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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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기록물 등재 "한국 역사, 유네스코에 새기다"

제주 4·3 기록물과 산림녹화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국가유산청은 11일 유네스코 집행이사회가 전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회의에서 두 기록물의 등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제주 4·3 기록물은 1947년 3월 1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발생한 제주 4·3 사건과 관련된 기록으로, 민간인 학살 피해자들의 진술과 진상 규명 과정, 화해의 과정 등을 담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 4·3평화재단이 중심이 되어 등재를 추진해왔으며, 총 1만 4673건의 역사적 자료가 포함됐다. 이 중에는 군법회의 수형인 명부와 옥중 엽서 27건, 희생자 및 유족들의 증언 1만 4601건, 시민사회 진상규명 운동 기록 42건, 정부의 공식 진상조사보고서 3건 등이 포함돼 있다.

 

유네스코는 이번 등재 결정에 대해 "국가 폭력에 맞서 진실을 밝히고 사회적 화해를 이루는 과정이 국제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이 기록물은 화해와 상생을 향한 지역사회의 민주주의 실천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등재가 제주도민들의 화해와 상생 정신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세계사적으로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의미도 크다"고 밝혔다.

 

산림녹화 기록물 역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이 기록물은 6·25 전쟁 이후 황폐해진 국토를 복구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이 협력한 과정과 성과를 담고 있다. 산림청과 한국산림정책연구회를 중심으로 2016년 2월 한국산림녹화 유네스코 등재 추진위원회가 결성되었으며, 이후 지속적인 연구와 자료 수집이 이루어졌다.

 

등재된 기록물은 총 9600여 건으로, 산림청 소장 자료 1481건을 비롯해 중앙부처 2157건, 지방자치단체 4012건, 산림조합 1232건, 개인 1377건, 기타 841건 등이 포함됐다. 주요 자료로는 산림 복구를 위해 작성된 각종 공문서, 사진, 홍보물, 우표 등이 있으며, 이를 통해 한국의 성공적인 산림 복구 경험이 상세히 기록됐다.

 

국가유산청은 "산림녹화 기록물은 기후변화 대응과 사막화 방지 등 국제적인 환경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는 자료"라며 "세계 각지의 개발도상국이 참고할 수 있는 모범 사례로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등재는 2023년 1월부터 2월까지 국가유산청이 대국민 공모를 통해 접수된 기록물 중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신청한 결과이다. 같은 해 11월 유네스코에 등재신청서가 제출됐으며, 지난달 열린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에서 등재를 권고한 바 있다.

 

이번 두 기록물의 등재로 한국의 세계기록유산은 총 20건으로 늘어났다. 한국은 1997년 훈민정음(해례본)과 조선왕조실록을 처음 등재한 이후, 승정원일기, 직지심체요절, 새마을운동기록물, 4·19 혁명기록물 등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목록에 추가해왔다.

 

한편, 일본 도쿄 조조지(增上寺)가 소장한 고려대장경 목판 인쇄물도 이번 회의에서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고려대장경은 12~13세기 남송, 원나라, 고려 시대에 제작된 불교 경전으로, 이번 등재 대상은 약 1만 2000점에 달한다. 일부에서는 일본이 한국에서 전래된 유물을 등재하려 한다는 비판이 있었으나, 국가유산청은 "유네스코가 고려대장경이 한국에서 전래된 것임을 기록물 설명에 명확히 반영하도록 요청했고, 이에 따라 등재가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은 전 세계의 중요한 기록물을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해 1997년부터 2년마다 선정된다. 이번 등재를 통해 제주 4·3 기록물과 산림녹화 기록물은 국제적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되었으며, 앞으로의 연구와 보존 활동에도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제주 4·3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제주도민을 비롯해 각계에서 축하와 환영의 반응이 쏟아졌다. 이번 등재는 제주 4·3 사건의 역사적 가치와 인권 및 평화의 중요성을 전 세계가 인정한 결과로 평가된다.

 

