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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까지 쫓아간 K-외교! '관세 폭탄' 피하려 美 장관과 숨바꼭질?

 워싱턴발 긴급 타전: 한미 무역 협상의 막바지 진통이 격화되는 가운데, 한국 고위 당국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스코틀랜드 방문을 수행 중인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을 만나기 위해 급거 스코틀랜드로 향했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외교가와 통상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오는 8월 1일로 예정된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유예 시한을 앞두고 한국 정부가 협상 타결을 위해 얼마나 절박하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러트닉 장관은 28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례적인 만남에 대해 직접 언급하며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그는 "한국인들이 저녁 식사 후 나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기 위해 스코틀랜드로 비행기를 타고 왔다"고 밝혔다. 이는 진행자가 '한국은 협상이 진행 중인가? 일본을 부러워하고 있나'라는 질문을 던진 데 대한 답변으로, 러트닉 장관은 한국 측의 이러한 적극적인 행보에 대해 "내 말은, 그들이 얼마나 진정으로 협상 타결을 원하는지를 생각해보라는 것"이라고 덧붙이며 한국의 절박한 상황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이번에 러트닉 장관을 만나기 위해 스코틀랜드까지 날아간 '한국인들'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앞서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워싱턴DC와 뉴욕에서 러트닉 장관을 비롯한 미국 측 고위 인사들과 잇따라 회담을 가지며 무역 현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러트닉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해 스코틀랜드로 이동하자, 한국 측은 즉각 그의 동선을 파악하고 현지로 급파된 것으로 전해졌다. 만남은 26일 또는 27일 밤에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며, 이는 러트닉 장관이 전날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의 회동 장소에 배석했고, 인터뷰에서 "방금 스코틀랜드에서 돌아왔다"고 밝힌 점에 비추어 볼 때 그의 이동 경로를 따라 긴급히 성사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만남은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유예 시한인 8월 1일을 불과 며칠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한국 정부는 이 시한 전까지 러트닉 장관과 막판 협상을 이어가며 양국 간 무역 갈등을 해소하고 안정적인 통상 환경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 측은 미국의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산업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외교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러트닉 장관은 협상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운전석에 앉아 있다. 그는 모든 카드를 손에 쥐고 있으며, 그가 말했듯이 관세율을 결정하고 국가들이 시장을 얼마나 개방할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결정권과 협상에서의 우위를 분명히 했다. 또한 '8월 1일 전에 모든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이 있나'라는 질의에는 "그렇다. 모두 준비가 돼 있다"고 답하며 협상 타결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내 역할은 대통령을 위해 테이블을 준비하는 것이고, 그가 무엇을 할지 결정한다"고 덧붙여,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음을 강조했다. 러트닉 장관의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각국의 시장 개방 정도에 따라 차등적인 관세 정책을 적용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한국을 비롯한 협상 대상국들에게 강력한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스코틀랜드에서의 전격적인 만남은 한미 무역 관계의 중대 기로에서 한국 정부가 얼마나 절박하게 협상 타결을 원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어떤 노력도 마다하지 않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정약용의 500권 저술 산실, 다산초당의 인문학

는 결과가 아니라, 발길 닿는 구간마다 깃든 땅의 역사와 대화하며 천천히 걷는 과정에 있다. 그중에서도 전남 강진을 지나는 남파랑길 83코스는 조선의 대유학자 다산 정약용의 고립과 깊은 사유가 층층이 쌓인 공간으로 여행자들을 이끈다. 약 17.5km에 달하는 이 길의 중심에는 야생 차나무가 무성해 '다산'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만덕산이 굳건히 자리하고 있다.강진 유배 시절 다산의 삶은 만덕산 자락의 백련사와 그곳에서 만난 혜장선사와의 인연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1805년 봄, 유배객 신분으로 처음 백련사를 찾은 정약용은 주지였던 혜장과 학문적 깊이에 감복하며 신분을 초월한 우정을 쌓기 시작했다. 절망적인 유배 생활 속에서 혜장은 다산에게 지적인 동반자이자 정신적인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1808년 다산이 백련사 인근의 다산초당으로 거처를 옮긴 후 두 사람이 수시로 오갔던 800m의 산길은 오늘날 '우정길'이라는 이름으로 남아 도보 여행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전한다.다산초당은 단청조차 없는 소박한 목조 건물이지만, 그곳에 머문 11년 동안 정약용은 '목민심서'와 '경세유표' 등 500여 권에 달하는 방대한 저술을 남겼다. 유배라는 물리적 억압조차 그의 사유의 깊이를 가둘 수 없었음을 증명하듯, 초당 곳곳에는 선비의 여유와 기품이 흐른다. 만덕산 능선에서 내려다보이는 강진만의 풍경은 고독한 유배객의 시선을 넓혀주었을 것이며, 지천에 널린 야생 차나무는 그의 호가 된 '다산'의 유래가 되어 오늘날까지 그 향기를 전하고 있다.강진을 지나 해남으로 발길을 옮기면 달마산 미황사에서 땅끝탑으로 이어지는 남파랑길 90코스가 여행자를 맞이한다. 이 구간의 하이라이트는 기암괴석 사이에 제비집처럼 자리 잡은 도솔암이다. 정유재란 당시 소실되어 400여 년간 빈터로 남아있던 이곳은 2002년 법조 스님의 원력으로 복원되었다. 헬기조차 접근하기 힘든 험지에 암자를 세우기 위해 산 아래에서 자재를 미리 깎고 단청까지 칠해 올라와 조립한 '사전 제작 방식'의 서사는 수행자의 지독한 정진을 짐작하게 한다.한 칸 남짓한 작은 규모의 도솔암은 거대한 바위 성벽에 둘러싸여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곳은 남해의 일출과 서해의 낙조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천혜의 명당으로, 암자 앞마당에 서면 탁 트인 바다와 달마산의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해무가 밀려오는 날이면 마치 구름바다 위에 떠 있는 신선의 거처와 같은 풍경을 연출하며 보는 이의 넋을 잃게 만든다. 작은 공간 안에 고요와 수행의 서사를 압축해 놓은 도량의 품격은 길 위에서 지친 여행자의 마음을 정화해 주기에 충분하다.코리아둘레길 남도 구간은 이처럼 유학자의 고뇌와 수행자의 원력이 교차하는 인문학적 성지다. 길은 단순히 흙과 돌로 이루어진 통로가 아니라, 시대를 앞서간 인물들이 남긴 사유의 흔적을 따라 걷는 시간 여행의 통로가 된다. 완주라는 목표에 매몰되지 않고 발걸음을 늦출 때 비로소 보이는 풍경들은 우리 국토가 간직한 깊은 서사를 들려준다. 만덕산의 차 향기와 달마산의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는 이 여정은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휴식과 성찰의 의미가 무엇인지 묵묵히 웅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