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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공백과 각종 오해들'…지드래곤, 손석희 앞에서 마침내 입 연다

 10년이라는 세월을 뛰어넘는 두 아이콘의 만남이 예기치 못한 변수로 잠시 멈춤을 선언했다. 당초 뜨거운 화제 속에 방영될 예정이었던 MBC '손석희의 질문들' 지드래곤 편이 프로야구 코리안 시리즈 중계 여파로 인해 일주일 뒤인 11월 5일 밤 9시로 편성이 전격 연기된 것이다. 이는 단순히 방송이 한 주 미뤄진 것을 넘어, 두 사람의 만남이 갖는 무게감과 대중의 폭발적인 기대감을 역설적으로 증명하는 사건이 되었다. 제작진은 야구 경기가 길어질 경우 프로그램의 흐름이 끊길 것을 우려한 부득이한 결정이라며 시청자들의 양해를 구했지만, 예고편만으로도 온라인을 들썩이게 했던 팬들의 아쉬움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이번 인터뷰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이유는 두 사람이 10년 전 '뉴스룸'에서 나눴던 대화의 서사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앵커였던 손석희는 인터뷰 말미에 "군대는 언제 가느냐"는 다소 파격적인 질문을 던졌고, 이어서 "군대 다녀와도 지금의 감각을 잃지 말아달라"는 당부를 남겼다. 지드래곤 스스로도 가장 인상 깊었던 인터뷰로 꼽으며 이 말이 자신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 고백한 바 있다. 10년이 흘러 다시 만난 자리에서 손석희는 마치 평행이론처럼 "장가는 언제 가느냐?"는 질문을 던졌고, 이를 여유롭게 받아치는 지드래곤의 모습이 예고편을 통해 공개되면서 두 사람의 재회가 단순한 인터뷰 그 이상이 될 것임을 암시했다.

 


특히 이번 방송은 지난 7년이라는 긴 공백기 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지드래곤의 진솔한 속내를 들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창구가 될 전망이다. 제작진은 이번 인터뷰를 통해 그의 컴백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본의 아니게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각종 오해와 사건들에 대한 그의 생각, 그리고 그 과정에서 느꼈던 미디어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까지 가감 없이 드러날 것이라고 전했다. 손석희 역시 지드래곤을 "케이팝이라는 엔진을 끊임없이 혁신해 온 존재"이자 "결국 '천재성'이란 세 글자가 생각날 수밖에 없는 인물"이라고 극찬하며, 두 사람 사이에 음악과 삶을 관통하는 깊이 있는 대화가 오갔음을 시사했다.

 

오랜만의 만남이라는 사실이 무색하게 두 사람은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며 유쾌하고 깊이 있는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후문이다. 제작진이 "지금까지 '질문들' 가운데 가장 손에 꼽히는 유쾌한 시간이었다"고 귀띔했을 정도. 예고편을 접한 팬들 역시 "10년의 서사가 완성되는 인터뷰", "과거와 현재를 잇는 거짓말 같은 만남"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비록 일주일의 기다림이 더해졌지만, 그만큼 더 농축된 이야기로 돌아올 지드래곤과 손석희의 만남이 과연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방송계 안팎의 모든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음성군, 부끄러운 역사와 정면으로 마주하다…'경호정'의 재발견

어있기 때문이다. 1934년, 당시 조선총독부 음성군수였던 권종원은 일본 왕세자 아키히토의 탄생을 축하하고 일제에 대한 충성을 과시하기 위해 이 정자를 세웠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정자가 위치한 인공 연못과 섬의 구조가 일장기를 형상화했다는 점이다. 네모난 연못 안에 둥근 섬을 배치하는 방식으로, 교묘하게 일제의 상징을 숨겨 놓은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기존 안내판에는 경호정이 친일 목적의 조형물이라는 설명이 빠져 있어 많은 이들의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 안내판 교체는 뒤늦게나마 역사를 바로잡고, 부끄러운 과거를 후대에 교훈으로 남기기 위한 음성군의 의지를 보여주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경호정 건립 과정에서 드러난 일제의 만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1500평에 달하는 연못을 파고 그 안에 200평 규모의 섬을 만드는 대규모 공사에는 지역 주민들이 강제로 동원되었다는 사실이 전해진다. 이는 단순한 건축물 건립을 넘어, 당시 우리 민족이 겪어야 했던 억압과 수탈의 역사를 고스란히 증명하는 대목이다. 더욱이 경호정 옆에는 ‘독립기념비’라는 이름의 비석이 서 있는데, 이 또한 본래는 아키히토의 출생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것이었다. 광복 이후에도 철거되지 못한 채 글씨만 바꿔 오늘에 이르고 있는 이 비석은, 청산되지 못한 친일 잔재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또 하나의 상징물이다. 이처럼 설성공원 곳곳에 남아있는 일제의 흔적들은 우리에게 잊지 말아야 할 아픈 역사를 끊임없이 상기시키고 있다.지역 사회에서는 경호정과 기념비의 처리 문제를 두고 오랜 시간 논쟁이 이어져 왔다. 일제의 잔재물이므로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과, 아픈 역사도 역사이므로 보존하여 후대에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오랜 논의 끝에 음성군은 전문가 자문과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존치’를 결정했다. 단순히 보존하는 것을 넘어, 그 건립 배경과 역사적 의미를 명확히 알리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수정된 안내판에 ‘경호정은 친일 인물로 분류되는 권종원이 음성군수로 재임할 때 일본에 충성을 맹세하는 의미로 세운 일제 잔재물이다’라는 문구를 명시한 것은 이러한 결정의 결과물이다. 부끄러운 역사를 감추기보다 정면으로 마주하고, 이를 통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의 표현인 셈이다.이번 음성군의 결정은 우리 사회에 여전히 남아있는 친일 잔재 청산 문제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무조건적인 철거만이 능사가 아니라, 그 역사적 맥락을 정확히 기록하고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는 것 또한 의미 있는 청산의 방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음성군은 앞으로도 지역 내에 남아있는 일제 잔재물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그 성격에 따라 철거 또는 보존의 원칙을 적용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경호정 안내판 교체를 시작으로, 우리 주변에 숨어있는 더 많은 친일의 흔적들이 역사의 심판대 위에 오르게 되기를 기대한다. 아픈 과거를 기억하고 되새기는 노력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