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Global

러시아 방어력 ‘와르르’..우크라 소형 드론 공격에 속수무책

 지난 5월 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를 확신하며 점령 지역 확대를 위한 여름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특히 하르키우, 수미 등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까지 추가 장악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미국과 유럽 각국은 러시아가 휴전 협상에 적극 나서지 않는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제한을 풀겠다고 발표하며 러시아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특히 독일은 모스크바 타격이 가능한 500km 사거리의 순항 미사일 ‘타우러스’를 우크라이나에 공급했고, 현지에서 생산까지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통해 러시아 심장부까지 타격할 수 있는 무기 체계를 제공함으로써 전쟁 양상을 바꾸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민간인 공격을 강력히 비난하며 푸틴을 “완전히 미쳤다”고 표현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완전히 장악하려는 시도는 러시아 몰락으로 이어질 것이라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휴전 협상에 소극적이던 러시아가 돌연 협상 제안을 한 배경에는 5월 28일 발생한 우크라이나의 모스크바 드론 공격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우크라이나는 5월 20일부터 1,000대가 넘는 장거리 자폭 드론을 러시아로 발사해 모스크바 방면을 집중 공격했다. 특히 5월 28일 새벽, 드론들이 모스크바 크렘린 상공을 뚫고 들어가는 데 성공하면서 러시아 당국에 큰 충격을 줬다. 크렘린 상공에 적 무인이 침투한 것은 1987년 마티아스 루스트 사건 이후 약 40년 만의 일이다. 이 드론들은 크렘린을 지나 110km 북쪽에 위치한 크론슈타트 군수공장까지 날아가 미사일과 드론 생산 시설을 타격했다.

 

 

 

크렘린 인근 방공망이 뚫리고 붉은광장에 무장 병력이 급히 투입되는 등 러시아는 극도의 긴장 상태에 빠졌다. 이어 6월 1일에는 러시아 내 주요 공군기지에서 대규모 폭발과 화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거미줄작전(Operation Web)’이 진행됐다. 이 작전은 우크라이나 정보국(SBU)이 주도했으며, 공군기지 인근 컨테이너 트럭에서 쏟아진 소형 FPV(First-Person View) 드론 수십 대가 기지에 배치된 폭격기들을 정밀 공격했다.

 

이 FPV 드론들은 기존 장거리 자폭 드론과 달리 크기가 작고 소음이 적어 육안 식별이 어렵고, 러시아 방공망의 레이더에도 거의 탐지되지 않았다. 그 결과 무르만스크 인근 올레냐 공군기지, 이바노보·댜길레보 공군기지, 몽골 국경 부근 벨라야 공군기지 등에서 동시에 폭발과 화재가 일어났으며, 약 42대의 전략 폭격기가 파괴되었다. 이는 러시아가 보유한 폭격기 전력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러시아는 전략폭격기를 엥겔스-2 공군기지에 집중 배치했으나,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이 심해지자 이를 여러 기지로 분산시켰다. 그러나 이 분산 배치마저 FPV 드론의 공격을 막지 못했다. 러시아군이 사용하는 방공 레이더와 미사일 방어 체계는 소형 드론 탐지에 한계가 크고, 육안으로도 식별이 어려워 실질적인 방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만약 드론을 발견한다 해도 소총이나 휴대용 전자전 재머로 격추할 수 있으나, 기지 내 항공기와 탄약고가 밀집한 환경에서 전자전 재머 사용 시 오작동에 의한 대형 사고 우려가 존재해 대응책 마련이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이 같은 FPV 드론 공격은 이미 2023년에도 벨라루스 공군기지에서 시도된 바 있지만 러시아는 충분한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았고, 결국 이번 ‘거미줄작전’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이번 공격에서 사용된 드론과 폭발물은 일반인이 온라인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와 제품으로 제작되었으며, 폭발물도 기본 화학 지식만 있으면 누구나 만들 수 있는 혼합화약이었다.

