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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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 펼쳐진 '판타스틱'한 세계...APEC 정상들 홀릴 K-아트의 정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기념하는 특별 기획전 '판타스틱 오디너리(Fantastic Ordinary)'가 경주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플레이스 씨에서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하고 현대미술 기획사무소 숨프로젝트가 기획을 맡아 한국 현대미술의 독창성과 미감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개막식에서 "오늘날 비즈니스와 기술, 특히 AI 시대에는 예술적 감성과 창의성이 경쟁력의 핵심"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예술가들의 창의력이 새로운 산업과 혁신의 영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수자, 김종학, 민병헌, 박제성, 신경균, 이배, 이수경, 하종현, 함경아, 허명욱 등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10명의 작가가 참여하여 각기 다른 재료와 감각으로 일상 속 감정의 다채로운 층위를 탐구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조선 후기 화가 임당 백은배의 '임당인책가도'에서 영감을 받아,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동시대 미술로 그 서사를 확장한다. 참여 작가들은 자신만의 독창적인 방식으로 이러한 주제를 해석하고 시각화한다. 김수자는 '보따리' 연작과 빛의 파사드 설치를 통해 이동과 공존의 리듬을 제시하고, 하종현은 캔버스 뒷면에서 물감을 밀어내는 '배압법' 회화를 통해 물질의 저항과 정신의 응집을 보여준다. 이배는 숯 조각을 통해 소멸과 순환의 미학을, 이수경은 깨진 도자기 조각들을 이어 붙인 '번역된 도자기' 연작으로 상처와 치유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특히 함경아는 북한 자수 장인과의 협업을 통해 분단의 감정적 균열을 시적인 언어로 직조해내며 관람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참여 작가들의 다채로운 표현 방식은 관람객들에게 풍성한 미적 경험을 제공한다. 민병헌의 흑백 사진은 빛과 어둠, 그리고 시간의 층위를 섬세하게 포착하며 사물의 본질에 다가서고, '설악산 화가' 김종학은 강렬한 색채와 역동적인 붓질로 자연의 생명력과 감각적 환희를 재현한다. 신경균은 달항아리의 비움과 충만을 대비시켜 단순함 속에 깃든 장엄함의 미학을 구현하며, 허명욱은 옻칠을 반복적으로 쌓아 올리는 과정을 통해 시간의 깊이와 수행성을 표현한다. 마지막으로 박제성은 인공지능 알고리즘과 이미지 데이터를 결합하여 동시대 시각 체계의 무의식을 탐구하는 혁신적인 작업을 선보이며 기술과 예술의 융합 가능성을 제시한다.

 

전시를 총괄 기획한 이지윤 숨프로젝트 감독은 "20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되는 APEC의 역사적 맥락 속에서 예술이 국경과 언어를 넘어 서로를 이해하게 하는 가장 인간적인 매개임을 보여주고자 했다"며, "단순히 '한국적 정체성'을 표상하는 것을 넘어, 한국 동시대 작가들이 세계의 보편적 언어로 사유하고 응답하는 장을 만들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APEC 정상회의를 기념하여 작가들이 특별히 준비한 스페셜 에디션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다. 김종학의 리미티드 에디션 판화, 신경균의 소형 찻잔 세트, 이수경의 특별 에디션 도자기, 민병헌의 한정판 사진집, 허명욱의 가구와 집기 등은 이번 전시의 의미를 더하며 소장 가치를 높인다. 전시는 11월 9일까지 계속된다.

 

 

 

