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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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중국산' 딱지 떼줬더니…'일본 김치'로 뒤통수 친 독일 국민마트

 독일의 대표적인 유통 기업 알디(ALDI)가 자사 홈페이지에 김치를 '일본 김치'로 소개해 또다시 역사 왜곡 논란의 중심에 섰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17일, 독일 현지 교민의 제보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히며 즉각적인 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문제가 된 내용은 알디 홈페이지의 김치 레시피 소개 코너로, 'Japanisches Kimchi'(일본 김치)라는 명칭을 버젓이 사용하고 있었다. 알디가 연 매출 45조 원 이상을 기록하며 독일을 넘어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전역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초대형 유통 그룹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단순한 표기 실수를 넘어 유럽 내 김치 인식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알디의 김치 관련 왜곡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공분을 사고 있다. 불과 얼마 전에는 김치 제품을 판매하며 '중국 김치'라고 표기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된 바 있으며,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왜곡의 뿌리는 더 깊다. 서 교수에 따르면 약 2년 전, 알디는 자사 김치 제품에 독일어와 이탈리아어로 '중국에서 기원(Original aus China)'했다는 문구를 명시해 판매했다. 당시 서 교수의 강력한 항의 메일을 받고 해당 문구를 삭제하는 조치를 취했지만, 이후에도 '중국 김치', '일본 김치' 표기가 연이어 등장하며 근본적인 문제가 전혀 개선되지 않았음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다. 이는 알디 측이 과거의 잘못에 대해 진정한 반성 없이, 문제를 임시방편으로 덮는 데만 급급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만든다.

 


반복되는 역사 왜곡에 독일 현지 한인 사회도 분노하며 직접 행동에 나섰다. 현재 독일 교민들은 알디 측에 '중국 김치'와 '일본 김chi' 표기를 즉각 삭제하고 올바른 정보로 수정할 것을 요구하는 항의 메일을 지속적으로 보내며 조직적인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방치될 경우, 김치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대다수의 유럽인들에게 김치가 한국의 전통 음식이 아닌 중국이나 일본의 음식으로 오인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서 교수는 "잘못된 정보가 한번 퍼지기 시작하면 바로잡는 데에는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반드시 올바른 표기로 바꿔야만 한다"고 이번 사안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결국 서경덕 교수는 이번 사태를 바로잡기 위해 현지 교민들과의 공조를 선언했다. 그는 "독일 한인들과 힘을 합쳐 반드시 시정을 이끌어내겠다"고 밝히며, 과거 '중국 기원' 문구를 삭제시켰던 경험을 바탕으로 또 한 번의 성공적인 바로잡기를 다짐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식문화유산인 김치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이들의 노력이, 유럽의 거대 유통 기업의 안일하고 무책임한 태도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기업의 실수를 지적하는 것을 넘어, 해외 시장에 진출한 한국 문화 콘텐츠의 올바른 표기와 인식을 확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다.

 

'위키드'·'알라딘'이 다 해먹었다…뮤지컬·대중음악만 웃은 3분기 공연계

액은 약 4615억 원에 달하며, 이는 관련 데이터 집계를 시작한 2019년 이래 3분기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3846억 원과 비교해도 20%나 증가한 놀라운 성장세다. 이처럼 공연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른 배경에는 대형 팬덤을 움직이는 대중음악 콘서트와 꾸준히 사랑받는 블록버스터 뮤지컬, 그리고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인 무용 장르의 약진이 있었다. 사실상 이 세 장르가 전체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고 봐도 무방하다.이러한 폭발적인 성장의 중심에는 단연 대중음악과 뮤지컬이 자리 잡고 있다. 대중음악 장르는 3분기에만 약 2637억 원의 티켓 판매를 기록하며 작년 동기 대비 22.8%라는 높은 성장률을 보였고, 뮤지컬 역시 약 1387억 원의 판매액으로 14.9% 증가하며 시장의 굳건한 한 축임을 증명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무용 장르의 비약적인 성장이다. 판매액 자체는 약 64억 원으로 다른 두 장르에 비해 작지만, 성장률은 무려 96.2%에 달하며 거의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는 무용 공연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과 수요가 이례적으로 크게 확대되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향후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를 가능성을 시사한다.하지만 모든 장르가 이러한 축제를 함께 즐긴 것은 아니다. 연극계는 오히려 깊은 그늘에 잠겼다. 3분기 동안 무대에 오른 연극 공연 수는 총 1124건으로 지난해보다 23.4%나 늘어났지만, 정작 티켓 판매액은 약 183억 원으로 오히려 13.5% 감소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이는 공연의 공급은 양적으로 팽창했지만, 관객들의 발걸음이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뼈아픈 분석으로 이어진다. 수많은 작품이 관객을 만나기 위해 문을 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관객의 선택을 받지 못해 흥행으로 이어지지 못한 연극이 많았다는 의미다. 시장의 양극화가 뚜렷해진 셈이다.실제로 3분기 티켓 판매액 상위 20개 공연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러한 쏠림 현상은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상위 20개 작품 중 무려 12개가 대중음악 콘서트였고, 7개는 대형 뮤지컬이 차지했다. 특히 최상위권인 1위부터 3위까지는 뮤지컬 '위키드' 내한 공연, '알라딘' 부산 투어, '팬텀' 서울 공연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으며, 그 뒤를 이어 블랙핑크의 월드투어와 싸이의 '흠뻑쇼'가 4, 5위를 기록하며 아이돌과 대형 가수의 콘서트 파워를 입증했다. 결국 소수의 블록버스터 뮤지컬과 막강한 팬덤을 등에 업은 대중음악 공연이 전체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동안, 연극계는 그 온기를 제대로 느끼지 못한 채 힘겨운 시간을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