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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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구도 ‘강력 권고’…정치권, 캄보디아 사태에 칼 빼들었다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사기 등 각종 범죄가 급증하면서 피해자 구제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범죄자에 대한 유죄 판결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범죄로 얻은 수익을 먼저 몰수할 수 있도록 하는 '독립몰수제' 도입을 당론으로 정하고 신속한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범죄 피해자들이 재판이 끝날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리며 고통받는 현재의 법적 한계를 극복하고, 실질적인 피해 회복의 길을 열어주기 위한 핵심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현행법 체계하에서는 아무리 명백한 범죄 수익이라 할지라도 법원의 최종적인 유죄 판결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국가가 이를 몰수하거나 동결할 방법이 없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지적했듯, 캄보디아 사태의 주범을 어렵게 검거해 국내로 송환하더라도, 길고 복잡한 재판 과정이 모두 끝날 때까지 범죄 수익은 그대로 범죄자의 수중에 남아있게 된다. 이 기간 동안 사기 등으로 전 재산을 잃은 피해자들은 생계를 위협받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 일상으로의 복귀는 꿈도 꾸지 못한 채 하염없이 기다려야만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피해자 중심주의'와는 거리가 먼 제도로, 범죄자보다 피해자에게 더 큰 고통을 안겨주는 모순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

 


독립몰수제 도입의 필요성은 비단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과거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환수 문제가 사회적 쟁점이 되었을 때부터 범죄 수익의 철저한 박탈을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바 있다. 또한,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와 같은 국제기구 역시 자금 세탁 및 테러 자금 조달 방지를 위해 각국에 독립몰수제 도입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으며, 이미 국회에는 관련 내용을 담은 8개의 법안이 발의되어 계류 중인 상태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역시 제2, 제3의 캄보디아 사태를 방지하고, 국경을 넘어 발생하는 아동 성 착취물 범죄와 같은 초국가적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독립몰수제 도입이 필수적이라며 국회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하고 나서, 정부와 여당의 공감대도 어느 정도 형성되었음을 시사했다.

 

이처럼 제도 도입의 당위성과 국내외적 공감대가 충분히 무르익었다고 판단한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 내에 관련 법안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는 단순히 특정 범죄에 대한 대응을 넘어, '범죄로는 이익을 얻을 수 없다'는 사회적 정의를 바로 세우는 중차대한 문제와 직결된다. 민주당은 해당 사안이 국민의 재산과 안전을 지키는 민생 문제와 직결된 만큼, 정부와 여당의 전향적인 협조를 촉구하며 입법 논의에 속도를 낼 것을 당부했다. 캄보디아 사태로 드러난 법의 공백을 메우고, 날로 지능화·국제화되는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국회의 초당적인 협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30% 할인’ 딱 하나 걸었더니…외국인들, KTX 버리고 이 버스에 ‘우르르’

최지인 경주뿐만 아니라 인접한 대도시 부산으로까지 활발하게 이어지며, 이른바 ‘APEC 낙수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 클룩이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10월 1일부터 23일까지 외국인들의 부산 및 경주행 고속버스 노선 예약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185%나 폭증했다. 이는 단순히 한두 국가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유럽, 미국, 호주 등 장거리 여행객부터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 관광객까지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추세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이러한 폭발적인 증가세의 배경에는 한국관광공사와 클룩이 손잡고 기획한 파격적인 프로모션이 자리하고 있다. 양측은 11월 30일까지 APEC 개최지인 경주와 인근 부산을 여행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고속버스 운임을 30% 할인해주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비싼 KTX 대신 합리적인 가격으로 두 도시를 편리하게 오갈 수 있는 교통수단을 제공함으로써, 외국인 관광객들의 지방 여행에 대한 심리적, 경제적 장벽을 크게 낮춘 전략이 정확히 주효한 셈이다. 이는 국제적인 행사가 단순히 개최 도시의 홍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지역으로 관광객을 분산시키고 동반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중요한 기회임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다.교통편 예약의 증가는 자연스럽게 해당 지역의 관광 상품 소비 활성화로 이어졌다. 클룩의 집계 결과, 같은 기간 부산과 경주 지역의 여행 상품 예약 건수 역시 전년 대비 48% 증가하며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단순히 두 도시를 방문하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지역의 특색 있는 콘텐츠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특히 부산의 주요 관광지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비짓부산패스’와 해변 절경을 감상하는 ‘해운대 블루라인파크 티켓’이 높은 인기를 끌었으며, 경주에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투어’와 ‘경주월드 입장권’ 등이 많은 선택을 받았다. 상품 예약 비중은 대만, 싱가포르, 미국, 말레이시아, 홍콩 순으로 높게 나타나, 버스 예약과는 또 다른 국가별 선호도를 보여주었다.이러한 긍정적인 흐름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겪었던 고질적인 불편함을 해소하려는 노력 덕분에 가능했다. 클룩은 지난해 1월부터 언어의 장벽과 복잡한 결제 시스템 문제없이 실시간으로 국내 고속버스를 예매할 수 있는 ‘외국인 전용 예매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이처럼 편리한 인프라가 밑바탕이 된 상황에서 APEC이라는 대형 이벤트와 시의적절한 프로모션이 결합하며 시너지를 창출한 것이다. 이준호 클룩 한국 지사장의 말처럼, 이번 성과는 지방 여행에 대한 외국인들의 높은 잠재 수요를 확인시켜 주었으며, 앞으로 한국의 다양한 지역들이 가진 매력을 알리고 더 많은 외래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맞춤형 서비스 개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