9월엔 여기…경기도 숨은 힐링 명소 6곳

을 보내거나 숲길을 걷고, 역사의 현장을 돌아보며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여행지가 있다. 경기도는 9월을 맞아 몸과 마음에 잠시 휴식을 주고 복잡한 생각을 내려놓기 좋은 ‘비움 여행지’ 6곳을 소개했다. 고즈넉한 한옥부터 울창한 숲, 역사와 평화를 되새길 수 있는 공간, 도심 속 공원까지 다양한 장소가 포함됐다.첫 번째 장소는 수원화성 성곽 안쪽 남수동에 자리한 ‘남수헌’이다. 검은 기와와 단정한 담장이 이어지는 골목에 들어서면 전통 한옥의 분위기와 현대적인 편의시설을 함께 갖춘 공간을 만날 수 있다. 지난 8월 정식 운영을 시작한 한옥 체험형 복합문화공간이다.대문을 지나면 골목을 중심으로 안채와 사랑채, 별당채가 자리해 작은 한옥마을에 들어선 듯한 느낌을 준다. 중정이 있는 마당과 나무 한 그루, 처마 아래로 들어오는 햇살이 어우러져 차분한 분위기를 만든다.남수헌에는 모두 12개의 한옥 객실이 있으며 객실에 따라 다실과 마당이 마련돼 있다. 일부 객실에서는 프라이빗 온탕도 이용할 수 있다. 1층에는 갤러리카페 ‘오스수원’과 한옥 라이브러리가 있어 숙박객이 아니더라도 방문할 수 있다. 수원화성 성곽길을 걸은 뒤 차와 책, 전시를 즐기며 쉬어가기 좋은 공간이다.남수헌은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남수동에 위치한다. 갤러리카페 오스수원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된다.숲속에서 천천히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포천 국립수목원을 찾을 수 있다. 광릉숲 중심부에 자리한 이곳은 오랜 시간 보호돼 온 대표적인 산림 휴식 공간이다. 1468년 조선 세조의 능림으로 지정된 이후 보호돼 왔으며, 2010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수목원 안에는 산림박물관과 산림생물표본관, 열대식물자원연구센터 등 연구·전시 시설이 마련돼 있다. 다양한 생태 탐방로도 조성돼 있어 숲을 천천히 둘러볼 수 있다.특히 전나무가 곧게 이어지는 전나무 숲길과 고요한 풍경의 육림호 산책로가 대표적인 공간이다.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과 숲의 향기를 느끼며 천천히 걸을 수 있어 복잡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기 좋다.포천 국립수목원은 4월부터 10월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입장 마감은 오후 5시다. 차량을 이용할 경우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대중교통과 자전거, 도보 방문객은 수용 가능한 입장 인원 범위에서 현장 입장이 가능하다.가평에는 잣나무가 가득한 ‘잣향기푸른숲’이 있다. 축령산과 서리산 자락 해발 450~600m에 자리한 산림치유 공간으로, 수령 80년 이상의 잣나무가 국내 최대 규모로 분포해 있다.숲에는 완만한 경사의 무장애 나눔길을 비롯해 여러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길을 따라 평상과 벤치 등 쉼터도 마련돼 있어 걷다가 잠시 쉬어갈 수 있다. 숲체험과 산림치유, 목공체험 등 산림복지 프로그램도 운영된다.잣향기푸른숲은 4월부터 10월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성인 입장료는 1000원이며 산림치유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이 가능하다. 방문 전 프로그램 운영 일정과 예약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역사 속 아픈 기억을 돌아보며 평화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는 곳도 있다. 화성 매향리평화기념관은 반세기 넘게 미군 폭격훈련장으로 사용됐던 매향리의 역사를 기록하고 평화의 가치를 알리는 역사·문화 공간이다.1950년대 쿠니사격장이 들어선 이후 매향리 주민들은 오랜 기간 폭격 소음과 불발탄 위험 속에서 생활했다. 주민들의 노력으로 2005년 사격장이 폐쇄되면서 이곳은 평화의 공간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세계적인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설계한 기념관에서는 쿠니사격장의 역사와 당시 주민들의 삶, 평화를 되찾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옛 쿠니사격장 존치건축물에도 당시의 흔적이 남아 있다.기념관 관람을 마친 뒤에는 인근 매향리평화생태공원까지 함께 둘러볼 수 있다. 과거의 아픔이 평화의 공간으로 바뀌어가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으며 관람료는 무료다.도심 가까이에서 자연을 즐기고 싶다면 부천 자연생태공원도 선택지다. 지하철 7호선 까치울역 인근에 위치한 이곳에는 수목원과 식물원, 자연생태박물관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부천무릉도원수목원에는 약 1000종의 식물이 심어져 있으며 암석원과 약용식물원, 명상원, 하늘호수 등 다양한 테마 공간을 둘러볼 수 있다. 약 2㎞ 길이의 무장애 데크길인 ‘누구나숲길’도 마련돼 있어 편안하게 숲길을 걸을 수 있다.해가 지면 또 다른 방식으로 자연을 만날 수 있다. 야간 관광 콘텐츠인 ‘부천 루미나래 도화몽’은 약 1.5㎞의 수목원 산책로와 데크 숲길을 따라 12개 콘텐츠로 구성돼 있다. 조명과 영상이 자연경관과 어우러지면서 낮과는 다른 분위기를 보여준다.낮에는 초록빛 수목원을 걷고 밤에는 빛과 미디어아트가 결합된 숲을 둘러보는 방식으로 반일 여행을 즐길 수도 있다.마지막으로 의정부 직동근린공원은 먼 곳까지 이동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적합한 도심 속 휴식 공간이다. 도심과 가까우면서도 공원 안으로 들어서면 울창한 숲과 산책로가 이어진다.칸타빌라정원과 청파원, 힐빙정원, 피크닉정원 등 4개의 테마 공간이 조성돼 있으며 계절에 따라 다양한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축구장 등의 체육시설과 어린이 야외체험장, 야외공연장도 마련돼 있다. 곳곳에는 정자와 숲속 쉼터가 있어 잠시 머물 수 있다.산책로는 북한산국립공원 사패산 일대의 안골계곡까지 이어진다. 도심 가까이에서 숲길을 천천히 걸으며 일상의 속도를 늦추기에 좋은 공간이다.직동근린공원은 24시간 연중무휴로 개방하며 이용료는 무료다. 비교적 한적한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에 방문하면 여유롭게 숲을 즐길 수 있다.한옥에서 조용한 밤을 보내거나 오래된 숲을 걷고, 과거의 역사를 되돌아보거나 도심 속 녹지를 거니는 방법까지 ‘비움 여행’의 방식은 다양하다. 경기도가 소개한 6곳은 멀리 떠나지 않고도 잠시 일상의 속도를 늦추고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여행지로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