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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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항아리에 담긴 어머니의 마음… 류시숙 작가 '그리움의 숨결'전

 류시숙 작가의 개인전 '그리움의 숨결'이 오는 11월 1일부터 14일까지 대구 수성구 들안로 155에 위치한 대구미술협회 cL갤러리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생전에 어머니에게 느꼈던 깊은 사랑과 애틋한 그리움, 그리고 삶의 다양한 애환을 주제로 한 회화 작품 20여 점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다. 작가는 어머니와의 추억과 감정을 예술적 언어로 승화시켜, 보편적인 인간의 감정인 사랑과 상실, 회복의 과정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그림 전시를 넘어, 어머니라는 존재가 우리 삶에 미치는 지대한 영향과 그로부터 파생되는 복합적인 감정들을 탐색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되는 작품들 속에는 작가가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걸었던 길의 기억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언덕을 넘고, 개울을 건너며, 복사꽃이 만발한 밭과 드넓은 들판을 지나던 순간의 감정들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어머니의 존재로 다시 태어난다. 화사하게 피어난 꽃들은 어머니의 따뜻한 미소를 상징하며, 굽이진 산 능선은 오랜 세월 속에서도 꿋꿋하게 삶을 살아내신 어머니의 강인한 모습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요양원 면회가 어려워지면서 작가는 어머니에게 전하지 못한 사랑과 죄책감, 그리고 슬픔이라는 복합적인 감정을 겪어야 했다. 이러한 내면의 고통과 미처 다하지 못한 효심은 작품 활동의 강력한 동기가 되어, 작가만의 독특한 예술적 언어로 승화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이번 전시에서 함께 선보이는 달항아리 이미지는 어머니의 마음을 상징하는 중요한 모티프로 등장한다. 넉넉하고 온화한 형태의 달항아리는 아픔을 감싸 안는 따뜻한 온기와 모든 것을 포용하는 넓은 마음, 그리고 자애로운 이해심을 표현한다. 작가는 달항아리가 단순한 형태의 그릇이 아니라, 어머니의 무한한 사랑과 헌신을 담아내는 존재라고 설명한다. 그는 "세월 속에서 비워지고 다시 채워지는 달항아리의 형태는 우리 내면에 남은 사랑, 기억, 그리움의 순환을 닮아 있다"고 언급하며, 달항아리가 지닌 조형적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깊은 철학적 의미를 강조했다. 이러한 달항아리 작품들은 관람객들에게 어머니의 사랑을 다시금 되새기고, 내면의 평화와 위로를 찾는 계기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류시숙 작가의 개인전 '그리움의 숨결'은 오는 11월 14일까지 대구미술협회 cL갤러리에서 계속된다. 이번 전시는 어머니에 대한 지극한 사랑과 그리움을 예술로 승화시킨 작가의 깊은 내면세계를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작가의 진솔한 감정들이 담긴 회화 작품들은 관람객 각자의 어머니에 대한 기억과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세대를 아우르는 보편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시 관람을 통해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잊고 지냈던 소중한 존재에 대한 마음을 다시금 일깨우고, 따뜻한 위로와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판소리와 포크의 만남…구례 가을밤 울린 ‘시인의 마을’

추임새와 박수가 이어졌다. 전통 판소리의 깊은 울림에 이어 익숙한 포크음악이 흐르자 관객들은 노래와 함께 호흡하며 구례의 가을밤을 즐겼다.지난 17일 밤 열린 구례 동편제소리축제에서는 지역 명창들의 판소리와 가수 정태춘·박은옥 부부의 공연이 한자리에서 펼쳐졌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전통 소리와 한국 대중음악의 한 시대를 대표하는 노래가 어우러지며 관객들에게 특별한 무대를 선사했다.이날 구례 명창들의 공연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끈 무대는 박정선 명창의 ‘적벽가’였다. 박 명창은 적벽대전에서 패한 조조가 다급하게 달아나는 장면을 익살스러운 표정과 몸짓, 힘 있는 소리로 풀어냈다. 긴박한 상황을 생생하게 표현하는 대목에서는 객석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고, 관객들은 추임새와 박수로 소리꾼의 무대에 호응했다. 판소리 특유의 해학과 긴장감이 무대를 채우면서 관객들은 이야기 속 장면을 눈앞에서 보는 듯한 몰입감을 느꼈다. 소리꾼의 목소리와 몸짓에 관객의 반응이 더해지며 공연은 무대 위에서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객석과 함께 만들어지는 경험으로 이어졌다.공연의 분위기는 정태춘·박은옥 부부가 무대에 오르면서 또 한 번 달라졌다. 오랜 시간 삶과 시대의 이야기를 노래해 온 두 사람이 모습을 드러내자 객석의 시선이 집중됐다. 대표곡 가운데 하나인 ‘시인의 마을’의 연주가 시작되자 관객석에서는 기다렸다는 듯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노래의 첫 소절을 기다리는 관객들의 반응에는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노래에 대한 반가움이 담겼다. 앞선 판소리 무대에서 추임새로 공연에 참여했던 관객들은 이번에는 익숙한 선율을 따라가며 노래가 전하는 감정에 집중했다. 한 곡의 노래가 오랜 세월 쌓인 기억을 불러내고, 무대와 객석 사이에 공감대를 만들어내는 순간이었다.정태춘·박은옥은 ‘북한강에서’ 등 자신들의 노래를 들려주며 공연의 여운을 이어갔다. 화려한 무대 연출 속에서도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결국 노래에 담긴 이야기와 이를 전하는 목소리였다. 세월이 흐른 뒤에도 다시 듣고 싶은 노래가 무대 위에서 울려 퍼지자 객석은 박수로 화답했다.판소리와 포크음악은 표현 방식과 음악적 형식에서 차이가 있지만, 사람들의 삶과 시대를 이야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판소리는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희로애락을 소리와 이야기로 전해왔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 역시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사회의 모습을 담아내며 청중과 소통해 왔다. 서로 다른 장르의 음악이 한 무대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었던 이유다.구례는 지리산과 섬진강을 품은 지역으로, 동편제 판소리 문화가 이어져 온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지역 명창들의 전통 소리를 감상한 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를 만나는 구성은 이번 축제의 특별한 장면으로 남았다. 지역의 전통문화와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가 한자리에서 만났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첨단 조명과 대형 LED 화면이 설치된 무대 위에서는 오래된 판소리가 울려 퍼졌고, 이어 한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기억을 담은 노래가 흘러나왔다. 전통과 현대를 구분하는 경계보다 서로 다른 음악이 관객에게 어떤 감동을 전하는지가 더욱 중요하게 다가온 무대였다.전통문화는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는 데서만 의미를 찾는 것은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만나고 새로운 장르와 어우러질 때, 전통은 또 다른 방식으로 생명력을 얻는다. 판소리의 추임새와 대중가요를 향한 박수가 같은 밤에 이어진 것은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구례 동편제소리축제의 가을밤은 그렇게 전통과 현대의 음악이 함께 만드는 공연장으로 변했다. 명창의 소리에 관객들은 “얼씨구”와 “좋다”를 외쳤고, ‘시인의 마을’이 시작되자 큰 박수로 화답했다. 서로 다른 시대와 장르에서 출발한 음악은 사람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통해 하나로 이어졌고, 관객들은 그 울림을 함께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