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사회/복지

'언니들 심부름도 잘하겠다' 77세 '수니와 칠공주' 신입 할매래퍼 등장

 경북 칠곡 지천면사무소가 특별한 오디션으로 북적였다. 3월 중순 유난히 추운 18일 아침, 세계 최고령 래퍼 그룹 '수니와 칠공주'의 새 멤버를 뽑는 자리였다. 이 오디션은 지난해 10월 별세한 원년 멤버 서무석 할머니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마련됐다.

 

수니와 칠공주는 평균연령 85세의 할머니들이 2023년 8월 결성한 그룹으로, 성인문해교육을 통해 뒤늦게 배운 한글로 직접 랩 가사를 써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오디션에 앞서 멤버 이옥자 할머니는 "그리운 무석이 형님. 형님은 하늘에서 그 좋아하는 랩 부르면서 즐겁게 지내고 계시지요. 새로운 수니와 칠공주가 만들어지면 우리들 모두 건강하고 즐겁게 잘 놀다가 형님한테 갈 테니 그땐 하늘에서 랩 한번 때려보자고요"라며 고인을 추모하는 시를 낭독했다.

 

심사위원은 그룹 리더 박점순 할머니를 비롯해 임의도 대한노인회 칠곡군지회장, 금수미 팬클럽 회장, 김광자 지천면 신4리 부녀회장, 안창호 지천면장, 그리고 그룹 매니저이자 선생님인 정우정씨가 맡았다.

 

참가자는 총 6명으로 평균나이 77.5세. 대구에 거주하는 강정열 할머니를 제외하고는 모두 칠곡군민이었다. 강 할머니는 합격하면 칠곡으로 이사 올 생각이라고 밝혔는데, 멤버 자격 요건이 '75세 이상 칠곡지역에 거주하는 할머니'이기 때문이다.

 


오디션장에서는 파란 선글라스를 쓴 강영숙 할머니가 눈에 띄었다. "헬스도 하고 수영도 다니고. 노래만 나오면 미친 여자처럼 춤춥니다. 왜관에서는 '새파란 선글라스'로 유명해예"라며 자신 있게 자기소개를 했다. 일반 오디션과 달리 참가자들에게 건강 상태도 함께 물었는데, 세계 최고령 래퍼 그룹인 만큼 건강 점검은 필수 요소였다.

 

심사는 랩 따라 하기, 애창곡 부르기, 막춤추기 같은 일반적인 오디션 항목뿐 아니라 받아쓰기와 글짓기도 포함됐다. 한글을 깨친 후 삶 속 애환을 진솔한 가사로 표현해온 수니와 칠공주의 정체성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글쓰기 능력도 중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참가자들은 마치 시험을 치르듯 옆 사람이 볼까 답안지를 손으로 가려가며 진지하게 임했다.

 

오디션장을 찾은 마을주민들은 특정 참가자가 아닌 모든 참가자를 한마음으로 응원했다. "다 동네 사람이고 아는 사람인데, 그냥 보는 것만 해도 즐겁다"는 분위기였다. 한 할아버지는 "동네 할매들이 안하던 걸 하니까 새롭지 뭐"라며 연신 박수를 쳤다. '건강담은 칠곡할매'라는 지역농산물 공동 브랜드가 있을 정도로 지역의 자랑이 된 수니와 칠공주의 새 멤버 맞이는 지역주민 전체의 축제로 이어졌다.

 

치열한 경쟁 끝에 최종 합격의 영광은 77세 이선화 할머니에게 돌아갔다. 고인이 된 서 할머니와 같은 동네에 살며 '나도 저런 걸 할 수 있을까' 생각만 했다는 이 할머니는 "그룹에서 함께 호흡하며 멤버 어르신들을 형님처럼 모시겠다"면서 "언니들의 심부름도 잘하겠다"고 겸손하게 각오를 밝혔다.

 

이제 새 멤버와 함께 다시 완전체가 된 '수니와 칠공주'는 앞으로도 한글로 써내려간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랩으로 전하며 세대를 뛰어넘는 감동과 공감을 이어갈 전망이다.

