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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대 골키퍼 김승규 '이중고'... 십자인대 파열에 3개월 급여 미지급

 한국 축구의 든든한 수문장으로 활약해온 국가대표 골키퍼 김승규(34)가 소속된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축구팀 얄 샤밥이 심각한 재정난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부상으로 인한 긴 재활 과정을 겪고 있는 김승규에게 이번 소식은 이중고로 다가올 전망이다.

 

영국 축구 전문 매체 '트리뷰나'는 4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매체 'Ar Riyadiyah'의 보도를 인용해 "얄 샤밥이 선수단 전체에 3개월간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단은 지난 2월 말까지 급여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를 지키지 못했고, 결국 선수들이 단체 행동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선수들은 훈련 참여를 거부하고 수석 코치인 파티흐 테림 감독과의 면담 후 훈련장을 집단 이탈했다.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더하는 것은 얄 샤밥이 당장 선수와 코칭 스태프, 구단 직원들의 밀린 급여를 지급하기 위해 필요한 금액이 무려 1,067만 달러(약 155억 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사우디 프로축구 리그가 최근 몇 년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네이마르, 카림 벤제마 등 세계적인 스타 선수들을 영입하며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일부 구단은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얄 샤밥은 한국 축구 팬들에게도 친숙한 구단이다. 과거 '불꽃남자' 송종국을 비롯해 곽태휘, 박주영 등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활약했던 팀으로, 현재는 김승규가 주전 골키퍼로 활약하며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축구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1990년생인 김승규는 한국 축구의 대표적인 베테랑 골키퍼로, A매치 81경기에 출전한 국가대표팀의 믿음직한 '캡틴 글러브'다. 그는 유소년 시절부터 남다른 반사신경과 선방 능력으로 주목받았으며, 특히 국내 골키퍼로는 드물게 뛰어난 발기술과 패싱 능력을 갖춰 현대 축구에 최적화된 골키퍼로 평가받아왔다.

 


김승규의 프로 커리어는 울산 현대에서 시작됐다. 그는 K리그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후 2016년 1월, 일본 J리그의 비셀 고베로 이적하며 첫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이후 잠시 울산으로 복귀했다가 2020년 1월 가시와 레이솔로 다시 일본 무대에 진출해 2022년 7월까지 활약했다. 김승규가 현재 소속된 얄 샤밥으로 이적한 것은 2022년 여름으로, 지금까지 69경기에 출전하며 팀의 확고한 주전 골키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최근 김승규에게는 부상이라는 악재가 연이어 찾아왔다. 지난해 1월, 그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일원으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준비하던 중 훈련 도중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했다. 이로 인해 약 7개월간의 긴 재활 기간을 가져야 했고, 겨우 지난해 8월에 복귀전을 치렀다. 그러나 불행은 겹쳐왔다. 복귀 후 약 2개월 만인 10월, 알 오로바와의 리그 경기 도중 또다시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두 번의 십자인대 파열은 축구 선수에게 최악의 부상 중 하나로, 많은 팬들이 김승규의 빠른 회복을 기원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속팀의 재정난은 김승규에게 또 다른 시련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부상 치료와 재활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급여 미지급 문제까지 겹치면서 선수 생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활 과정에서는 최상의 의료 지원과 시설이 필요한데, 구단의 재정 상황이 악화되면 이러한 지원이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축구 리그는 최근 몇 년간 국가 차원의 막대한 투자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아왔다. 사우디 정부는 '사우디 비전 2030' 계획의 일환으로 스포츠 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축구 리그의 위상을 높이는 데 주력해왔다. 그러나 이번 얄 샤밥의 사례는 사우디 축구의 화려한 외형 이면에 존재하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축구 전문가들은 "사우디 리그가 일부 빅클럽에만 자금이 집중되는 불균형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얄 샤밥과 같은 전통 있는 구단들도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은 리그 전체의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우려스러운 신호"라고 지적했다.

 

김승규의 에이전트 측은 아직 이번 사태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국내 축구계에서는 김승규가 부상 회복 후 팀을 떠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K리그 복귀 또는 다른 해외 리그 진출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관계자는 "김승규 선수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부상 회복이 최우선이지만, 소속팀의 상황도 선수 컨디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많은 축구 팬들은 한국 축구의 든든한 버팀목인 김승규가 이번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그라운드에 복귀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위키드'·'알라딘'이 다 해먹었다…뮤지컬·대중음악만 웃은 3분기 공연계

액은 약 4615억 원에 달하며, 이는 관련 데이터 집계를 시작한 2019년 이래 3분기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3846억 원과 비교해도 20%나 증가한 놀라운 성장세다. 이처럼 공연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른 배경에는 대형 팬덤을 움직이는 대중음악 콘서트와 꾸준히 사랑받는 블록버스터 뮤지컬, 그리고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인 무용 장르의 약진이 있었다. 사실상 이 세 장르가 전체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고 봐도 무방하다.이러한 폭발적인 성장의 중심에는 단연 대중음악과 뮤지컬이 자리 잡고 있다. 대중음악 장르는 3분기에만 약 2637억 원의 티켓 판매를 기록하며 작년 동기 대비 22.8%라는 높은 성장률을 보였고, 뮤지컬 역시 약 1387억 원의 판매액으로 14.9% 증가하며 시장의 굳건한 한 축임을 증명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무용 장르의 비약적인 성장이다. 판매액 자체는 약 64억 원으로 다른 두 장르에 비해 작지만, 성장률은 무려 96.2%에 달하며 거의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는 무용 공연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과 수요가 이례적으로 크게 확대되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향후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를 가능성을 시사한다.하지만 모든 장르가 이러한 축제를 함께 즐긴 것은 아니다. 연극계는 오히려 깊은 그늘에 잠겼다. 3분기 동안 무대에 오른 연극 공연 수는 총 1124건으로 지난해보다 23.4%나 늘어났지만, 정작 티켓 판매액은 약 183억 원으로 오히려 13.5% 감소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이는 공연의 공급은 양적으로 팽창했지만, 관객들의 발걸음이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뼈아픈 분석으로 이어진다. 수많은 작품이 관객을 만나기 위해 문을 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관객의 선택을 받지 못해 흥행으로 이어지지 못한 연극이 많았다는 의미다. 시장의 양극화가 뚜렷해진 셈이다.실제로 3분기 티켓 판매액 상위 20개 공연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러한 쏠림 현상은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상위 20개 작품 중 무려 12개가 대중음악 콘서트였고, 7개는 대형 뮤지컬이 차지했다. 특히 최상위권인 1위부터 3위까지는 뮤지컬 '위키드' 내한 공연, '알라딘' 부산 투어, '팬텀' 서울 공연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으며, 그 뒤를 이어 블랙핑크의 월드투어와 싸이의 '흠뻑쇼'가 4, 5위를 기록하며 아이돌과 대형 가수의 콘서트 파워를 입증했다. 결국 소수의 블록버스터 뮤지컬과 막강한 팬덤을 등에 업은 대중음악 공연이 전체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동안, 연극계는 그 온기를 제대로 느끼지 못한 채 힘겨운 시간을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