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사회/복지

전국 최대 규모 '동물대학병원' 부산 설립 결정

 반려동물 700만 시대를 맞아 부산시가 전국 최대 규모의 대학동물병원 건립을 본격화한다. 부산시는 '경상국립대 대학동물병원 건립사업'이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함에 따라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29일 밝혔다.

 

그동안 부산과 경남지역 주민들은 반려동물이 급성·중증 질병에 걸려도 대형 전문의료기관이 없어 많은 불편과 고통을 겪어왔다. 이번에 건립되는 '경상국립대 대학동물병원'은 응급진료와 전문클리닉 등을 갖춘 3차 반려동물 전문의료기관으로, 지역 반려동물 의료 환경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이 병원은 부산 남구 동명대 내부에 들어서며, 동명대가 기부채납한 부지 1만3300㎡에 경상국립대가 연면적 9213㎡, 지하1층 지상4층 규모의 건물을 짓는 임대형민자사업(BTL) 형태로 추진된다. 특히 서울대 수의과대학 동물병원의 1.6배 크기로,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시설 구성을 살펴보면, 1층과 2층에는 응급진료센터, 영상의학센터, 일반진료시설과 내과계열 진료시설이 들어선다. 3층은 수술실 등 외과진료시설로, 4층은 학생들의 교육·실습을 위한 연구 및 교육시설로 조성된다. 지하 1층에는 방사선 치료센터가 마련된다.

 

이 대학동물병원은 단순한 의료기관을 넘어 부산지역 대학 반려동물학과와 연계한 취·창업 관련 다양한 정책 및 사업들을 인큐베이팅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또한 펫 헬스케어 등 다양한 반려동물산업 발전을 지원하는 핵심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 사업은 부산시와 경상국립대, 동명대가 업무협약을 통해 추진하는 지방정부-국립대-사립대 간 상생협력의 모범사례로 그 의미가 크다. 부산시는 이미 전국에서 가장 긴 '반려동물 특화거리'를 조성·운영 중이며, 이번 대학동물병원 건립으로 반려동물 친화도시로서의 위상을 더욱 강화하게 된다.

 

부산시는 협약 체결 이후 지난 1월부터 도시관리계획 입안과 관련기관 의견청취 및 협의, 시의회 의견청취 등의 과정을 거쳐 지난 28일 도시관리계획위원회 심의를 통해 도시관리계획을 결정했다. 앞으로 해당계획 고시, 세부사업 시행조건 확정, 건축허가 등의 행정절차를 거쳐 올해 10월 착공할 예정이며, 2027년 6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경상국립대 대학동물병원은 수준 높은 동물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반려동물산업 육성을 위한 기반 시설로서 기능할 것"이라며 "부산·경남지역 주민들에게 양질의 반려동물 의료서비스를 신속하게 제공함으로써 시·도민들의 행복지수를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학동물병원 건립은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시민들에게 큰 희소식이 될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 중증 질환을 가진 반려동물을 치료하기 위해 서울 등 타지역으로 이동해야 했던 불편함이 해소되고, 응급상황에서 신속한 대처가 가능해져 반려동물의 생명을 구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라질 뻔한 ‘150년 농요’ 축제, 전국 사진작가 몰리는 이유는?

혔다. 이 축제는 단순한 지역행사가 아니라, 전국에서 사진작가 100여 명이 몰려들 만큼 깊은 문화적 의미와 아름다움을 간직한 전통문화 재현의 장이다.보은장안농요는 19세기 중엽부터 보은 장안면 일대에서 대대로 전승되어 온 전통 농업 노동요다. 논농사가 대부분 인력에 의존하던 시절, 마을 주민들은 함께 모여 힘을 합쳐 농사를 지었다. 이때 노동의 고단함을 덜고,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기 위해 불렀던 노래가 바로 농요다. 단순히 흥을 돋우는 데 그치지 않고, 함께 일하고 노래하는 가운데 지역 공동체의 유대와 정서가 녹아든 생활문화의 중심이었다.이번 축제는 장안면 전통민속보존회가 주관하며, 당시 농경문화를 고스란히 재현한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들나가기-모찌기-모심기-점심참-초듬아시매기-이듬논뜯기-신명풀이’로 이어지는 논일의 전 과정을 무대 위가 아닌 실제 논에서 재현하는 것이다. 관람객들은 단순한 공연이 아닌 생생한 역사 체험을 통해 농요의 가치와 감동을 직접 느낄 수 있다. 특히 이 모든 재현은 과거 농촌의 실제 일과와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어, 현장감과 몰입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축제를 이끄는 장안면 전통민속보존회는 2017년 공식 결성됐다. 설립 과정부터가 특별했다. 지역 어르신들의 기억과 구술을 바탕으로 학술고증을 거쳐, 일제강점기와 산업화 시대를 거치며 단절되었던 농요 문화를 원형 그대로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고증에 참여한 주민들은 단순한 구술자에 그치지 않고 복원 과정에서도 적극적인 참여자로 나섰으며, 이들의 애정 어린 노력 덕분에 오늘날의 보은장안농요는 지역 고유의 문화유산으로서 당당히 자리를 잡았다.보은장안농요는 단순히 보은 지역만의 자산이 아니다. 그 문화적 가치와 예술성은 이미 대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2017년 충북민속예술축제에서는 개인 및 단체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이듬해 2018년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도 금상을 받는 성과를 올렸다. 이로써 보은장안농요는 지역민들의 전통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고취시키는 동시에, 전국 단위의 문화예술 자산으로서도 확실한 입지를 다졌다.남기영 전통민속보존회 회장은 “보은장안농요는 단순한 전통 복원이 아닌, 지역 정체성과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는 과정”이라며 “이번 축제가 더 많은 이들에게 지역문화의 자긍심을 심어주고, 모두가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어 “참여하는 주민과 관람객 모두가 함께 호흡하며, 전통을 살아 있는 현재로 느끼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만반의 준비를 예고했다.올해로 7회를 맞는 보은장안농요축제는 축제를 넘어 하나의 문화유산 복원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매년 이 행사를 기록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사진작가들이 자발적으로 모여드는 것 또한 단순한 시각적 아름다움 그 이상을 증명한다. 과거 농촌의 모습이 남긴 인간적 풍경과 공동체의 서사를 이 축제는 고스란히 품고 있다.보은장안농요축제는 단순한 과거 회고가 아닌, 과거와 현재가 함께 호흡하는 살아 있는 민속문화의 현장이다. 농요가 울려 퍼지는 논길 위에서, 관람객들은 우리가 잊고 지냈던 '함께 일하고, 함께 노래하던 시절'의 따뜻한 기억을 마주하게 된다. 이는 지역 축제를 넘어 우리 사회가 지속가능한 전통의 가치를 어떻게 이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과 해답을 함께 던지는 의미 있는 시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