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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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95%가 20대 여성…'신경성 폭식증'은 왜 그녀들을 공격하는가

 우리나라 20대 청년층이 거식증과 폭식증으로 대표되는 섭식장애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사회적으로 가장 활발해야 할 시기에 남몰래 음식과 사투를 벌이며 병원을 찾는 청년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섭식장애로 진료를 받은 20대 환자 수는 2020년 2203명에서 꾸준히 증가해 2024년에는 6월까지만 집계했음에도 2538명을 기록했다. 2020년부터 올해 6월까지 약 4년 반 동안 병원을 찾은 20대 섭식장애 환자의 총합은 1만 3949명에 달해, 이 문제가 더 이상 일부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 청년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심각한 현상임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섭식장애는 단순히 음식을 많이 먹거나 적게 먹는 습관의 문제가 아니다. 신경성 식욕부진(거식증)부터 신경성 폭식증, 비정형적인 증상들, 그리고 다른 심리적 문제와 연관된 과식이나 구토까지 총 9가지의 복잡한 상병코드로 진단되는 정신건강의학적 질환이다. 특히 이번 통계에서 20대 환자들이 가장 많이 진단받은 질환은 '신경성 폭식증'이었다. 이는 짧은 시간 안에 스스로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양의 음식을 먹어치운 뒤, 체중 증가에 대한 극심한 두려움과 죄책감 때문에 억지로 구토를 하거나 설사약, 이뇨제 등을 남용하는 행위를 반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과정에서 환자는 신체적 손상은 물론,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게 된다.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또 하나의 주목할 만한 점은 신경성 폭식증이 특정 성별에 압도적으로 집중되어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2020년부터 집계된 20대 신경성 폭식증 환자 중 여성은 7528명으로, 전체의 약 95%라는 경이적인 비율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남성 환자는 414명에 불과해, 20대 여성들이 섭식장애 문제에 얼마나 취약하게 노출되어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생물학적 원인과 더불어, 마른 몸매를 강요하고 외모를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그리고 왜곡된 신체 이미지를 갖게 하는 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성별에 따른 차이는 이러한 사회 환경적 영향이 여성에게 더욱 가혹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섭식장애는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는, 때로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이다. 이주영 의원은 섭식장애가 건강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인 문제임을 강조하며, 심할 경우 특수 영양 공급이나 입원 치료가 필요하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본인이나 주변에 섭식장애가 의심되는 증상이 보인다면 이를 개인의 의지 문제로 치부하지 말고,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통합적인 의료 상담을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기 발견과 적극적인 치료만이 깊은 고통의 굴레에서 벗어나 건강한 삶을 되찾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시끄러운 도시 떠나 '소나무의 땅'으로…튀르키예의 27번째 '느린 도시' 차멜리

를 보존하자는 이 운동은 현재 30여 개국 280여 개 도시가 동참하며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최근 튀르키예 남서부 데니즐리주에 위치한 차멜리가 새로운 '느린 도시'로 지정되면서, 튀르키예의 치타슬로 도시는 총 27곳으로 늘어났다. 특히 이번 지정은 대한민국 완도에서 아시아 최초로 열린 '국제슬로시티총회'에서 결정되어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차멜리는 세계적인 관광 명소 파묵칼레에서 남쪽으로 약 110km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있으며, '소나무의 땅'이라는 이름처럼 소나무, 참나무, 향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수정처럼 맑은 연못이 어우러져 고요하고 평화로운 풍경을 자랑한다.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진정한 쉼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차멜리는 평온한 휴식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여행지이기도 하다. 울창한 산과 계곡을 따라 잘 조성된 하이킹 및 자전거 트레일은 전 세계 트레킹 애호가들을 유혹하며, 매년 열리는 패러글라이딩 챔피언십과 자전거 축제는 역동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또한,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전통 요리와 현지 장인들의 손길이 닿은 수공예품은 차멜리 고유의 문화를 오롯이 보여준다. 특히,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인 '차멜리 콩'과 맑은 물에서 자란 신선한 송어 요리는 이곳을 방문했다면 반드시 맛봐야 할 별미로 꼽힌다. 자연 속에서의 여유로운 휴식과 활기 넘치는 레포츠, 그리고 건강한 먹거리까지, 차멜리는 여행객들에게 다채로운 만족감을 선사하며 '느린 여행'의 진수를 보여준다.차멜리가 속한 데니즐리 지역은 히타이트, 프리기아, 로마 제국을 거치며 형성된 유서 깊은 역사를 간직한 도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대 도시 히에라폴리스와 눈부시게 하얀 석회 절벽이 장관을 이루는 파묵칼레는 데니즐리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관광지다. 최근에는 '찰 포도원 루트'를 중심으로 튀르키예 와인의 주요 생산지로 새롭게 주목받으며, 역사와 자연, 미식이 어우러진 풍성한 여행을 제안한다. 이처럼 데니즐리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하는 곳으로, 차멜리와 함께 튀르키예의 숨겨진 보석 같은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 여행자들은 이곳에서 장엄한 유적지를 둘러보고,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하며, 풍미 가득한 와인을 맛보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튀르키예의 치타슬로 운동은 2009년 이즈미르주의 세페리히사르가 최초로 인증을 받으며 시작되었다. 이후 아흘라트, 포차, 괵체아다, 사프란볼루, 샤브샤트 등 전국 각지로 확산하여 현재 7개 지역 23개 주에 걸쳐 총 27개의 '느린 도시'가 운영되고 있다. 이는 튀르키예가 지속 가능한 관광과 지역 고유의 가치 보존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각 치타슬로 도시는 저마다의 독특한 문화와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며, 빠름과 경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휴식과 재충전의 기회를 선사한다. 튀르키예의 '느린 도시'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 수를 늘려가며 전 세계 여행자들에게 느림의 가치를 전파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