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최신

경제최신

'하자 아파트' 오명 쓴 건설사 어디?… 5년간 1413건 '압도적 1위'

 국토교통부가 전국 공동주택의 하자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부실시공 건설사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국토부가 20일 발표한 '2025년 상반기 하자 판정 결과'에 따르면, 최근 6개월(2025년 3월~8월) 동안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로부터 가장 많은 하자 판정을 받은 건설사는 HJ중공업으로, 총 154건의 하자가 확인되어 불명예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 뒤를 이어 제일건설이 135건, 순영종합건설이 119건, 대우건설이 82건, 혜우이앤씨가 71건으로 상위 5위권을 형성했다. 특히, 올해 시공능력평가 10위권에 속하는 대형 건설사 중에서는 대우건설뿐만 아니라 현대건설(18건)과 SK에코플랜트(17건)도 상위 20개 명단에 포함되어, 브랜드 명성과 실제 시공 품질 사이의 괴리를 드러냈다. 이는 정부가 2023년 9월부터 6개월 주기로 하자 현황을 공개하기로 한 이후, 건설업계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다.

 

조사 기간을 최근 5년(2020년 9월~2025년 8월)으로 확대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5년간 누적된 하자 판정 건수에서는 GS건설이 총 1,413건으로 다른 건설사들을 압도하는 수치를 기록하며 최다 하자 발생 건설사라는 오명을 썼다. 이는 장기간에 걸쳐 시공 품질 관리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GS건설의 뒤를 이어 계룡건설산업이 605건, 대방건설이 503건, 대명종합건설이 346건, SM상선이 323건으로 누적 하자 건수 상위권에 자리했다. 국내 굴지의 대형 건설사들 역시 자유롭지 못했다. 시공능력평가 10위권 내에서 GS건설 외에도 대우건설(311건), 현대건설(270건), 현대엔지니어링(262건) 등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다수의 브랜드 아파트 건설사들이 누적 하자 건수 상위 명단에 포함되어 충격을 더했다.

 


다만, 단순 하자 건수가 많다는 사실이 곧바로 부실시공의 직접적인 척도가 되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아파트 공급 물량이 많은 대형 건설사의 경우, 자연스럽게 하자 접수 및 판정 건수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공급 세대수 대비 하자 판정 건수를 나타내는 '하자판정 비율'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난다. 최근 6개월간 하자판정 비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두손종합건설로 무려 125%에 달했으며, 다우에이앤씨(72.7%), 한양종합건설(71.7%) 등 주로 중소·중견 건설사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는 절대적인 하자 건수는 적더라도, 실제로는 공급한 아파트 곳곳에서 심각한 수준의 하자가 발생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지표로 해석될 수 있다. 5년 누계 기준으로도 하자판정 비율 상위권은 대부분 중소 건설사들이 차지해, 기업 규모와 무관하게 철저한 품질 관리가 필요함을 보여주었다.

 

국토교통부는 앞으로도 주기적인 명단 공개를 통해 건설사의 자발적인 품질 개선을 유도하고, 주택 수요자들이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확고히 했다. 김영아 국토부 주택건설공급과장은 "하자 관련 정보의 지속적인 공개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건설사에게는 품질 향상의 동기를 부여하는 중요한 정책"이라며, "이를 통해 건전한 주택 공급 시장을 조성하고 국민의 주거 안정을 돕겠다"고 강조했다. 결국, 건설사들은 더 이상 브랜드 인지도 뒤에 숨어 시공 품질 문제를 외면할 수 없게 되었으며, 장기적인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책임지는 자세가 더욱 중요해졌다.

 

 

 

'위키드'·'알라딘'이 다 해먹었다…뮤지컬·대중음악만 웃은 3분기 공연계

액은 약 4615억 원에 달하며, 이는 관련 데이터 집계를 시작한 2019년 이래 3분기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3846억 원과 비교해도 20%나 증가한 놀라운 성장세다. 이처럼 공연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른 배경에는 대형 팬덤을 움직이는 대중음악 콘서트와 꾸준히 사랑받는 블록버스터 뮤지컬, 그리고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인 무용 장르의 약진이 있었다. 사실상 이 세 장르가 전체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고 봐도 무방하다.이러한 폭발적인 성장의 중심에는 단연 대중음악과 뮤지컬이 자리 잡고 있다. 대중음악 장르는 3분기에만 약 2637억 원의 티켓 판매를 기록하며 작년 동기 대비 22.8%라는 높은 성장률을 보였고, 뮤지컬 역시 약 1387억 원의 판매액으로 14.9% 증가하며 시장의 굳건한 한 축임을 증명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무용 장르의 비약적인 성장이다. 판매액 자체는 약 64억 원으로 다른 두 장르에 비해 작지만, 성장률은 무려 96.2%에 달하며 거의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는 무용 공연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과 수요가 이례적으로 크게 확대되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향후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를 가능성을 시사한다.하지만 모든 장르가 이러한 축제를 함께 즐긴 것은 아니다. 연극계는 오히려 깊은 그늘에 잠겼다. 3분기 동안 무대에 오른 연극 공연 수는 총 1124건으로 지난해보다 23.4%나 늘어났지만, 정작 티켓 판매액은 약 183억 원으로 오히려 13.5% 감소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이는 공연의 공급은 양적으로 팽창했지만, 관객들의 발걸음이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뼈아픈 분석으로 이어진다. 수많은 작품이 관객을 만나기 위해 문을 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관객의 선택을 받지 못해 흥행으로 이어지지 못한 연극이 많았다는 의미다. 시장의 양극화가 뚜렷해진 셈이다.실제로 3분기 티켓 판매액 상위 20개 공연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러한 쏠림 현상은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상위 20개 작품 중 무려 12개가 대중음악 콘서트였고, 7개는 대형 뮤지컬이 차지했다. 특히 최상위권인 1위부터 3위까지는 뮤지컬 '위키드' 내한 공연, '알라딘' 부산 투어, '팬텀' 서울 공연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으며, 그 뒤를 이어 블랙핑크의 월드투어와 싸이의 '흠뻑쇼'가 4, 5위를 기록하며 아이돌과 대형 가수의 콘서트 파워를 입증했다. 결국 소수의 블록버스터 뮤지컬과 막강한 팬덤을 등에 업은 대중음악 공연이 전체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동안, 연극계는 그 온기를 제대로 느끼지 못한 채 힘겨운 시간을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