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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병 걸려도 현금 안 준다?…카카오·DB손보가 내놓은 파격 보험의 정체

 카카오헬스케어가 DB손해보험과 손잡고 보험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꿀 새로운 실험에 나섰다. 양사는 17일, 업계 최초로 ‘만성질환 디지털 헬스케어 현물급부’ 서비스를 탑재한 신규 보험 상품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현물급부’란 질병 진단을 받았을 때 기존처럼 진단비 보험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대신, 질병을 치료하고 관리하는 데 실질적으로 필요한 물품이나 전문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는 보험사의 역할이 단순히 금전적 보상에 그치지 않고, 고객의 건강 회복과 유지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건강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변화다. 특히 꾸준한 자가 관리가 치료의 성패를 좌우하는 만성질환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이번 서비스는 환자가 진단 즉시 체계적인 건강관리를 시작할 수 있는 강력한 동기를 부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선보인 ‘건강할 때 준비하는 행복케어 종합보험 2510’ 상품은 카카오헬스케어의 디지털 기술력과 전문성이 집약된 결과물이다. 가입 고객이 당뇨병이나 고혈압 진단을 받게 되면, 카카오헬스케어는 각 질병의 특성에 맞춰 최적화된 맞춤형 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고객에게는 팔에 부착해 실시간으로 혈당을 측정하는 연속혈당측정기(CGM)와 함께, 측정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활 습관을 교정해나갈 수 있도록 돕는 전문 건강상담 서비스가 제공된다. 고혈압 환자에게는 손가락에 끼우기만 하면 24시간 혈압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반지 형태의 혁신적인 연속혈압측정기 ‘카트 비피(CART BP)’와 전문 상담이 지원된다. 이는 막연한 불안감 속에서 병을 관리해야 했던 환자들에게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관리 도구를 손에 쥐여주는 셈이다.

 


이러한 파격적인 서비스 출시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카카오헬스케어와 DB손해보험은 이미 지난 5월, 만성질환 관리 분야에서 전략적 파트너로서 협력하기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양사는 당시 협약을 통해 각자가 가진 강점, 즉 카카오헬스케어의 플랫폼 기술력과 DB손해보험의 폭넓은 고객 네트워크 및 보험 상품 개발 노하우를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현물급부 서비스는 바로 그 장기적인 협력 관계의 첫 번째 결실인 셈이다. 양사는 이번 협업을 단발성 이벤트로 끝내지 않고, 앞으로 축적될 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욱 정교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개발하고 이를 연계한 신규 보험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협력의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결국 이번 서비스의 출시는 보험과 헬스케어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인슈어테크’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카카오헬스케어 관계자가 “더 많은 사람이 일상 속에서 쉽고 편리하게 만성질환을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처럼, 이제 기술의 발전이 보험의 본질을 바꾸고 있다. 단순히 질병 발생 후의 경제적 손실을 보전하는 소극적 역할을 넘어, 질병의 예방과 관리라는 적극적 영역으로 보험의 영토가 확장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앞으로 보험업계 전반에 어떤 새로운 혁신의 바람을 불러일으킬지, 그리고 만성질환으로 고통받는 수많은 환자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 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남들 다 가는 '뻔한 여행' 질렸다면…요즘 뜨는 '숨은 보석' 여행지 3곳

진 소도시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 클룩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의 예약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익숙한 여행지 안에서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트렌드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더 이상 유명 관광지를 순례하는 '점 찍기'식 여행에서 벗어나, 현지의 고유한 매력과 문화를 깊이 있게 체험하려는 여행객들의 욕구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북적이는 대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한적한 소도시에서 온전한 휴식과 새로운 영감을 얻으려는 움직임이 새로운 여행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일본과 베트남의 작지만 매력적인 도시들이 있다. 특히 일본 시즈오카현의 후지노미야는 전년 대비 예약 건수가 무려 38배나 폭증하며 새로운 스타 여행지로 떠올랐다. '일본의 하와이'라 불리는 오키나와의 나하와 베트남 북부의 산악 도시 사파 역시 각각 60% 이상 예약이 늘어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단순히 일부 마니아층의 관심이 아닌, 대중적인 여행 트렌드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강력한 신호다. 과거에는 도쿄나 오사카, 하노이 같은 대도시를 거점으로 잠시 들르는 곳으로 여겨졌던 이들 소도시가 이제는 그 자체로 여행의 최종 목적지가 되고 있음을 명백히 보여준다.소도시 열풍의 배경에는 대도시가 줄 수 없는 차별화된 경험이 자리한다. 후지노미야는 웅장한 후지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지역 특유의 미식과 쇼핑, 온천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여행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오키나와 나하는 아름다운 해변에서의 휴양과 해양 액티비티는 물론, 섬 전체를 자유롭게 누비는 드라이브 여행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로 올해 오키나와의 렌터카 예약은 전년 대비 250%나 급증하며 이러한 트렌드를 증명했다. 베트남 사파 역시 인도차이나 최고봉인 판시판산의 장엄한 풍경과 소수민족의 독특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하노이에서의 접근성이 개선되며 숨은 보석에서 모두의 버킷리스트로 거듭나는 중이다.결국 이는 여행의 패러다임 자체가 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여행객들은 이제 정해진 코스를 따라가는 수동적인 관광객이 되기보다, 자신만의 취향과 속도에 맞춰 여행을 디자인하는 능동적인 탐험가를 자처한다. 오키나와 해변 도로를 고카트로 질주하고, 사파의 케이블카를 타고 구름 위를 산책하며, 후지산의 절경을 바라보며 온천을 즐기는 이색적인 활동들이 인기를 끄는 이유다. 이준호 클룩 한국 지사장의 말처럼, 이제 여행은 단순한 휴식을 넘어 '발견의 즐거움'을 통해 새로운 영감을 얻는 과정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 세계 곳곳에 숨겨진 소도시들의 반란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