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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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절하고 싸우고..국민의힘 해단식, 사과쇼인가 코미디인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참패의 후폭풍이 국민의힘을 강타하고 있다.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대선 후보였던 김문수 전 후보가 충격적인 '큰절 사죄'와 함께 당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직설적으로 비판하며 책임론에 불을 지폈다. 반면 당 지도부는 '내부 총질'을 경계하며 엇갈린 반응을 보여 당내 갈등이 극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4일 오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김문수 전 후보는 "정말 죄송스럽다"는 말로 발언을 시작하며, "오늘 이재명 대통령 취임식을 보며 큰 역사적인 죄를 지었다는 생각을 했다"며 단상 앞에서 큰절했다. 그는 패배의 핵심 원인으로 ▲계엄 사태로 드러난 민주주의 사명 부재 ▲당내 민주주의 붕괴 ▲경제·민생·외교·안보 역량 부족 세 가지를 꼽았다.

 

특히 김 전 후보는 "우리 당이 계엄을 한 대통령(윤석열)을 뽑았고, 그 대통령의 뜻이 당에 일방적으로 관철된 것에 깊은 자성이 필요하다"며 '계엄 책임론'을 강력히 제기했다. 또한 "삼척동자가 봐도 말이 안 되는 방식"으로 후보를 선출한 경선 과정을 비판하며 당내 민주주의 실종을 질타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에 대해서도 "굉장히 불안하다"고 평가하며 국민의힘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당 지도부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패배를 수용한다면서도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내부를 향해 싸우는 모습은 사라져야 한다"며 당내 비판을 '내부 총질'로 규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심지어 "이재명 후보의 도덕적 결함에도 잡음 없이 뛴 민주당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증폭시켰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비상계엄과 대통령 파면으로 신뢰를 잃은 상태에서 시작된 어려운 선거였다"고 언급하며 쇄신을 다짐했다.

 

해단식에 참석한 다른 공동선대위원장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분출됐다. "이길 수 있는 선거에서 졌다"는 아쉬움과 함께, "민주당의 사법 장악과 독재 행태가 걱정된다"는 상대 비판론, 그리고 당 쇄신을 위한 외부 인사 영입 및 진단 요구 등 쓴소리가 이어졌다.

 

김문수 전 후보의 '큰절 사죄'와 '계엄 책임론' 직격탄은 당내 깊숙이 자리한 분열과 혼란을 여실히 드러냈다. 대선 참패라는 초유의 사태 앞에서 국민의힘은 책임 공방과 내부 갈등에 휩싸이며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당의 쇄신과 통합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지만, 해단식에서 확인된 현실은 녹록지 않음을 보여줬다.

 

'위키드'·'알라딘'이 다 해먹었다…뮤지컬·대중음악만 웃은 3분기 공연계

액은 약 4615억 원에 달하며, 이는 관련 데이터 집계를 시작한 2019년 이래 3분기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3846억 원과 비교해도 20%나 증가한 놀라운 성장세다. 이처럼 공연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른 배경에는 대형 팬덤을 움직이는 대중음악 콘서트와 꾸준히 사랑받는 블록버스터 뮤지컬, 그리고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인 무용 장르의 약진이 있었다. 사실상 이 세 장르가 전체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고 봐도 무방하다.이러한 폭발적인 성장의 중심에는 단연 대중음악과 뮤지컬이 자리 잡고 있다. 대중음악 장르는 3분기에만 약 2637억 원의 티켓 판매를 기록하며 작년 동기 대비 22.8%라는 높은 성장률을 보였고, 뮤지컬 역시 약 1387억 원의 판매액으로 14.9% 증가하며 시장의 굳건한 한 축임을 증명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무용 장르의 비약적인 성장이다. 판매액 자체는 약 64억 원으로 다른 두 장르에 비해 작지만, 성장률은 무려 96.2%에 달하며 거의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는 무용 공연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과 수요가 이례적으로 크게 확대되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향후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를 가능성을 시사한다.하지만 모든 장르가 이러한 축제를 함께 즐긴 것은 아니다. 연극계는 오히려 깊은 그늘에 잠겼다. 3분기 동안 무대에 오른 연극 공연 수는 총 1124건으로 지난해보다 23.4%나 늘어났지만, 정작 티켓 판매액은 약 183억 원으로 오히려 13.5% 감소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이는 공연의 공급은 양적으로 팽창했지만, 관객들의 발걸음이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뼈아픈 분석으로 이어진다. 수많은 작품이 관객을 만나기 위해 문을 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관객의 선택을 받지 못해 흥행으로 이어지지 못한 연극이 많았다는 의미다. 시장의 양극화가 뚜렷해진 셈이다.실제로 3분기 티켓 판매액 상위 20개 공연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러한 쏠림 현상은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상위 20개 작품 중 무려 12개가 대중음악 콘서트였고, 7개는 대형 뮤지컬이 차지했다. 특히 최상위권인 1위부터 3위까지는 뮤지컬 '위키드' 내한 공연, '알라딘' 부산 투어, '팬텀' 서울 공연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으며, 그 뒤를 이어 블랙핑크의 월드투어와 싸이의 '흠뻑쇼'가 4, 5위를 기록하며 아이돌과 대형 가수의 콘서트 파워를 입증했다. 결국 소수의 블록버스터 뮤지컬과 막강한 팬덤을 등에 업은 대중음악 공연이 전체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동안, 연극계는 그 온기를 제대로 느끼지 못한 채 힘겨운 시간을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