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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협상서 韓 홀대..일본은 깎아주고 한국엔 ‘노쇼’ 통보

 한미 양국이 상호관세 유예 시한을 일주일 앞두고 벌인 협상이 사실상 결렬됐다. 당초 기대를 모았던 고위급 ‘2+2 통상협의’는 무산됐고,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만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실무 협상을 벌였으나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이번 협상은 다음 달 1일 발효 예정인 상호관세 조치를 앞두고 열린 것으로, 한국 정부는 조선, 반도체, 배터리 등 전략 제조업 협력을 근거로 자동차 등 주요 품목에 대한 관세 완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협상 테이블에서 양측은 "호혜적인 타결 방안의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구체적인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종료됐다.

 

애초 한미 양국은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미국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하는 ‘2+2 협의’를 계획했다. 하지만 베선트 장관은 출국 직전 협상을 일방적으로 취소했고, 구 부총리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 1시간 반을 앞두고 급히 발길을 돌려야 했다. 미국 측은 취소 사유로 ‘일정 충돌’을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

 

협상이 지연되는 사이 미국은 협상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은 최근 일본과의 관세 협상을 마무리하며 한국에도 유사한 조건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일본과의 합의를 통해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10%포인트 인하했고, 특히 자동차 관세는 절반 수준인 12.5%까지 낮췄다. 이를 통해 일본은 미국에 총 5,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와 함께 반도체, 에너지, 의약품, 핵심광물 분야 시장을 적극 개방했다. 또한,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와 알래스카 LNG 사업 투자도 포함됐다.

 

 

 

이 같은 일본의 양보성 제안은 사실상 미국에 유리한 구조였으며, 현재 미국은 이 기준선을 한국에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모양새다. 일부 외신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은 한국 측에 4,000억 달러 수준의 투자 패키지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사실상 일본과 유사하거나 그 이상의 조건을 받아들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편 러트닉 장관은 김정관 장관과의 회담 직전 CNBC 인터뷰에서 “한국이 일본의 합의문을 읽으며 욕설을 내뱉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한국과 일본은 서로를 견제하는 관계”라고 발언해 논란을 낳았다. 이는 미국이 한일 간 경쟁 구도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으로, 한국 정부의 협상력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관세 유예 종료일이 임박하면서 향후 협상 전망도 불투명하다. 현재 한미 양측은 조속한 추가 협의를 약속했지만, 물리적으로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타결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이 나온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일본과의 협상이 이미 마무리된 상황에서 한국만 미합의 상태로 남기기는 미국에도 부담일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일본과 이미 합의한 상황에서 한국과만 타결하지 못한 채 관세를 발효하는 것은 미국 입장에서도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양국이 막판 극적 합의에 이를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오는 일주일간 남은 협상 창구를 최대한 활용해 국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타결점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사이 관세 충돌로 인한 산업계 피해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 양국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고 상호 윈윈하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 남은 시간이 관건이다.

 

24시간도 모자란다는 '이곳', '24시 여행지'로 폭발 중

6년 대비 93.5% 수준의 회복률이다. 하지만 부산의 경우 이러한 추세를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며 외래 관광 시장의 새로운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약 292만 9000명으로, 이는 코로나 직전인 2019년 268만 8000명을 넘어서는 108.9%의 초과 회복률이다.특히 주목할 점은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 중 대만인이 50만 명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 관광객 45만 6000명을 제치며 1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이다. 부산의 관광 인기는 올해도 지속되고 있으며, 2024년 5월까지 약 138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부산을 방문해 연말까지 330만~35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이 같은 부산의 관광 인기 요인 중 하나는 야간 관광 콘텐츠의 활성화다. ‘24시간 부산’이라는 이미지가 확산되며 세계적인 여행 정보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의 여행 만족도 분석에서 부산은 동북아 8개 도시 중 도쿄와 상하이를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CNN과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아름다운 해변 도시 5곳’에도 이름을 올리는 등 글로벌 주목도 또한 상승세다.부산 방문 외국인 관광객의 패턴도 과거와는 달라지고 있다. 이전에는 BIFF광장, 해운대 등 정형화된 명소 위주로 움직였다면, 최근에는 현지인들의 일상을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SNS와 블로그를 통해 소개된 ‘민락수변공원 야간 산책’, ‘송도해상케이블카 야간 탑승’, ‘바 크롤’, ‘사직야구장 야간 경기 관람’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사직야구장의 KBO 경기 관람은 색다른 문화 체험으로 자리 잡았다. 광안리 일대의 야간 콘텐츠 활성화도 눈에 띈다. ‘M드론라이트쇼’의 상설 운영 이후 광안대교 일대의 상권이 살아나면서, 해운대 중심이던 야간관광의 축이 광안리로 이동하고 있다. ‘별바다부산 원도심 나이트 미션투어’는 참여자 만족도 4.94/5점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고, 다대포해수욕장의 ‘나이트 뮤직 캠크닉 앤 트래블쇼’, 화명생태공원의 ‘나이트 마켓’ 등은 로컬 명소를 야간 관광지로 탈바꿈시키는 데 성공했다.부산은 서면, 해운대, 광안리, 남포동뿐 아니라 다대포, 화명동, 사직동 등 도시 전역에서 야간 관광이 가능한 ‘다중 거점형 야간관광 도시’로서의 강점을 지닌다. 이와 함께 안전한 심야 대중교통망과 외국인 맞춤형 서비스인 ‘비짓부산패스’, ‘위챗페이’ 연동 등 관광 편의성도 크게 개선됐다.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부산시는 2025년 ‘별바다부산 나이트 페스타’를 전역 축제로 확대해 개최할 계획이다. 7월부터 4개월간 이어지는 이번 축제에서는 기존 콘텐츠를 한층 강화해 글로벌 야간관광 도시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할 방침이다.올해 여름 휴가철에도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부산 원도심의 로컬 감성을 바탕으로 하는 ‘나이트 미션투어’와 ‘근현대역사관 키즈투어’, 국립부산과학관과의 협업 프로그램인 ‘사이언스 앤 매직 키즈밤놀이터’ 및 ‘가족과학캠프’ 등이다. ‘리버 디너 크루즈’는 대표 야간 콘텐츠로 자리 잡으며 가족 단위 여행객은 물론 외국인 개별 관광객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부산은 단순한 휴양지를 넘어, 밤에도 살아있는 입체적인 관광 도시로 진화하고 있다. 야간이라는 시간을 새로운 기회로 전환한 전략은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을 끌어당기며 ‘부산 관광’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