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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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 검사 끝에 드러난 '에밀레종'의 속사정…충격적 결과에 전문가들도 '일단은…'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가장 거대하고 아름다운 종, 국보 '성덕대왕신종'은 우리에게 '에밀레종'이라는 이름으로 더 깊이 각인되어 있다. 이 거대한 종은 한 사람의 손에서 완성되지 않았다. 신라 제35대 경덕왕이 아버지 성덕왕의 위대한 업적을 기리기 위해 처음 주조를 명했으나, 그 뜻을 다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의 유지를 이어받은 아들 혜공왕이 마침내 771년, 3대에 걸친 염원을 담아 이 종을 완성시켰다. '삼국유사'에는 경덕왕이 황동 12만 근을 들여 종을 만들려 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어, 그 시작부터 국가적인 염원이 담긴 대역사였음을 짐작하게 한다.

 

높이 약 3.66미터, 무게는 무려 18.9톤에 달하는 이 압도적인 규모의 종은 통일신라 예술이 최전성기에 이르렀을 때 탄생한 걸작 중의 걸작으로 꼽힌다. 종의 몸체에는 구름을 타고 하늘을 나는 듯한 비천상(飛天像)이 화려하고도 독창적인 기법으로 새겨져 있으며, 1천여 자에 달하는 명문은 당시의 문화와 사상, 예술의 정수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귀중한 사료다. 본래 봉덕사에 있었다 하여 '봉덕사종'으로도 불렸고, 영묘사를 거쳐 경주읍성 남문에서 시각을 알리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일제강점기인 1915년 옛 경주박물관으로 옮겨졌고, 1975년 국립경주박물관이 현재의 자리로 이전하면서부터 야외 종각에 자리 잡아 경주를 찾는 이들을 맞이해왔다.

 


그러나 천 년의 세월을 이어온 그 깊고 장엄한 울림은 1992년 정기 타종을 마지막으로 멈춰 섰다. "종은 본디 소리를 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는 주장과 "대체 불가능한 국보를 계속 타격하는 것은 훼손을 자초하는 일"이라는 보존 논리가 팽팽히 맞서면서 오랜 논쟁이 이어졌다. 이에 국립경주박물관은 종의 상태를 정밀하게 파악하기 위해 1996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종을 직접 두드려 소리를 분석하는 '타음 조사'를 진행했다. 최근인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이루어진 3차 조사 결과, 종소리의 고유 주파수나 음색에 과거와 비교해 큰 변화가 없으며, 구조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변동은 관찰되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왔다.

 

하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는 종 전체의 무게를 지탱하는 고리 부분인 '용뉴'가 구조적으로 가장 취약한 부위라고 지적하며, 타종 시 발생할 수 있는 파손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특히 재료의 특성상 기온이 낮은 동절기(11~2월)의 타종은 피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의견도 제시되었다. 이러한 과학적 데이터와 전문가의 우려 속에서 국립경주박물관은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2003년 이후 약 22년 만인 오늘, 시민 771명을 초청해 성덕대왕신종의 울림을 직접 공개하는 행사를 여는 것이다. 이를 시작으로 향후 5년간 매년 한 차례씩 공개 타종 행사를 열어 보존 관리를 위한 데이터를 축적하는 동시에, 국민들이 신비로운 종소리를 직접 체험할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더 나아가 기후 변화와 같은 외부 환경으로부터 종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실내 전시 공간인 '신종관'(神鍾館) 건립도 추진 중이다. 천 년의 울림이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그 조심스러운 첫걸음이 시작되었다.

 

 

 

샤이니도 반했다! 사막부터 해변까지 즐기는 두바이 여행법

빛 바다를 한 시간 이내의 거리에서 모두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두바이만이 가진 독보적인 매력이다. 과거 럭셔리 여행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이곳은 최근 다채로운 즐길 거리와 안정적인 치안을 바탕으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 단위 여행지로 새롭게 주목받으며 그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두바이의 진짜 매력을 발견하고 싶다면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올드타운 지역에서 여행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알 파히디 역사 지구와 알시프 일대는 에미라티 전통 건축 양식으로 조성된 구역으로, 고풍스러운 가옥들 사이로 감각적인 카페와 레스토랑, 아기자기한 공예품 상점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인파가 적은 오전에 방문하면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 속에서 여유롭게 산책과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는 후무스나 샤와르마처럼 우리 입맛에도 익숙한 에미라티 전통 요리를 맛볼 수 있으며, 최근 유행하는 두바이 초콜릿의 핵심 재료인 카다이프를 활용한 중동식 디저트 쿠나파도 놓쳐서는 안 될 별미다.도심에서 차로 약 한 시간만 달리면 풍경은 180도 달라져 두바이의 또 다른 상징인 붉은 사막이 눈앞에 펼쳐진다. 겨울철 사막은 한낮에도 활동하기 좋은 쾌적한 기온을 유지해, 사륜구동차를 타고 모래 언덕을 질주하는 듄 배싱부터 낙타 트레킹, 샌드보딩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야외 액티비티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특히 해 질 녘, 온 세상을 붉게 물들이며 장엄하게 펼쳐지는 사막의 석양은 두바이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며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한다. 밤이 되면 다시 도심으로 돌아와 세계 최고층 빌딩 버즈 칼리파 아래에서 펼쳐지는 장대한 두바이 분수 쇼를 감상하는 것도 필수 코스다. 약 50층 높이까지 치솟는 물줄기가 음악과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화려한 장관은 두바이의 밤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사막과 도심의 화려함과는 또 다른 두바이의 여유로운 매력은 해변에서 만날 수 있다. 카이트 비치는 잘 정비된 산책로를 따라 브런치 카페와 푸드트럭이 즐비해 현지인처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제격이다. 이곳에서는 돛단배 모양의 7성급 호텔 버즈 알 아랍을 배경으로 해수욕과 다양한 해양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거대한 야자수 모양의 인공섬 팜 주메이라에서는 바다와 도심의 스카이라인을 동시에 조망하는 특별한 경험이 가능하며, 인근 쇼핑몰에서는 전 세계 유명 브랜드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최근 JTBC 예능 '할명수'에서 박명수와 샤이니 멤버가 함께 사막과 도심, 해변을 오가며 두바이의 다채로운 매력을 직접 체험하는 모습이 방영되면서, 이 특별한 겨울 여행지에 대한 관심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