 

이 때문에 이번 사건은 단순한 군사적 충돌을 넘어 현대전에서 소형 드론을 활용한 비대칭 공격의 위험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우리나라 역시 최근 중국인들이 국가정보원과 공군기지 주변에서 드론을 조종하다 적발되는 사례가 지속되는 만큼, 유사 공격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군 당국은 이번 러시아 공군기지 드론 공격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최첨단 전투기들이 아무런 대응책 없이 드론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사태를 막아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는 앞으로 각국 군사 전략과 방공 체계 전반에 중대한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지루할 틈 없는 지중해 품은 트레킹 명소

주라 불리는 안탈리아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전략적 지리적 위치뿐 아니라, 청명한 지중해 절경과 고대 문명의 유적, 그리고 토로스 산맥의 웅장한 자연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최고의 트레킹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이곳의 트레킹 코스는 고대 도시 유적지, 울창한 숲길, 해안 절벽을 아우르며 걷는 내내 변화무쌍한 풍경과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해 지루할 틈이 없다.가장 유명한 트레킹 코스는 튀르키예 최초의 장거리 트레일인 리키아 웨이(Lycian Way)이다. 이 길은 페티예(Fethiye)에서 안탈리아까지 이어지는 약 540km 구간으로, 완주하는 데 평균 35일이 걸린다. 리키아 웨이는 엄격히 정해진 코스가 없어 걷는 이의 페이스와 일정에 맞춰 자유롭게 여정을 계획할 수 있다. 트레일을 따라 펼쳐지는 지중해의 푸른 절벽과 토로스 산맥의 험준한 능선, 고대 문명의 흔적이 남아 있는 잊힌 시골 마을과 숲속 도시들은 걷는 이에게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안겨준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크산토스(Xanthos)와 레툰(Letoon), 그리고 울창한 숲속에 숨겨진 올림포스(Olympos) 유적지는 고대 리키아 문명의 위대함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또한 리키아 웨이 주변에서는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어 트레킹에 새로운 재미를 더한다. 패러글라이딩의 명소인 바바다 산(Babadağ), 세계 10대 다이빙 스팟 중 하나로 꼽히는 카쉬(Kaş), 카약 체험이 가능한 케코바섬(Kekova Island), 그리고 암벽 등반의 메카 게이크바르(Geyikbayırı) 등은 자연을 즐기는 여행자들에게 색다른 모험을 제공한다.두 번째 추천 코스는 세인트 폴 트레일(St. Paul Trail)로, 사도 바울이 초기 기독교를 전파하기 위해 걸었던 길을 따라 약 500km를 걷는 역사적인 여정이다. 이 길은 걷는 이로 하여금 고대와 만나고 그 시절의 숨결을 느끼게 하는 특별한 시간 여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트레일은 고대 도시 페르게(Perge)에서 출발해 쿠르슌루 폭포(Kursunlu Falls)를 거치는 한 갈래와, 아스펜도스(Aspendos), 셀게(Selge), 카슴라르(Kasimlar)를 지나 고대 도시 아다다(Adada)에서 만나는 다른 갈래로 나뉜다. 이후에는 에이르디르 호수(Eğirdir Lake)와 ‘슬로우 시티’로 지정된 얄바츠(Yalvaç)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세인트 폴 트레일은 종교적 역사와 자연 풍광이 어우러져 독특한 감동을 전하는 동시에 걷는 이에게 영적인 의미까지 부여하는 길이다.마지막으로 소개되는 피시디아 헤리티지 트레일(Pisidia Heritage Trail)은 안탈리아 북부 토로스 산맥을 따라 350km에 달하는 코스다. 이 길은 고대와 자연, 현대의 삶이 공존하는 독특한 공간으로, 2천 년 이상 지속되어 온 사갈라소스(Sagalassos)의 안토닌 분수(Antonine Fountain)와 고대 도시 테르메소스(Termessos)의 돌계단과 극장 등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이 지역에 거주하는 요뤽(Yörük) 유목민들의 고원 마을들도 이 코스의 일부를 형성하며,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삶의 모습을 직접 느낄 수 있게 해준다. 피시디아 헤리티지 트레일은 세인트 폴 트레일과 일부 구간이 겹쳐, 고대 문명의 유산과 자연미, 그리고 현대인의 삶이 어우러진 다층적인 여행 경험을 제공한다.튀르키예문화관광부는 이 세 코스를 통해 안탈리아가 단순한 휴양지 이상의 가치를 지닌 ‘걷는 여행’ 명소임을 강조하며, 트레킹 애호가뿐 아니라 자연과 역사를 사랑하는 모든 여행자에게 새로운 여행의 가능성을 열어주고자 한다. 지중해의 푸른 바다와 고대 도시의 신비, 그리고 산악 자연이 한데 어우러진 안탈리아의 트레킹 코스들은 각기 다른 매력으로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추천 코스들은 현대인들이 몸과 마음을 치유하며 자연과 역사를 만나는 ‘걷는 여행’의 진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