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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향에 반하고, 한약우 맛에 빠지다

 경북 봉화군의 가을 대표축제인 제29회 봉화송이축제가 16일 막을 올린다. 봉화군은 14일 “슬로건 ‘송이향에 반하고, 한약우 맛에 빠지다’ 아래 19일까지 나흘간 봉화읍 내성천 일원에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천혜의 송이버섯 산지로 꼽히는 봉화는 매년 송이 철에 맞춰 지역 농특산물과 공연·체험을 아우르는 통합형 축제를 꾸려왔다.

 

개막일 16일에는 지역 농산물로 차린 ‘오색오미 대형 비빔밥 퍼포먼스’가 분위기를 달군다. 현장에서 완성된 비빔밥은 선착순 500명에게 무료 시식으로 제공돼 방문객들의 발길을 모을 전망이다. 17일에는 청춘 감성 무대를 표방한 ‘봉화 샤이닝스타 콘서트 시즌2’와 ‘가을송! 낭만음악회’가 이어진다. 우동하, 장하나, 서영은, KCM 등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이 출연해 가을밤 낭만을 책임진다.

 

18일에는 색다른 콘셉트의 ‘제1회 전국 이몽룡 선발대회’가 신설돼 눈길을 끈다. 결선에 오른 20명이 캐릭터의 매력을 각자 방식으로 표현하며 경쟁을 펼친다. 무대에는 2025 글로벌 춘향이 선발대회 진(眞) 김도연 씨와 가수 손태진이 특별 게스트로 나서 축제의 품격을 더한다. 마지막 날인 19일에는 어르신들의 끼와 열정을 조명하는 ‘실버스타 선발대회’가 열려 세대가 함께 즐기는 화합의 장을 연출한다. 폐막공연에는 송가인, 정수연, 이예준 등이 출연해 화려한 무대를 선사하고, 불꽃쇼가 내성천 밤하늘을 수놓으며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다.

 


본 행사와 함께 지역 문화자원을 알리는 연계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제42회 청량문화제를 비롯해 봉화군 농특산물 한마당, 씨름왕 선발대회, 민속장기대회, 성이성 문화제, 목재 문화행사 등이 축제 기간 내내 분산 배치돼 관람 동선을 다채롭게 한다. 특히 송이판매장터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문을 열고, 산지 직송 송이를 공정한 가격으로 직거래한다. 한우와 송이를 활용한 메뉴, 라면에 송이를 더한 이색 메뉴 등 ‘송이 퓨전’ 먹거리 코너도 운영돼 미식의 즐거움을 더할 예정이다.

 

박현국 봉화군수는 “올해 축제는 제철 송이와 한약우를 중심으로 지역 특산물, 공연, 체험 프로그램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며 “남녀노소 누구나 안전하고 쾌적하게 즐길 수 있도록 편의시설과 현장 운영을 세심하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가을 정취가 무르익는 내성천에서 송이 향과 음악, 전통문화가 어우러지는 봉화송이축제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관광객 유치에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남들 다 가는 '뻔한 여행' 질렸다면…요즘 뜨는 '숨은 보석' 여행지 3곳

진 소도시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 클룩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의 예약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익숙한 여행지 안에서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트렌드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더 이상 유명 관광지를 순례하는 '점 찍기'식 여행에서 벗어나, 현지의 고유한 매력과 문화를 깊이 있게 체험하려는 여행객들의 욕구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북적이는 대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한적한 소도시에서 온전한 휴식과 새로운 영감을 얻으려는 움직임이 새로운 여행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일본과 베트남의 작지만 매력적인 도시들이 있다. 특히 일본 시즈오카현의 후지노미야는 전년 대비 예약 건수가 무려 38배나 폭증하며 새로운 스타 여행지로 떠올랐다. '일본의 하와이'라 불리는 오키나와의 나하와 베트남 북부의 산악 도시 사파 역시 각각 60% 이상 예약이 늘어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단순히 일부 마니아층의 관심이 아닌, 대중적인 여행 트렌드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강력한 신호다. 과거에는 도쿄나 오사카, 하노이 같은 대도시를 거점으로 잠시 들르는 곳으로 여겨졌던 이들 소도시가 이제는 그 자체로 여행의 최종 목적지가 되고 있음을 명백히 보여준다.소도시 열풍의 배경에는 대도시가 줄 수 없는 차별화된 경험이 자리한다. 후지노미야는 웅장한 후지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지역 특유의 미식과 쇼핑, 온천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여행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오키나와 나하는 아름다운 해변에서의 휴양과 해양 액티비티는 물론, 섬 전체를 자유롭게 누비는 드라이브 여행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로 올해 오키나와의 렌터카 예약은 전년 대비 250%나 급증하며 이러한 트렌드를 증명했다. 베트남 사파 역시 인도차이나 최고봉인 판시판산의 장엄한 풍경과 소수민족의 독특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하노이에서의 접근성이 개선되며 숨은 보석에서 모두의 버킷리스트로 거듭나는 중이다.결국 이는 여행의 패러다임 자체가 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여행객들은 이제 정해진 코스를 따라가는 수동적인 관광객이 되기보다, 자신만의 취향과 속도에 맞춰 여행을 디자인하는 능동적인 탐험가를 자처한다. 오키나와 해변 도로를 고카트로 질주하고, 사파의 케이블카를 타고 구름 위를 산책하며, 후지산의 절경을 바라보며 온천을 즐기는 이색적인 활동들이 인기를 끄는 이유다. 이준호 클룩 한국 지사장의 말처럼, 이제 여행은 단순한 휴식을 넘어 '발견의 즐거움'을 통해 새로운 영감을 얻는 과정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 세계 곳곳에 숨겨진 소도시들의 반란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