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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홀린 '카타르 에어포스'..‘뇌물 의혹’ 속 전용기 인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순방을 앞두고 카타르로부터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으로 사용할 보잉 747-8 제트기를 받기로 했다는 발표 이후 큰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부에서도 이번 선물이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고, 카타르 정부는 선물 제공 사실을 부인하며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은 해당 항공기가 실제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구매를 요청한 것이며, ‘선물’이라는 명칭은 논란을 피하기 위한 변칙적인 처리였다고 보도했다.

 

이번 논란의 발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래된 전용기 에어포스 원 교체를 요구했지만, 보잉사의 신형 제트기 인도가 2024년 예정에서 크게 지연되면서 시작됐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사용하는 에어포스 원은 1980년대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 시절 도입된 기종으로 35년 넘게 운용되고 있으며, 잦은 정비와 수리로 인한 불편이 누적되어왔다. 미 정부는 2018년 보잉과 약 39억 달러 규모의 두 대 신형 제트기 계약을 맺었으나, 인도 시기가 지연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체 방안을 모색하게 됐다.

 

그 과정에서 백악관 군사 사무소와 국방부는 비밀리에 대통령 전용기로 적합한 최신형 747 비즈니스 제트기를 전 세계적으로 조사했고, 단 8대가 이 조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하나가 카타르가 수년간 매각을 시도했으나 구매자를 찾지 못해 골칫거리였던 2층 구조의 초호화 보잉 747-8이었다. 2012년 인도된 이 제트기는 고급 장인정신과 첨단 기술로 내부가 꾸며졌으며, 보유 비용이 높고 운영이 어려워 판매가 쉽지 않았다.

 

 

 

카타르 국왕은 2018년 한 대를 터키 대통령에게 기증하는 등 동맹국들과의 관계에 활용했으나, 이 ‘불필요한’ 비행기 한 대가 계속 남아 있었고,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 스티븐 위트코프가 카타르와 접촉하며 이 비행기에 대한 관심을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2월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카타르가 제공한 비행기를 직접 보고 매우 만족감을 표시했고, 이후 인수 논의가 진행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구매’가 ‘선물’로 뒤바뀐 점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보잉 신형 에어포스 원 인도가 2027년으로 예상되자 백악관과 국방부 고위관계자들 사이에서 카타르가 정부 간 무상 이전 형태로 넘기는 방안이 거론되었고, 카타르 측이 이에 동의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카타르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선물’ 제공을 인정하지 않으며 “동맹국 간 통상적인 일”이라는 모호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이 비행기는 상업용이 아닌 초대형 제트기로 유지비와 정비가 막대하며, 전용기로 개조하는 데도 수년과 최소 10억 달러가 넘는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용기로 활용하려면 미사일 방어 시스템, 첨단 통신 장비, 전자 도청 제거 등의 작업이 필수적이다. 앤드류 헌터 전 공군 차관보는 이 비행기의 도입이 연방 정부에 큰 재정 부담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받게 될 이 비행기는 도하에서 플로리다까지 왕복 비행만 해도 100만 달러 이상의 운영 비용이 들며, 시간당 2만 5천 달러의 운항비용과 3만 5천 달러의 전세 비용이 드는 초호화 항공기다. 2020년부터 카타르가 매각을 추진했지만, 1억 5천만에서 1억 8천만 달러 가치로 평가받는 비행기는 운영 비용과 유지 문제 때문에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카타르로부터 받은 ‘선물’이 실제로는 구매 요청에 따른 거래였다는 점, 그리고 이를 둘러싼 윤리적 논란과 미 정부 내 의견 차이를 드러내며, 미국과 카타르 양국 모두 입장 정리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또한 막대한 개조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 만큼 이 비행기가 트럼프 임기 내에 실제로 전용기로 운용될지 여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미국 내에서는 전용기 교체 사업의 지연과 함께 이번 논란이 트럼프 대통령과 정부의 중동 정책 및 윤리 문제에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세종대왕이 가장 아꼈던 아들, 광평대군의 비밀 600년 만에 공개

광평대군 탄신일을 기념해 오는 26일부터 다음 달 22일까지 밀알미술관에서 문화유산 특별전 '필경재가 간직한 600년, 광평대군과 그 후손들'을 개최한다고 밝혔다.광평대군은 세종대왕의 아들 중 특별한 존재였다. 그는 1425년 태어나 1436년 신씨와 혼인했으나, 불과 19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며, 세종실록에는 광평대군의 죽음에 세종대왕이 깊이 슬퍼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광평대군은 죽기 전 1444년 아들 영순군을 얻었지만, 그해 세상을 떠나면서 부인 신씨는 이후 비구니가 되어 불교에 귀의한 것으로 전해진다.이번 전시의 가장 큰 의미는 강남구 수서동 궁마을에 위치한 고택 '필경재'에서 600여 년간 간직해온 문중의 유물이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다는 점이다. 조선 성종 때 건립된 필경재는 강남구에 위치한 유일한 종가 고택으로, 광평대군의 후손들이 대대로 가문의 유산을 보존하며 살아온 역사적 공간이다.전시는 광평대군과 그 후손들의 삶과 정신을 총 6부로 나누어 구성했다. '기억의 공간, 필경재', '광평대군과 신씨', '17세기 이후원과 후손', '17~18세기 초 이유와 후손', '18세기 이최중과 후손', '19세기 초~20세기 초 후손, 가문의 행적' 등 시대별 인물과 그 활동을 중심으로 조선왕실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이번에 공개되는 전시유물은 고문서, 교지, 초상화, 병풍, 도자기, 고가구 등 100여 점에 이른다. 모두 일반에 처음 공개되는 진귀한 문화유산으로, 조선왕실 연구에도 높은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특히 주목할 만한 유물로는 광평대군의 부인 신씨가 발원한 '묘법연화경'이 있다. 이는 남편을 일찍 잃고 비구니가 된 신씨의 슬픔과 신앙심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또한 지역 빈민 구휼기구에 대한 기록을 담은 '사창의', 사대부의 재산 상속 문제를 기록한 '화회문기', 과거 시험 급제자의 답안지 등도 함께 전시된다. 이들 유물은 조선시대 왕실 및 양반 가문의 생활과 문화, 사회제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필경재를 세운 정안부정공 이천수의 후손인 이병무 대표는 "선조들의 흔적을 한 점도 놓치지 않겠다는 사명감으로 사료를 수집하고 보존해왔다"고 밝혔다. 이는 한 가문이 60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조상의 유산을 지켜온 노력과 정성을 보여주는 증언이다.조성명 강남구청장은 "한 가문이 지켜온 기록유산은 국가의 역사이자 지역의 자산"이라며 "뜻깊은 유산을 공개해준 필경재에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조선왕실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회가 될 뿐만 아니라, 강남구의 숨겨진 문화적 가치를 재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이번 특별전은 단순한 유물 전시를 넘어, 600년 전 세종대왕의 아들과 그 후손들이 이어온 삶의 궤적을 따라가는 시간 여행이자, 우리 역사의 소중한 한 페이지를 복원하는 의미 있는 행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