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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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영웅'의 추락…이천수, "생활고" 호소하며 1.3억 빌리고 5억 투자 사기 의혹까지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자 은퇴 후 방송인으로 활발히 활동해 온 이천수가 수억원대 사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되면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제주경찰청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이천수를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으며, 이는 지난달 서귀포경찰서에 접수된 고소장이 이관된 데 따른 것이다. 고소인은 이천수와 오랜 기간 '호형호제' 할 정도로 막역한 사이였던 지인 A씨로 알려져, 금전 문제로 인해 깊었던 신뢰 관계가 완전히 파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지난달 25일 이미 경찰에 출석해 고소인 조사를 마친 상태다.

 

고소장에 따르면, A씨는 2018년 11월 이천수가 "수입이 없어 생활이 어렵다"며 생활비를 빌려달라고 요청해왔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천수는 2023년 말까지 전액 변제하겠다고 약속했고, A씨는 이를 믿고 2021년 4월까지 총 9차례에 걸쳐 1억 3200만 원이라는 거액을 송금했다. 하지만 A씨의 주장에 따르면 이천수는 2021년 가을부터 돌연 연락을 끊고 잠적했으며, 변제를 약속했던 시한이 지나도록 단 한 푼도 갚지 않았다. 오랜 시간 쌓아온 인간적 신뢰를 바탕으로 돈을 빌려줬지만, 결국 돈도 사람도 모두 잃게 되었다는 것이 A씨 측의 입장이다.

 


A씨의 주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이천수가 2021년 4월, 외환선물거래(FX마진거래) 사이트를 언급하며 "5억 원을 투자하면 매달 안정적인 수익금을 배분하고 원금까지 반드시 돌려주겠다"고 투자를 적극적으로 권유했다고도 폭로했다. 이에 A씨는 지인 B씨를 통해 5억 원을 해당 사이트에 투자 명목으로 송금했으나, 이후 원금의 일부인 1억 6000만 원만 돌려받았을 뿐 나머지 금액과 약속했던 수익금은 전혀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채무 불이행을 넘어, 처음부터 기망 의도를 가지고 접근한 투자 사기라는 의혹을 더욱 짙게 만드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천수 측은 제기된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생활비 명목으로 받은 1억 3200만 원에 대해서는 "A씨가 대가 없이 그냥 쓰라고 준 돈"이라며 빌린 사실 자체를 부인, 기망할 의도가 없었기에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또한 5억 원대 투자 권유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관련성을 일축했다. 한때 그라운드를 누비던 '월드컵 영웅'에서 구독자 78만 명을 거느린 인기 유튜버 '리춘수'로 성공적인 제2의 인생을 살던 그가 심각한 법적 분쟁에 휘말리면서, 그의 진실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00년 전 특급 레스토랑, 서울역 '그릴'의 위용

으로 시민 곁에 돌아온 이 공간은 최근 개최된 <서울역 2026 : 다시 뛰는 심장> 전시를 통해 과거의 향수와 현대적 예술 감각을 잇는 가교 역할을 수행 중이다. 1925년 완공 당시의 르네상스 양식을 간직한 붉은 벽돌 외벽과 중앙 돔은 100년 전 경성역의 위용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이제는 기차를 타기 위한 장소가 아닌 문화를 향유하는 예술의 전당으로 그 정체성을 확립했다.이번 전시는 서울역이라는 공간이 지닌 역사적 층위를 '진입'부터 '도착'에 이르는 여정의 흐름으로 재구성하여 관람객을 한 명의 승객으로 초대한다. 전시장 내부에는 우리나라 철도의 시발점인 경인선부터 최첨단 고속철도에 이르기까지의 발전사를 철도 모형과 함께 입체적으로 시각화했다. 관람객들은 단순히 유물을 관람하는 수준을 넘어, 철도가 한국 사회의 산업화와 근대화를 어떻게 견인했는지 체감하게 된다. 특히 과거 대합실의 낡은 의자와 빛바랜 사진들은 누군가에게는 설레는 여행의 시작을, 누군가에게는 아픈 이별의 기억을 소환하며 깊은 정서적 울림을 준다.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당시 이용객의 신분에 따라 엄격히 구분되었던 내부 공간의 복원이다. 1·2·3등 대합실은 물론,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던 여성 전용 '부인대합실'의 흔적은 근대 철도 문화의 단면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특히 2층에 자리한 국내 최초의 양식당 '그릴(Grill)'은 이번 전시의 백미로 꼽힌다. 높은 천장과 화려한 샹들리에, 음식을 운반하던 전용 엘리베이터 등은 당시 최고급 레스토랑으로서의 품격을 짐작하게 하며, 붉은 원탁 뒤로 펼쳐지는 과거의 풍경은 관람객들을 100년 전 경성의 미식 세계로 안내한다.국가 귀빈과 고위 인사들만이 발을 들일 수 있었던 귀빈실의 개방 역시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는 요소다. 고풍스러운 벽난로와 절제된 화려함이 남아있는 이 공간은 서울역이 단순한 교통 요지를 넘어 대한민국의 관문이자 외교의 장이었음을 웅변한다. 해설사의 안내에 따라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역장실과 대합실 구석구석을 살피다 보면, 건축물에 새겨진 한 세기의 세월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중앙홀 돔 상부에서 쏟아지는 햇살을 받은 스테인드글라스는 강강술래를 형상화한 도안과 어우러져 공간에 신비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다.전시는 과거의 기록에 머물지 않고 현대 예술가들의 시선을 통해 미래의 서울역을 조망한다. 철도와 도시, 그리고 인간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관통하는 미디어 아트와 설치 미술 작품들은 낡은 역사의 골조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기차를 기다리던 설렘과 새로운 삶을 향한 희망이 녹아있는 작품들은 관람객들에게 서울역이 여전히 우리 삶의 중심에서 함께 호흡하고 있음을 상기시킨다. '다시 뛰는 심장'이라는 전시 제목처럼, 오래된 공간은 예술이라는 새로운 동력을 얻어 과거와 현재를 잇는 거대한 문화 엔진으로 작동하고 있다.전시를 관람하고 다시 광장으로 나오면 눈부시게 발전한 현대 서울의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화려한 고층 빌딩 숲과 쉼 없이 오가는 열차의 소음 사이로, 광장 한편에는 여전히 삶의 무게를 견디는 노숙인들의 모습이 교차한다. 이는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서울역이 희망과 절망, 출발과 정착이 공존하는 우리 사회의 거울임을 보여준다. 시대는 변하고 열차의 속도는 빨라졌지만, 수많은 사람의 애환을 품어내는 서울역의 심장은 오늘도 변함없이 우리 곁에서 묵묵히 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