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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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와 당나라의 은밀한 거래... 왕족 자제를 '인질'로 바친 1200년 전 외교의 실체

 중국 산시성 고고연구원이 시안시 옌타구에서 약 1200년 전 신라 왕족 출신 인물의 무덤을 발굴했다. 이는 중국 현지에서 정식 발굴 조사를 통해 신라 왕족의 무덤이 확인된 최초의 사례로, 학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M15호'로 명명된 이 무덤은 당나라 수도였던 장안(현재의 시안)에서 북쪽으로 약 2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다. 과거 도굴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2022년 6월 진행된 조사에서 돌로 된 묘지와 80여 점의 부장품이 새롭게 발견됐다.

 

무덤의 주인공은 묘지에 새겨진 내용을 통해 신라 출신 질자(質子)로 당나라에 있던 김영(金泳)으로 확인됐다. 질자란 외교적 관계를 위해 상대국에 보내는 군주나 유력 대신의 자제를 의미한다. 김영관 충북대 사학과 교수에 따르면, 묘지 첫 줄에는 "당 신라국 고 질자 번장 조산대부 시위위 소경 김군 묘지명"이라고 새겨져 있어 무덤 주인의 출신과 관직, 성씨 등을 명확히 알 수 있다.

 

묘지에 따르면 김영은 747년에 태어나 794년 5월 1일에 향년 48세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황궁의 무기와 의장을 담당하던 시위위에서 이주민, 상인 등을 관리하고 공물 등을 주관하던 외국인 출신 관원인 번장 직무를 맡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학계에서 주목하는 점은 김영의 가족 관계다. 묘지에 따르면 김영의 조부인 김의양은 신라에서 와서 황제를 숙위(宿衛)하던 인물로, 신라 국왕의 당형(堂兄·사촌 형)으로 기록되어 있다. 김의양은 당나라에서 세 아들을 낳았는데, 그중 장남이 김영의 아버지였다. 숙위는 우호 관계를 위해 파견된 인사로, 당나라에 상주하는 외교사절로서 양국 간 문물을 교류하는 역할을 했다.

 

안정준 서울시립대 교수는 "김영은 질자 임무를 계승한 것으로 전하는데, 신라 출신이 질자를 세습해 온 사례는 기존 기록에서는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라 왕족 출신으로서 3대에 걸쳐 질자를 세습하며 대(對)신라 외교 임무에 참여하기도 했던 가문 사례를 뚜렷하게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무덤에서는 묘지 외에도 다양한 부장품이 출토됐다. 흙으로 만든 각종 동물과 사람 형상 조각, 탑 모양을 한 항아리, 금속 화폐인 개원통보(開元通寶) 등이 발견됐다. 하일식 연세대 사학과 교수는 쥐, 토끼, 뱀 등 십이지신상이 중국식의 작은 문인·무인상과 함께 출토된 점을 언급하며 "두 문화의 조화도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김영관 교수는 "김영 무덤과 묘지명은 8세기 신라와 당 사이의 외교 관계와 인적 교류를 증언해 주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일식 교수 역시 김영의 묘지가 "문헌 기록에서 찾기 어려웠던 역사의 한 부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번 발굴 조사 내용은 중국 산시성 고고연구원이 펴내는 학술지 '고고여문물'(考古與文物) 최신 호에 상세히 실려 있다.

 

불꽃, 음악, 그리고 미친 파티..29회 부산바다축제 역대급 개막

리 잡은 이 축제는 해수욕장 밤하늘을 환하게 밝히는 불꽃쇼와 함께 다양한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으로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풍성한 즐길 거리를 선사할 예정이다.올해 부산바다축제는 지난해보다 한층 더 다채롭고 세련된 구성으로 준비됐다. 축제 첫날 저녁에는 ‘노을이 머무는 시간’을 콘셉트로 한 ‘다대 불꽃쇼’가 바다 전역을 불꽃으로 수놓으며 개막식의 화려한 시작을 알린다. 해안가에서 펼쳐지는 수상 퍼포먼스와 어우러져 다대포해수욕장 일대가 환상적인 장관으로 변신할 전망이다.특히 전국 최대 규모로 알려진 해변포차 ‘다대포차’는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2000석으로 운영되어 3일 동안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먹거리와 분위기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올해 처음 선보이는 ‘다대야장’은 다대포 동측 해수욕장에 조성되어 지역 식당 브랜드와 거리 공연이 함께 어우러지는 활기찬 공간으로 기대를 모은다.또 다른 신규 프로그램인 ‘선셋 비치클럽’은 내달 2일부터 3일까지 이틀간 오후 2시부터 10시까지 다대포 해안가에서 진행된다. 방문객들은 서핑과 패들보드 등 해양레저를 체험하는 동시에 DJ 공연과 초대가수들의 라이브 무대를 즐길 수 있다. 올해 초대가수 라인업에는 선우정아, 죠지, CHS, 카더가든, 오존, 윈디시티 등이 포함되어 축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릴 예정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유료로 운영된다.행사 기간 중 백사장 메인무대와 푸른광장 등 축제장 곳곳에서는 다채로운 공연들이 펼쳐진다. 1일에는 푸른광장에서 장애인을 위한 힐링 프로그램인 ‘장애인 한바다 축제’가 열리고, 2일에는 ‘다대포 포크락 콘서트’가, 3일에는 다대포 낙조를 배경으로 ‘열린바다 열린음악회’가 진행된다. 이 밖에도 숲속 야외음악회, 휴식 공간 ‘선셋 라운지’와 ‘선셋 웰니스존’, 반려견과 함께하는 ‘선셋멍파크’, 아이들을 위한 ‘분수해적단’ 등 연령과 취향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다. 부산시는 축제 개막일인 1일에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관람 인원 제한 및 총량제를 시행한다. 다대 불꽃쇼가 열리는 백사장 관람 인원은 약 3만 5000명으로 제한하고, 교통 혼잡 방지를 위해 오후 4시부터 다대포 인근 1개 차로와 공영주차장 3곳에 대해 통제 조치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방문객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지난해 열린 ‘제28회 부산바다축제’ 역시 다대포해수욕장 일대에서 3일간 진행돼 화려한 불꽃쇼와 함께 다채로운 문화공연, 먹거리 축제 등으로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올해 부산바다축제는 더욱 풍성해진 프로그램과 확장된 공간으로 다시 한번 부산을 찾는 여름철 관광객과 지역 주민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할 전망이다.부산시 관계자는 “부산바다축제는 바다와 어우러진 여름철 대표 축제로, 올해는 새롭고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추가해 방문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자 했다”며 “안전 관리에도 각별히 신경 써 모든 분들이 편안하고 즐겁게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처럼 ‘제29회 부산바다축제’는 다대포해수욕장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어우러져 무더위를 잊게 할 시원한 불꽃과 음악, 먹거리, 다양한 체험이 어우러진 종합문화 축제로 자리매김하며 부산 여름 관광의 중심축으로 자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