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Global

트럼프의 '왕관'과 시위대의 '절규'…두 동강 난 미국,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미국이 전례 없는 분열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 D.C.를 비롯해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미 전역 2600여 곳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통치를 규탄하는 '왕은 없다(No Kings)'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주최 측 추산 700만 명이라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파가 거리로 쏟아져 나와 "파시스트는 꺼져라", "억만장자가 미국을 망치고 있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쌓인 분노를 터뜨렸다.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매달 이어져 온 반대 시위가 마침내 임계점을 넘어 폭발한 것으로, 이는 단순한 정책 반대를 넘어 미국의 민주주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국민적 위기감의 표출로 해석된다.

 

이번 시위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총체적 난국에 대한 광범위한 저항의 성격을 띤다. 시위대는 민주주의 억압, 반이민 정책, 연방정부 기능 마비를 초래한 셧다운 사태 등 산적한 문제들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특히 뉴욕 맨해튼에서는 약 3.5km에 달하는 도심 구간이 시위대에 의해 완전히 통제됐고, 시민들은 "내가 알던 미국이 아니다"라고 절규하며 이민자들이 겪는 고통에 동참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 야권의 거물급 인사들까지 집회에 참석해 "우리는 미국을 사랑하기에 모였다"며 셧다운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를 향한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국민적 저항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조롱과 무시, 그리고 노골적인 적대감이었다. 그는 시위 당일, 자신을 '킹 트럼프'로 묘사하고 왕관을 쓴 채 전투기를 몰아 시위대를 향해 대량의 오물을 투척하는 인공지능(AI) 합성 영상을 보란 듯이 소셜미디어에 게시했다. 이는 자신을 비판하는 국민을 적으로 규정하고 조롱거리로 삼는, 민주주의 국가의 지도자로서 상상하기 어려운 행태다. 심지어 셧다운 사태의 책임을 민주당에 떠넘기고, 이번 시위로 인해 협상이 더 어려워졌다고 말하며 국정 마비 사태를 정적 공격과 지지층 결집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이러한 대통령의 태도는 행정부 전체의 강경 기조로 이어지며 미국 사회의 갈등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부통령과 국방장관은 해병대 창설 기념행사에 참석해 '질서 수호자' 이미지를 과시하며 시위대와 대립각을 세웠고, 일부 주지사는 주방위군 투입 가능성까지 예고하며 국민을 위협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시위를 빌미로 트럼프 행정부가 반대파에 대한 보복과 숙청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우려다. 이미 극좌 단체 '안티파'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고, 민주당의 거액 후원자인 조지 소로스를 기소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정치 보복'의 칼날을 빼 든 상황. 700만 명의 외침을 오물 영상으로 조롱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은, 미국 민주주의가 중대한 기로에 섰음을 알리는 불길한 신호탄이 되고 있다.

 

"한강서 치킨도 못 시키는데"…'관광 100조' 구호가 무색한 K-관광의 현실

장벽에 부딪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T 강국'이라는 명성이 무색하게, 실질적인 관광 소비를 가로막는 걸림돌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연욱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이 꼽은 한국 여행의 가장 큰 불편함은 교통(19.7%)이었다. 음식(13.5%), 언어(13.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정 의원은 "한강에서 치킨 한 마리 시켜 먹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소비 자체가 막히는 구조적 문제"라고 꼬집었다.특히 전 세계적인 흐름에 뒤처진 결제 시스템이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전 세계 오프라인 결제의 74%가 비접촉식(EMV) 방식인 반면, 한국의 보급률은 10% 수준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애플페이나 구글페이 등 해외 결제 서비스가 국내 매장에서 '먹통'이 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교통 시스템 역시 낡은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티머니 교통카드는 해외 신용카드로 충전이 불가능하며, 아이폰 이용자는 모바일 티머니를 사용할 수 없다. 런던, 뉴욕 등 세계 주요 도시들이 십수 년 전부터 해외 카드 한 장으로 대중교통 이용이 가능한 것과 대조적이다.정 의원은 "K-콘텐츠는 국경을 넘었지만, K-서비스는 국경 안에 갇혀 있다"고 비판하며, "관광공사는 홍보 포스터를 만들기 전에 관광객이 실제로 돈을 쓸 수 있는 시스템부터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한류 열풍을 내세우기 전에 외국인들이 겪는 불편부터 해소해야 '다시 찾고 싶은 나라'가 될 수 있다"며, 정부가 공허한 목표 수치보다 실질적인 이용 환경 개선에 집중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