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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깡.. 너마저..농심, 라면 이어 과자 가격도 줄줄이 인상

 대한민국 대표 라면 '신라면'이 결국 1,000원 선을 넘는다. 라면 시장 1위 업체 농심이 원재료 가격 및 환율 급등에 따른 원가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2년 6개월 만에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농심은 오는 3월 17일부터 신라면, 새우깡 등 주요 라면 및 스낵 17개 브랜드의 출고 가격을 평균 7.2% 인상한다고 6일 공식 발표했다. 이는 2022년 9월 가격 조정 이후 2년 반 만이다.

 

이번 인상으로 소매점 판매 기준 신라면 1봉지 가격은 950원에서 1,000원으로 50원 오른다. 오랫동안 '국민 간식'으로 사랑받아온 새우깡은 1,400원에서 1,500원으로 100원 인상된다.

 

농심은 신라면(5.3%), 너구리(4.4%), 안성탕면(5.4%), 짜파게티(8.3%) 등 주요 라면 제품과 쫄병스낵(8.5%), 꿀꽈배기(6.4%) 등 일부 스낵 제품의 가격도 함께 조정한다.

 

농심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에 적극 동참하고, 내부적으로 원가 절감 및 경영 효율화를 통해 가격 인상 요인을 최대한 흡수해왔다"면서도 "최근 국제 곡물 가격과 환율이 동반 상승하면서 누적된 원가 부담이 임계점을 넘어섰다"고 가격 인상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라면 제조 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팜유, 소맥분(밀가루) 등의 국제 가격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왔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주요 곡물 생산국의 기상 이변 등으로 인해 곡물 수급 불안정이 심화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졌다.

 


여기에 더해 고환율 상황이 지속되면서 수입 원재료 가격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1,300원대 후반에서 1,400원대를 오르내리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인건비, 물류비, 포장재 비용 등 제반 비용 상승도 농심의 원가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농심은 이번 가격 인상으로 인한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형마트, 편의점, 온라인몰 등 주요 유통 채널과 협력하여 할인 행사, 묶음 상품 판매, 증정품 제공 등 프로모션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하지만 농심의 가격 인상은 식품 업계 전반에 걸쳐 연쇄적인 가격 인상 도미노를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 SPC삼립 등 주요 식품 업체들이 원가 상승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특히 라면은 대표적인 서민 식품이자 가격 민감도가 높은 품목이기 때문에, 이번 농심의 가격 인상이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뜩이나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고(高)'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 가계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의 물가 안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제 곡물 가격 상승, 환율 불안정 등 대외적인 악재가 지속되면서 식품 가격 인상 압박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식품 업계의 추가적인 가격 인상 움직임과 이에 따른 소비자 물가 동향을 예의주시해야 할 시점이다.

 

사진 찍다 걷다 쉬다, 문경새재 하루는 너무 짧다

나란히 남아 있다. 붉고 노랗게 물든 숲을 따라 걷다 보면 풍경 너머에 가려졌던 길의 역할이 하나씩 드러난다.문경새재는 조선 시대 영남과 한양을 연결하던 주요 통로였다.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와 물건을 나르는 상인, 임지로 향하는 관리들이 이곳을 넘었다. 여행객에게는 여유로운 산책길이지만, 당시 사람들에게는 생계와 출세, 공무가 걸린 이동로였다. 같은 흙길 위에 서로 다른 사연이 포개진 셈이다.이 길의 성격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시설은 세 관문이다. 아래쪽부터 주흘관, 조곡관, 조령관이 자리하며 산세를 이용한 방어선을 형성한다. 지금은 숲과 어우러진 사진 촬영 명소로 눈길을 끌지만, 처음부터 경관을 위해 세운 건축물은 아니다. 관문과 성벽의 배치에는 외적의 이동을 막으려 했던 군사적 판단이 담겨 있다.방어시설 정비의 중요한 계기는 임진왜란이었다. 전쟁을 겪으며 문경새재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됐고, 1594년 제2관문 일대에 방어시설이 들어섰다. 이후 숙종 대에 제1·제3관문과 성벽이 더해지며 방어체계가 갖춰졌다. 세 관문을 차례로 살펴보는 일은 전란 이후 국가가 어떤 대비책을 마련했는지 돌아보는 과정이기도 하다.관문 사이에서는 전쟁과는 다른 역사를 만난다. 제1관문과 제2관문 사이의 교귀정은 신임 경상도 관찰사와 이임 관찰사가 업무를 인계하던 장소다. 조령원 터는 공무로 길을 나선 이들의 숙박을 지원했던 시설의 흔적을 보여준다. 오늘날의 교통·숙박 기반처럼, 옛길에도 사람들의 이동을 뒷받침하는 공간이 필요했다.문학과 생활문화 역시 새재를 이해하는 열쇠다. 길을 지나간 문인들의 시에는 산세를 바라보는 감흥과 시대를 살아가는 고민이 담겼다. 지역에 전해지는 문경새재아리랑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정서를 들려준다. 성문과 정자가 국가의 역사를 보여준다면, 시와 노래는 그 사이를 걸었던 개인들의 목소리를 전한다.여행객이 이러한 흔적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데는 흙길의 역할도 크다. 약 6.5㎞ 구간을 따라 이어지는 길은 서둘러 목적지에 도착하기보다 주변을 살피며 걷게 한다. 관문 앞에서는 성벽을 올려다보고, 유적 주변에서는 안내문을 읽으며 걸음을 늦출 만하다. 전 구간을 완주하기보다는 체력과 일정에 맞춰 돌아올 지점을 정하는 편이 좋다.가을의 문경새재를 즐기는 방법은 단풍 명소를 찾아 사진을 남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숲 사이에 왜 관문이 들어섰는지, 관리와 상인들은 어디에서 쉬었는지 생각하며 걸으면 익숙한 풍경이 달라진다. 문경새재의 매력은 아름다운 자연과 구체적인 삶의 기록을 한 길에서 만날 수 있다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