펼쳐졌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전통 소리와 한국 대중음악의 한 시대를 대표하는 노래가 어우러지며 관객들에게 특별한 무대를 선사했다.이날 구례 명창들의 공연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끈 무대는 박정선 명창의 ‘적벽가’였다. 박 명창은 적벽대전에서 패한 조조가 다급하게 달아나는 장면을 익살스러운 표정과 몸짓, 힘 있는 소리로 풀어냈다. 긴박한 상황을 생생하게 표현하는 대목에서는 객석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고, 관객들은 추임새와 박수로 소리꾼의 무대에 호응했다. 판소리 특유의 해학과 긴장감이 무대를 채우면서 관객들은 이야기 속 장면을 눈앞에서 보는 듯한 몰입감을 느꼈다. 소리꾼의 목소리와 몸짓에 관객의 반응이 더해지며 공연은 무대 위에서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객석과 함께 만들어지는 경험으로 이어졌다.공연의 분위기는 정태춘·박은옥 부부가 무대에 오르면서 또 한 번 달라졌다. 오랜 시간 삶과 시대의 이야기를 노래해 온 두 사람이 모습을 드러내자 객석의 시선이 집중됐다. 대표곡 가운데 하나인 ‘시인의 마을’의 연주가 시작되자 관객석에서는 기다렸다는 듯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노래의 첫 소절을 기다리는 관객들의 반응에는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노래에 대한 반가움이 담겼다. 앞선 판소리 무대에서 추임새로 공연에 참여했던 관객들은 이번에는 익숙한 선율을 따라가며 노래가 전하는 감정에 집중했다. 한 곡의 노래가 오랜 세월 쌓인 기억을 불러내고, 무대와 객석 사이에 공감대를 만들어내는 순간이었다.정태춘·박은옥은 ‘북한강에서’ 등 자신들의 노래를 들려주며 공연의 여운을 이어갔다. 화려한 무대 연출 속에서도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결국 노래에 담긴 이야기와 이를 전하는 목소리였다. 세월이 흐른 뒤에도 다시 듣고 싶은 노래가 무대 위에서 울려 퍼지자 객석은 박수로 화답했다.판소리와 포크음악은 표현 방식과 음악적 형식에서 차이가 있지만, 사람들의 삶과 시대를 이야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판소리는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희로애락을 소리와 이야기로 전해왔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 역시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사회의 모습을 담아내며 청중과 소통해 왔다. 서로 다른 장르의 음악이 한 무대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었던 이유다.구례는 지리산과 섬진강을 품은 지역으로, 동편제 판소리 문화가 이어져 온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지역 명창들의 전통 소리를 감상한 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를 만나는 구성은 이번 축제의 특별한 장면으로 남았다. 지역의 전통문화와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가 한자리에서 만났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첨단 조명과 대형 LED 화면이 설치된 무대 위에서는 오래된 판소리가 울려 퍼졌고, 이어 한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기억을 담은 노래가 흘러나왔다. 전통과 현대를 구분하는 경계보다 서로 다른 음악이 관객에게 어떤 감동을 전하는지가 더욱 중요하게 다가온 무대였다.전통문화는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는 데서만 의미를 찾는 것은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만나고 새로운 장르와 어우러질 때, 전통은 또 다른 방식으로 생명력을 얻는다. 판소리의 추임새와 대중가요를 향한 박수가 같은 밤에 이어진 것은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구례 동편제소리축제의 가을밤은 그렇게 전통과 현대의 음악이 함께 만드는 공연장으로 변했다. 명창의 소리에 관객들은 “얼씨구”와 “좋다”를 외쳤고, ‘시인의 마을’이 시작되자 큰 박수로 화답했다. 서로 다른 시대와 장르에서 출발한 음악은 사람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통해 하나로 이어졌고, 관객들은 그 울림을 함께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