4·3 사건을 직접 경험한 세대에게 이번 소식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제주시 용담어촌계 해녀 김애춘 씨는 "우리 친구들은 4·3으로 부모를 잃고 살아야 했다. 이번 등재가 너무나 감사하고 감격스럽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4·3을 기억하고 계승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청년층에서도 나왔다. 김지완 제주대학교 총학생회장은 "제주 4·3이 가진 평화와 인권, 화해의 가치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뜻깊다"며 "청년 세대가 이 가치를 기억하고 전승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도청에서도 공동 담화가 발표되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 김광수 제주도교육감은 "이번 등재는 인류가 함께 기억해야 할 역사적 사건으로 자리 잡는 의미 있는 날"이라며 "2018년 제주도와 4·3평화재단이 민간 기록물 수집을 시작한 지 7년 만에 이룬 쾌거"라고 평가했다. 이상봉 의장은 "4·3 기록물의 체계적 보존과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밝혔으며, 김광수 교육감은 "학교 교육을 통해 4·3의 전국화 및 세계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축하 메시지가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국가 폭력의 진실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역사적 사건"이라며, 초선 시절 직접 전국 교도소와 기록관을 찾아 수형인 명부를 발굴했던 경험을 회고했다. 그는 "이 기록물은 희생자들의 억울한 삶을 증명하는 세계의 증언이자 정의의 이정표"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제주 4·3 기록물은 화해와 회복의 과정을 기록하여 세계기록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했다"며 "세계인들과 공유되면서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일깨울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 역시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에 제주 4·3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깊은 의미가 있다"며 "제주 4·3 특별법 개정안을 4월 임시회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계기로 제주 4·3 사건의 역사적 진실이 더욱 널리 알려질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4·3 사건이 단순한 지역적 사건이 아니라 인권과 평화의 문제로서 전 세계적으로 공감받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제주도와 정부는 기록물의 보존 및 활용 방안을 보다 체계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의 산티아고를 걷다, 신안 12사도 순례길 2박 3일 여행

연유산으로 지정된 신안 갯벌의 비경을 배경으로 한 '섬티아고, 12사도 순례길'을 테마로 삼았다.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에 빗대어 이름 붙여진 이 길을 서두르지 않고 충분히 만끽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섬의 정취를 온전히 느끼고자 하는 이들에게 최적화된 2박 3일 일정이다.이번 패키지의 가장 파격적인 대목은 투숙객에게 제공되는 압도적인 체류 시간이다. 일반적인 호텔 투숙이 오후에 시작해 오전 일찍 끝나는 것과 달리, 이 상품은 '2박 3일 64시간 스테이'라는 새로운 공식을 도입했다. 첫날 새벽 6시라는 이른 시간에 체크인을 허용하고, 마지막 날 밤 10시까지 방을 비우지 않아도 되는 레이트 체크아웃 혜택을 결합했다. 사실상 2박 비용으로 3박에 가까운 시간을 확보하게 됨으로써, 여행객들은 시간에 쫓기지 않고 자은도와 인근 섬들을 구석구석 탐방할 수 있는 여유를 얻게 됐다.패키지 구성품 또한 걷기 여행과 휴식의 균형을 세심하게 고려했다. 객실 숙박과 더불어 매일 아침 제공되는 조식은 기본이며, 세계 각국의 와인 15종을 시음할 수 있는 와이너리 투어가 두 차례 포함되어 저녁 시간의 즐거움을 더한다. 또한 순례길 여정 중에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런치박스와 리조트 내에서 사용 가능한 석식 바우처까지 제공하여 여행객이 먹거리에 대한 고민 없이 오로지 풍경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여행의 핵심인 12사도 순례길은 기점도와 소악도 등 신안의 작은 섬들을 잇는 신비로운 길이다. 바닷물이 빠져나갈 때만 모습을 드러내는 노두길을 통해 섬과 섬 사이를 건너는 경험은 오직 이곳에서만 가능하다. 끝없이 펼쳐진 갯벌의 수평선을 따라 걷다 보면 세계적인 건축가와 예술가들이 참여해 만든 12개의 작은 예배당을 마주하게 된다. 조수 간만의 차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 경관과 이국적인 건축물이 어우러져 마치 다른 세상에 온 듯한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리조트 측은 64시간이라는 넉넉한 시간을 알차게 활용할 수 있는 추천 코스도 제안했다. 첫날에는 퍼플섬과 1004뮤지엄파크를 방문해 신안의 색채를 경험하고 백길해변의 낙조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둘째 날에는 배를 타고 대기점도로 이동해 약 12km에 달하는 순례길 본 코스를 완주한 뒤 와이너리 프로그램으로 피로를 푼다. 마지막 날에는 무한의 다리 산책이나 두봉산 트레킹, 혹은 둔장어촌체험마을에서의 백합조개 채취 등 자은도만의 다채로운 체험 활동을 즐긴 후 밤늦게 귀가하는 일정이다.호텔 관계자는 세계가 인정한 신안 갯벌의 가치를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방법이 바로 12사도 순례길을 걷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도입한 장기 투숙 혜택은 단순히 잠자리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자은도라는 섬이 가진 고유한 매력을 여행객의 가슴 속에 깊이 각인시키기 위한 전략이다. 봄기운이 완연한 신안의 바닷길을 따라 걷는 이 특별한 여정은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공급하는 치유의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