 

오픈런 안 하면 못 간다는 대관령 눈꽃축제

일원에서 제34회 대관령눈꽃축제를 개최한다고 11일 공식 발표했다. 1993년 시작되어 어느덧 3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이번 축제는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겨울 축제로서 다시 한번 그 위상을 증명할 예정이다.이번 축제의 메인 테마는 동계 꿈나무 눈동이의 국가대표 성장기로 정해졌다. 대관령의 귀여운 마스코트인 눈동이가 국가대표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축제 전반에 녹여내어, 방문객들이 마치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스토리를 따라가며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기획한 점이 인상적이다. 단순한 관람을 넘어 스토리텔링이 더해진 이번 축제는 아이들에게는 꿈을, 어른들에게는 동심을 자극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축제장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선을 압도하는 것은 거대한 규모의 눈 조각 광장이다. 국내 정상급 조각가들이 정성을 들여 만든 대형 눈 조각들은 대관령의 매서운 추위도 잊게 만들 만큼 화려하고 섬세한 자태를 뽐낸다. 특히 밤이 되면 형형색색의 조명이 눈 조각 위를 수놓으며 낮과는 또 다른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SNS 인증샷 성지로 벌써부터 입소문이 나고 있는 이유다.활동적인 즐거움을 찾는 이들을 위한 체험 공간도 풍성하게 마련되어 있다. 어울마당 실내 체험장에서는 추위를 피해 다양한 만들기와 실내 놀이를 즐길 수 있으며, 겨울 축제의 꽃이라 불리는 눈꽃썰매장은 짜릿한 스피드를 즐기려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룰 전망이다. 또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감동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미니올림픽 체험장도 설치되어 겨울 스포츠의 재미를 몸소 체험할 수 있다.축제의 백미는 역시 이색적인 프로그램들이다. 특히 영하의 추위 속에서 맨몸으로 달리는 알몸 마라톤 대회는 대관령눈꽃축제만의 전매특허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설원을 달리는 참가자들의 열정은 보는 이들에게까지 뜨거운 에너지를 전달한다. 이와 함께 컬링,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 사격 등 평소 접하기 힘든 동계 스포츠 종목들을 직접 배워보고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되어 축제의 깊이를 더한다.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민속놀이와 이벤트도 눈길을 끈다. 복 투호 게임, 제기차기, 윷놀이 등 정겨운 전통 놀이는 물론, 동계스포츠 퀴즈와 눈동이 복불복 같은 참여형 이벤트가 축제장 곳곳에서 펼쳐진다.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인 양 먹이 체험은 대관령의 목장 문화를 가까이서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대관령눈꽃축제는 해발 고도가 높아 한국의 지붕 마을이라 불리는 대관령의 지리적 특성을 살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축제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1993년 첫 발을 내디딘 이후 문화관광부 선정 10대 축제에 이름을 올리고, 1999년 동계아시안게임 당시에는 공식 문화 행사로 지정될 만큼 그 가치를 인정받아 왔다. 주민들이 한 땀 한 땀 정성을 들여 준비한 축제인 만큼, 대관령 특유의 넉넉한 인심과 정겨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접근성 또한 매우 뛰어나다. 축제가 열리는 대관령면 송천 일원은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나들목(IC)에서 차로 단 5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해 있다. 수도권에서도 당일치기나 1박 2일 여행 코스로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어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나 가족 여행지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주석중 대관령면축제위원회 위원장은 지역 주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축제를 준비했다며, 이번 대관령눈꽃축제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많은 분의 참여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하얀 눈꽃이 만개한 대관령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다운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깨끗한 공기와 눈부신 설경을 만끽하고 싶다면 이번 주말 평창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34년을 이어온 대관령눈꽃축제의 저력이 여러분의 겨울을 더욱 특별하고 따뜻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잊지 못할 겨울의 추억을 만들 준비가 된 이들이라면 망설이지 말고 대관령행 티켓을 예약해 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