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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터널 속 한국경제…한은 '금리 일단 스탑, 5월이 고비'

 한국은행이 17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2.75% 수준으로 동결했다.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까지 언급되는 가운데 금리 인하 요구가 높아졌지만, 급등락을 반복하는 환율과 가계부채 증가, 미국의 금리 기조 불확실성 등 복합적인 요인을 고려해 당장은 관망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동시에 5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며 시장에 신호를 던졌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발 관세 충격으로 어두운 터널에 진입한 느낌"이라며 "지금은 불확실성이 전례 없이 커진 시기로, 통화정책의 속도를 조절하면서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기다리자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공개한 ‘올해 1분기 성장 흐름 평가’ 보고서에서 “1분기 성장률이 기존 0.2% 전망치를 밑돌아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혀 충격을 더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정례 경제전망 발표 전 분기 성장률 추정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내달 예정된 5월 수정경제전망에서 한은이 올해 성장률을 기존 1.5%에서 크게 낮추고, 이를 토대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는 시장의 해석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6명 전원이 3개월 이내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공유하고 있다”며 “특히 정치적 불확실성이 길어질 경우 한국의 성장률이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저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5월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됐다는 분석을 낳는다.

 

 

 

이날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한 주된 이유 중 하나는 환율의 높은 변동성이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1400원대에서 이달 초 1484.1원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들어 1410원대 중반으로 급락하는 등 10여 일 만에 70원이 넘는 급등락을 보였다. 미국이 상호관세를 발효한 이후 환율이 급등했지만, 유예 결정과 달러 약세 영향으로 다시 하락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금리를 인하하면 한·미 간 금리 차가 커지며 외국인 자금 이탈과 환율 불안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 한은은 과거부터 환율의 절대 수준보다 급격한 변동성을 더 위험 요소로 간주해왔다.

 

가계부채 역시 부담 요인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2월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4조2000억 원 증가했다.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제 해제와 맞물려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경우 4~5월에는 가계대출 증가에 다시 불이 붙을 수 있다. 이는 물가 상승과 금융 불균형을 자극할 수 있는 리스크다.

 

외부 환경도 변수다. 정부가 약 12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 중이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역시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6일(현지 시각) 시카고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일시적 물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며 “정책 대응은 좀 더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이는 시장이 기대하던 ‘파월 풋(시장 하락 시 금리 인하)’과는 거리가 있는 메시지였다.

 

한편, 한국은행은 다음 달 29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크게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미 다수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한국의 성장률을 1% 초반 또는 0%대까지 하향 조정한 상태다. 한은도 그에 발맞춰 1.5%를 밑도는 전망치를 내놓을 것으로 보이며, 이 총재 역시 “미국발 관세 충격을 반영하지 않더라도 전망치는 예상보다 나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가 한 차례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경기 회복을 위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총 3차례 인하해 연말 기준금리가 2.25%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필요시 2%까지 낮출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제 시장의 초점은 연말 기준금리가 2.25%보다 낮은 2.0%가 될 수 있는가에 맞춰졌다”며 “이 판단은 5월 한은이 내놓을 성장률 전망 하향 폭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는 추경 편성과 관련해 “12조 원 규모 추경이 성장률을 0.1%포인트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율에 대해서는 “원화가 한국 경제 펀더멘털보다 저평가돼 있다”며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원화 가치가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역대급 실적" 백화점 3사, 9일 춘제 연휴에 웃었다

업계는 모처럼 활짝 웃었다. 이는 단순히 방문객 수가 늘어난 것을 넘어, 변화된 관광 트렌드에 발맞춘 업계의 전략이 주효했음을 보여준다.이번 춘제 특수의 가장 큰 특징은 쇼핑 공식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과거처럼 화장품이나 명품만 구매하던 패턴에서 벗어나, K팝 관련 팝업 스토어, 체험형 전시, 독특한 식음료(F&B) 매장 등 '경험'을 소비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단순히 물건을 사는 공간을 넘어 '머물고 즐기는 공간'으로 진화한 백화점의 전략이 젊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은 것이다.주요 백화점 3사가 내놓은 실적은 이러한 열기를 수치로 증명한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중화권 고객 매출이 작년 춘제 대비 무려 416%나 급증했으며, 롯데백화점은 역대 춘제 기간 중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로 외국인들의 '쇼핑 성지'로 떠오른 더현대 서울 역시 중국인 고객 매출이 210% 치솟으며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이러한 훈풍은 서울의 주요 상권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의 경우, 외국인 전체 매출이 190% 증가했으며 특히 중국인 고객의 명품 매출은 300% 이상 늘어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수도권 집중에서 벗어나 지역 상권으로까지 온기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신호다.백화점들의 발 빠른 대응도 매출 증대에 한몫했다. 롯데백화점이 외국인 고객을 겨냥해 출시한 '투어리스트 멤버십 카드'는 춘제 기간에만 약 3천 건이 신규 발급되며 큰 호응을 얻었다. 현대백화점은 한국을 경유하는 환승객을 위한 'K컬처 환승투어'를 운영하고, 외국인 전용 멤버십 앱을 통해 식당 예약부터 세금 환급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며 편의성을 높였다.유통업계는 이번 춘제 기간의 성공을 발판 삼아 더욱 적극적으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설 전망이다. 변화하는 쇼핑 트렌드와 고객의 요구를 정밀하게 분석하여, 각 백화점의 특색을 살린 맞춤형 콘텐츠와 차별화된 혜택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