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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속 여제' 김민선의 눈물과 반격…금메달에 도전장

 김민선(의정부시청)은 유독 심적으로 힘든 시즌을 보냈다. 2024~2025시즌을 앞두고 훈련 방식에 큰 변화를 줬고, 설렘과 동시에 걱정 속에 시즌에 들어갔다. 그러나 시즌 초반부터 기대했던 경기력과 성적이 따라주지 않으면서 불안함이 커졌다. 월드컵 1차 대회에서 500m 동메달을 따냈지만 레이스 완성도에 만족하지 못했고, 자신감마저 흔들렸다.

 

하지만 김민선은 특유의 끈기와 훈련 강도로 돌파구를 찾았다. 경기력 저하로 자신이 흔들릴수록 오히려 더 강하게 자신을 몰아붙였다. 그는 “나아질 거야”라는 막연한 위로 대신, 실제로 몸이 나아지고 있다는 걸 느껴야만 확신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게 다시 자신을 훈련에 밀어넣었고, 결국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2관왕, 세계선수권 동메달이라는 값진 성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김민선은 "힘든 시즌이었지만 마무리를 잘할 수 있었다. 나는 그걸 해낼 수 있는 선수라는 확신이 들었고, 자신감도 확인했다"고 돌아봤다. 특히 하얼빈 아시안게임에서는 500m와 팀 스프린트에서 금메달을, 1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세계선수권에서는 500m 동메달을 차지하며 다시금 세계 정상권으로 도약했다.

 

 

 

지난 시즌은 시도와 변화의 연속이었다. 그는 네덜란드의 국제훈련팀 ‘팀 골드’에 합류했고, 스케이트화와 스케이트날도 교체하며 도전을 이어갔다. 실제로 기존보다 더 긴 16인치 스케이트날을 실전에서 테스트하기도 했다. 김민선은 “기록 향상을 위해 시도를 하지 않으면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 시도는 언제든 되돌릴 수 있지만,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 가능성을 놓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2~2023시즌 월드컵 시리즈에서 500m 금메달 5개, 은메달 1개로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던 그는 그 해를 “선수 생활을 마친 뒤에도 절대 잊지 못할 시즌”으로 기억한다. 그 시절 이후 올림픽 메달에 대한 희망도 보다 현실적인 목표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그는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한 건 아니다”라며 “좋은 위치에 올라온 만큼 부담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한다. 이제는 후배들을 이끄는 맏언니로서의 책임감도 더해졌다. 그의 멘탈 관리에 큰 도움이 됐던 존재는 바로 이상화. 어려운 시기에 이상화가 “하던 대로 하면 된다”는 짧은 말로 위로해준 것이 큰 힘이 됐다고 털어놨다.

 

김민선은 평창(2018), 베이징(2022)에 이어 오는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세 번째 올림픽 무대에 선다. 평창에서는 대회 직전 허리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고, 베이징에서는 7위로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이제는 메달 유력 후보로서 “기회를 잡고 싶다”며 금메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친다.

 

그는 또 다른 목표로 세계기록 경신도 꿈꾼다. 이상화가 보유한 여자 500m 세계기록(36초36)은 아직 김민선의 개인 최고 기록(36초96)보다 0.6초 빠르다. 그러나 그는 “세계기록은 올림픽 금메달보다 더 어려운 목표다. 하지만 운이 따라준다면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철저한 준비 끝에 운이 찾아오는 순간을 기다리며 매일 트랙 위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세 번째 올림픽을 앞둔 김민선은 더 이상 어린 유망주가 아닌, 자신의 경험과 열정으로 팀을 이끄는 중심선수다. 매 순간 발전을 위해 두려움 없이 도전하는 그의 발걸음은 2026년 금빛 질주를 향해 힘차게 내디뎌지고 있다.

 

세종대왕이 가장 아꼈던 아들, 광평대군의 비밀 600년 만에 공개

광평대군 탄신일을 기념해 오는 26일부터 다음 달 22일까지 밀알미술관에서 문화유산 특별전 '필경재가 간직한 600년, 광평대군과 그 후손들'을 개최한다고 밝혔다.광평대군은 세종대왕의 아들 중 특별한 존재였다. 그는 1425년 태어나 1436년 신씨와 혼인했으나, 불과 19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며, 세종실록에는 광평대군의 죽음에 세종대왕이 깊이 슬퍼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광평대군은 죽기 전 1444년 아들 영순군을 얻었지만, 그해 세상을 떠나면서 부인 신씨는 이후 비구니가 되어 불교에 귀의한 것으로 전해진다.이번 전시의 가장 큰 의미는 강남구 수서동 궁마을에 위치한 고택 '필경재'에서 600여 년간 간직해온 문중의 유물이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다는 점이다. 조선 성종 때 건립된 필경재는 강남구에 위치한 유일한 종가 고택으로, 광평대군의 후손들이 대대로 가문의 유산을 보존하며 살아온 역사적 공간이다.전시는 광평대군과 그 후손들의 삶과 정신을 총 6부로 나누어 구성했다. '기억의 공간, 필경재', '광평대군과 신씨', '17세기 이후원과 후손', '17~18세기 초 이유와 후손', '18세기 이최중과 후손', '19세기 초~20세기 초 후손, 가문의 행적' 등 시대별 인물과 그 활동을 중심으로 조선왕실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이번에 공개되는 전시유물은 고문서, 교지, 초상화, 병풍, 도자기, 고가구 등 100여 점에 이른다. 모두 일반에 처음 공개되는 진귀한 문화유산으로, 조선왕실 연구에도 높은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특히 주목할 만한 유물로는 광평대군의 부인 신씨가 발원한 '묘법연화경'이 있다. 이는 남편을 일찍 잃고 비구니가 된 신씨의 슬픔과 신앙심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또한 지역 빈민 구휼기구에 대한 기록을 담은 '사창의', 사대부의 재산 상속 문제를 기록한 '화회문기', 과거 시험 급제자의 답안지 등도 함께 전시된다. 이들 유물은 조선시대 왕실 및 양반 가문의 생활과 문화, 사회제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필경재를 세운 정안부정공 이천수의 후손인 이병무 대표는 "선조들의 흔적을 한 점도 놓치지 않겠다는 사명감으로 사료를 수집하고 보존해왔다"고 밝혔다. 이는 한 가문이 60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조상의 유산을 지켜온 노력과 정성을 보여주는 증언이다.조성명 강남구청장은 "한 가문이 지켜온 기록유산은 국가의 역사이자 지역의 자산"이라며 "뜻깊은 유산을 공개해준 필경재에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조선왕실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회가 될 뿐만 아니라, 강남구의 숨겨진 문화적 가치를 재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이번 특별전은 단순한 유물 전시를 넘어, 600년 전 세종대왕의 아들과 그 후손들이 이어온 삶의 궤적을 따라가는 시간 여행이자, 우리 역사의 소중한 한 페이지를 복원하는 의미 있는 행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