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카세, 협찬인 줄 알았던 한복이 50벌…"전부 내 돈 주고 직접 수선해 입어"

그녀의 삶은 한복 이야기보다 더욱 극적이었다. '국수를 삶다가 아이를 낳았다'는 믿기 힘든 소문이 사실이라고 인정하며 모두를 놀라게 한 것이다. 아들의 출산 예정일이 하루 남은 날에도 그녀는 어김없이 주방에서 손님을 위한 국수를 삶고 있었다. 놀라운 것은, 출산이 임박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에 몰두한 나머지 산통조차 느끼지 못했다는 점이다. 오히려 그녀의 만삭의 배를 보며 불안해한 손님들이 제발 병원에 가보라며 등을 떠밀었을 정도. 심지어는 불 앞에 서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불러온 배 때문에 앞치마에 불이 붙어 아이 한 명을 낳을 때마다 서너 개의 앞치마를 태워야 했다는 이야기는 그녀의 일상이 얼마나 치열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결국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단 두 번 힘을 주고 아이를 낳았다는 일화는 그녀가 얼마나 강인한 사람인지를 증명하는 전설 같은 이야기다.

김미령 셰프의 초인적인 열정은 출산 후에도 결코 멈추지 않았다. 아이를 낳고 몸을 추스르기도 전에 곧바로 한식, 일식, 양식 조리사 자격증 취득에 나섰다는 사실은 경이로움마저 자아낸다. 아이에게 3개월간 모유 수유를 하는 와중에도 그녀는 단 하루의 휴식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시험을 보기 위해 갓난아이와 시어머니를 동반해 시험장으로 향했고, 잠시 짬을 내 아이에게 젖을 물린 뒤 시험장 아래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다음 시험을 준비했다고 한다. 오직 그 시간밖에 없었다는 그녀의 담담한 회상은, 꿈을 향한 집념과 엄마로서의 책임감 사이에서 단 한 순간도 포기하지 않았던 한 여성의 위대한 분투를 고스란히 느끼게 한다.
이처럼 김미령 셰프가 들려준 이야기들은 단순히 흥미로운 가십거리를 넘어, 그녀의 요리가 왜 특별한지를 설명하는 가장 완벽한 서사다. 손님에게 내어주는 따뜻한 밥 한 끼, 정성 가득한 국수 한 그릇에는 이처럼 불꽃같이 뜨거운 삶을 살아온 그녀의 인생과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이모카세'라는 이름 아래 펼쳐지는 그녀의 음식들이 단순한 맛을 넘어 깊은 감동과 위로를 주는 이유는, 바로 상상을 초월하는 열정과 끈기로 자신의 길을 걸어온 '엄마' 김미령의 인생 자체가 가장 강력한 레시피이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