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타임

정치타임

대통령실, 부동산 대책에 결국 "송구하다"…'고육지책' 해명에도 민심은 '싸늘'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이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불거진 시장의 혼란과 국민적 불만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와 해명을 내놓았다. 이 수석은 27일 MBC 라디오에 출연하여 이번 대책을 '고육지책'이었다고 표현하며, 일부에서 발생하는 불편에 대해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그는 부동산 가격의 폭등은 미래 세대에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이를 방치할 경우 더 큰 사회적 문제로 비화될 수 있기에 현시점에서 불가피한 정책이었다고 강변했다. 즉, 단기적인 불편과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막는 것이 정부의 최우선 과제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정책의 정당성을 역설한 것이다.

 

이 수석은 이번 대책을 둘러싼 일부 오해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다. 그는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여전히 70%로 유지되고 있으며, 15억 원 이하 아파트의 경우 최대 6억 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려 했다. 이는 정부가 대출의 문을 완전히 걸어 잠근 것이 아니라,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그는 앞으로도 정부가 실수요자, 신혼부부,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꿈을 지지하고 관련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재확인하며 정책 신뢰도 회복을 시도했다.

 


한편, 시장의 관심이 쏠렸던 후속 조치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보유세 강화나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완화와 같은 추가적인 규제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 수석은 "10·15 대책이 시장을 안정시키는 방향으로 가는지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고 답했다. 현재까지는 시장이 안정화 추세로 접어들고 있다고 자체적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만약 이 대책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굳이 추가적인 카드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정부가 시장에 더 이상의 충격을 주기보다는 현재 대책의 효과를 지켜보며 대응하겠다는 '속도 조절'의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이 수석은 부동산 논란으로 촉발된 여러 정치적 사안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갭투자' 논란으로 사퇴한 이상경 전 국토부 1차관 문제에 대해서는, 국민 정서에 반하는 언행이었다면 이를 수용하는 것이 공직자의 도리라는 점을 강조하며 사실상 경질이었음을 시사했다. 동시에 최근 대통령실 관계자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다주택 보유를 비판한 발언에 대해서는 "대통령실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명확히 선을 그으며, 야당 대표의 개인적인 부동산 문제에 대해 정부가 판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별개로 북미 정상회담 추진 여부에 대해서는 "북미가 실질적으로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는 확실한 정보는 알지 못한다"며 현재로서는 가시적인 진전이 없음을 인정했다.

 

 

 

음성군, 부끄러운 역사와 정면으로 마주하다…'경호정'의 재발견

어있기 때문이다. 1934년, 당시 조선총독부 음성군수였던 권종원은 일본 왕세자 아키히토의 탄생을 축하하고 일제에 대한 충성을 과시하기 위해 이 정자를 세웠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정자가 위치한 인공 연못과 섬의 구조가 일장기를 형상화했다는 점이다. 네모난 연못 안에 둥근 섬을 배치하는 방식으로, 교묘하게 일제의 상징을 숨겨 놓은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기존 안내판에는 경호정이 친일 목적의 조형물이라는 설명이 빠져 있어 많은 이들의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 안내판 교체는 뒤늦게나마 역사를 바로잡고, 부끄러운 과거를 후대에 교훈으로 남기기 위한 음성군의 의지를 보여주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경호정 건립 과정에서 드러난 일제의 만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1500평에 달하는 연못을 파고 그 안에 200평 규모의 섬을 만드는 대규모 공사에는 지역 주민들이 강제로 동원되었다는 사실이 전해진다. 이는 단순한 건축물 건립을 넘어, 당시 우리 민족이 겪어야 했던 억압과 수탈의 역사를 고스란히 증명하는 대목이다. 더욱이 경호정 옆에는 ‘독립기념비’라는 이름의 비석이 서 있는데, 이 또한 본래는 아키히토의 출생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것이었다. 광복 이후에도 철거되지 못한 채 글씨만 바꿔 오늘에 이르고 있는 이 비석은, 청산되지 못한 친일 잔재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또 하나의 상징물이다. 이처럼 설성공원 곳곳에 남아있는 일제의 흔적들은 우리에게 잊지 말아야 할 아픈 역사를 끊임없이 상기시키고 있다.지역 사회에서는 경호정과 기념비의 처리 문제를 두고 오랜 시간 논쟁이 이어져 왔다. 일제의 잔재물이므로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과, 아픈 역사도 역사이므로 보존하여 후대에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오랜 논의 끝에 음성군은 전문가 자문과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존치’를 결정했다. 단순히 보존하는 것을 넘어, 그 건립 배경과 역사적 의미를 명확히 알리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수정된 안내판에 ‘경호정은 친일 인물로 분류되는 권종원이 음성군수로 재임할 때 일본에 충성을 맹세하는 의미로 세운 일제 잔재물이다’라는 문구를 명시한 것은 이러한 결정의 결과물이다. 부끄러운 역사를 감추기보다 정면으로 마주하고, 이를 통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의 표현인 셈이다.이번 음성군의 결정은 우리 사회에 여전히 남아있는 친일 잔재 청산 문제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무조건적인 철거만이 능사가 아니라, 그 역사적 맥락을 정확히 기록하고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는 것 또한 의미 있는 청산의 방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음성군은 앞으로도 지역 내에 남아있는 일제 잔재물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그 성격에 따라 철거 또는 보존의 원칙을 적용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경호정 안내판 교체를 시작으로, 우리 주변에 숨어있는 더 많은 친일의 흔적들이 역사의 심판대 위에 오르게 되기를 기대한다. 아픈 과거를 기억하고 되새기는 노력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