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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보고있나?" 시진핑·푸틴 밀착 과시.. ‘반미 공조’ 촉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8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정상회담 직후, 양국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특히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 중단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겨, 한반도 문제에 대한 새로운 입장을 제시했다. 두 정상은 “미국과 나토가 아시아에서 입지를 확대하려는 시도를 목격하고 있으며,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서방의 북한에 대한 강압적인 제재와 압박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한반도 문제는 외교적 수단을 통해서만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회담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북한·중국·러시아 간의 삼각 연대가 더욱 강화된 상황에서 이루어졌다. 특히 북한은 지난해 러시아와 군사 동맹을 맺고, 1만5000여 명의 병력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하는 등 양국 간의 관계가 급격히 가까워졌다. 이에 따라 중·러 정상은 북한 문제에 대해 더욱 깊이 논의하고, 공동성명에 북한을 언급하기에 이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2015년 이후 10년 만에 러시아 전승절에 참석한 시진핑이 푸틴과의 회담에서 북한을 직접 언급한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푸틴과 시진핑은 서로를 "오랜 동지"와 "친애하는 동지"라고 부르며, 미국의 일방주의와 패권주의를 비판하며 이를 함께 맞서 싸울 것임을 강조했다. 시진핑은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특별한 책임을 짊어지겠다”며, ‘미국 우선주의’를 겨냥해 강력히 대응할 것을 예고했다. 또한, 푸틴은 "중국 친구들과 함께 신(新)나치주의와 군국주의의 재발현에 대응하겠다"고 언급하며, 양국 간의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할 방침을 밝혔다.

 

이번 회담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 이후 밀접하게 러시아와 협력하려 했던 시도와 맞물려, 글로벌 패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가운데 이루어졌다. 시진핑은 9일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리는 전승절 군사 퍼레이드에 참석할 예정이며, 중국군의 규모는 외국군 중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푸틴은 이 군사 퍼레이드가 두 나라의 긴밀한 군사적 협력을 상징한다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여러 현안을 논의했다. 푸틴은 회담 후 성명에서 "이번 회담은 매우 유익하고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하며, "우크라이나 위기의 지속 가능한 해결을 위해서는 위기의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반러·반중을 내세운 국가 간 블록은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나토의 확대와 한국 및 일본의 핵무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고를 했다.

 

시진핑은 중·러 관계를 ‘발전의 동반자’이자 ‘국제 정의 수호자’로 규정하며, 양국의 관계가 더욱 발전할 것임을 예고했다. 시진핑은 또한 “미국의 일방주의와 패권주의에 맞서겠다는 입장”을 밝혀, 국제 사회에서의 고립을 탈피하고 양국의 지도자로서 건재함을 과시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뉴욕타임스는 두 나라의 정상들이 각기 다른 이유로 미국과의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으며, 그들이 맞서고 있는 문제들은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푸틴은 또한 7일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양국은 국방 관계 강화와 군사기술 협력 확대 등을 주요 안건으로 논의했으며, 이는 북한과 이란이 맺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과 유사한 내용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에너지 협력 분야에서 베네수엘라와의 협력을 강화할 방침을 밝혔고, 마두로는 선거 조작과 언론 탄압 등으로 국제 사회에서 비판을 받고 있는 사실상의 독재자다.

 

한편, 북한은 이번 전승절 행사에 고위급 대표단을 보내지 않았으며, 대신 대사급 인사를 파견하기로 했다. 북한군은 이번 행사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노골적으로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크렘린궁은 북한과의 별도 접촉 가능성도 언급하며, 양국 간의 관계는 계속해서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00년 전 특급 레스토랑, 서울역 '그릴'의 위용

으로 시민 곁에 돌아온 이 공간은 최근 개최된 <서울역 2026 : 다시 뛰는 심장> 전시를 통해 과거의 향수와 현대적 예술 감각을 잇는 가교 역할을 수행 중이다. 1925년 완공 당시의 르네상스 양식을 간직한 붉은 벽돌 외벽과 중앙 돔은 100년 전 경성역의 위용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이제는 기차를 타기 위한 장소가 아닌 문화를 향유하는 예술의 전당으로 그 정체성을 확립했다.이번 전시는 서울역이라는 공간이 지닌 역사적 층위를 '진입'부터 '도착'에 이르는 여정의 흐름으로 재구성하여 관람객을 한 명의 승객으로 초대한다. 전시장 내부에는 우리나라 철도의 시발점인 경인선부터 최첨단 고속철도에 이르기까지의 발전사를 철도 모형과 함께 입체적으로 시각화했다. 관람객들은 단순히 유물을 관람하는 수준을 넘어, 철도가 한국 사회의 산업화와 근대화를 어떻게 견인했는지 체감하게 된다. 특히 과거 대합실의 낡은 의자와 빛바랜 사진들은 누군가에게는 설레는 여행의 시작을, 누군가에게는 아픈 이별의 기억을 소환하며 깊은 정서적 울림을 준다.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당시 이용객의 신분에 따라 엄격히 구분되었던 내부 공간의 복원이다. 1·2·3등 대합실은 물론,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던 여성 전용 '부인대합실'의 흔적은 근대 철도 문화의 단면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특히 2층에 자리한 국내 최초의 양식당 '그릴(Grill)'은 이번 전시의 백미로 꼽힌다. 높은 천장과 화려한 샹들리에, 음식을 운반하던 전용 엘리베이터 등은 당시 최고급 레스토랑으로서의 품격을 짐작하게 하며, 붉은 원탁 뒤로 펼쳐지는 과거의 풍경은 관람객들을 100년 전 경성의 미식 세계로 안내한다.국가 귀빈과 고위 인사들만이 발을 들일 수 있었던 귀빈실의 개방 역시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는 요소다. 고풍스러운 벽난로와 절제된 화려함이 남아있는 이 공간은 서울역이 단순한 교통 요지를 넘어 대한민국의 관문이자 외교의 장이었음을 웅변한다. 해설사의 안내에 따라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역장실과 대합실 구석구석을 살피다 보면, 건축물에 새겨진 한 세기의 세월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중앙홀 돔 상부에서 쏟아지는 햇살을 받은 스테인드글라스는 강강술래를 형상화한 도안과 어우러져 공간에 신비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다.전시는 과거의 기록에 머물지 않고 현대 예술가들의 시선을 통해 미래의 서울역을 조망한다. 철도와 도시, 그리고 인간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관통하는 미디어 아트와 설치 미술 작품들은 낡은 역사의 골조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기차를 기다리던 설렘과 새로운 삶을 향한 희망이 녹아있는 작품들은 관람객들에게 서울역이 여전히 우리 삶의 중심에서 함께 호흡하고 있음을 상기시킨다. '다시 뛰는 심장'이라는 전시 제목처럼, 오래된 공간은 예술이라는 새로운 동력을 얻어 과거와 현재를 잇는 거대한 문화 엔진으로 작동하고 있다.전시를 관람하고 다시 광장으로 나오면 눈부시게 발전한 현대 서울의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화려한 고층 빌딩 숲과 쉼 없이 오가는 열차의 소음 사이로, 광장 한편에는 여전히 삶의 무게를 견디는 노숙인들의 모습이 교차한다. 이는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서울역이 희망과 절망, 출발과 정착이 공존하는 우리 사회의 거울임을 보여준다. 시대는 변하고 열차의 속도는 빨라졌지만, 수많은 사람의 애환을 품어내는 서울역의 심장은 오늘도 변함없이 우리 곁에서 묵묵히 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