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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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다 모였는데 주인공은 처음 보는 얼굴?…'국민 도적' 홍길동의 파격 세대교체

 25년 만에 우리 곁으로 돌아온 마당놀이 '홍길동전'이 단순한 추억의 재현을 넘어, 2025년 대한민국의 현실을 정조준하는 날카로운 풍자극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마당놀이의 신화'를 썼던 연출 손진책, 작곡 박범훈, 안무 국수호, 연희감독 김성녀 등 원조 제작진이 다시 뭉쳤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대를 모으는 '홍길동이 온다'는 과거의 영광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했던" 서자의 설움이라는 고전 서사를 오늘날 청년들이 겪는 취업난, 사회적 단절, 그리고 만연한 불평등 문제와 정면으로 교차시킨다. 1993년 초연 당시 부패한 권력과 위선을 통렬하게 꼬집었던 파격은 그대로 유지하되, 그 칼끝이 향하는 방향을 동시대의 모순으로 옮겨와 시대를 관통하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이번 공연의 가장 파격적인 변화는 주인공 홍길동을 당대 최고의 여성 소리꾼들이 연기하는 '젠더 프리' 캐스팅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과거 '원조 홍길동'으로 전설적인 무대를 선보였던 김성녀의 뒤를 이어, 국립창극단의 간판스타 이소연과 국악그룹 '우리소리 바라지'의 김율희가 더블 캐스팅되어 각기 다른 매력의 K-히어로를 선보인다. 이는 정형화된 남성 영웅 서사를 탈피하는 신선한 시도이자, 두 소리꾼의 섬세하면서도 호쾌한 에너지가 지금 시대가 마주한 답답함을 어떻게 풀어낼지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원조' 김성녀 연희감독은 "강직한 리더십의 이소연표 홍길동과 자유롭고 당찬 김율희표 홍길동을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며 후배들에 대한 강한 신뢰를 드러내, 세대교체를 통해 더욱 풍성해질 홍길동의 새로운 모습를 예고했다.

 


2025년의 홍길동은 혼자가 아니다. 원작에는 없던 여성 활빈당원 '삼충'이라는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해 극에 유쾌한 활력을 불어넣고, 30여 년간 국립창극단을 지킨 김학용을 비롯한 실력파 배우들이 무대를 가득 채운다. 특히 이번 공연은 마당놀이의 전통적인 틀을 넘어선 화려한 볼거리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공중을 나는 플라잉 액션, 관객의 눈앞에서 펼쳐지는 마술, 아크로바틱과 롤러스케이트 퍼포먼스까지, 50여 명의 출연진이 쉴 틈 없이 무대를 누비며 홍길동의 신묘한 활약상을 역동적으로 구현한다. 여기에 작곡가 김성국이 새롭게 합류하여 기존 음악에 현대적 감각을 덧입힌 세련된 음악은 극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린다.

 

이 모든 새로움 속에서도 마당놀이의 핵심인 '신명과 소통'의 가치는 변치 않는다. 공연 시작 전 엿을 나누어 먹는 소박한 정부터, 돼지머리에 복돈을 꽂으며 새해의 안녕을 비는 고사, 공연 내내 터져 나오는 관객들의 추임새와 마지막을 장식하는 뒤풀이 춤판까지, '홍길동이 온다'는 관객과 배우가 함께 호흡하며 완성하는 축제의 장을 펼친다. 웃음과 해학으로 묵은해의 부정적인 것들을 털어내고, 마음속에 희망을 심어주는 한국형 송구영신(送舊迎新) 공연으로서, 연말연시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웃음과 속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것이다.

 

'단풍 구경 오지 마세요?'…결국 대전시가 칼 빼 든 '이곳'의 교통 대란

74만 명이 다녀갔고, 이 중 27%에 달하는 방문객이 10월과 11월 단풍철에 집중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특히 주말이면 하루 평균 2만 명이 넘는 인파와 100대 이상의 대형버스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휴양림으로 향하는 약 4km 남짓한 도로는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하기 일쑤였다. 평소라면 10분에서 15분이면 충분히 도착할 거리를 1시간, 심지어 2시간 가까이 길 위에서 허비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자, 방문객들의 불만과 원성은 극에 달했다. 아름다운 단풍을 보기도 전에 진입로에서부터 지쳐버리는 최악의 경험이 해마다 되풀이된 것이다.이에 대전시가 마침내 칼을 빼 들었다. 11월 한 달을 특별 교통대책 기간으로 선포하고, 주말과 공휴일에 집중하여 고질적인 교통난 해소를 위한 총력전에 돌입한 것이다. 이번 대책은 단순히 인력을 배치하는 수준을 넘어,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하는 입체적인 방식으로 설계되었다. 가장 핵심적인 조치는 대규모 임시주차장 확보다. 대형버스는 휴양림 주차장에서 승객을 하차시킨 뒤, 인근 기성중학교 운동장과 벌곡로 일원에 마련된 별도의 공간으로 이동하여 주차하도록 했다. 이는 휴양림 내부의 주차 및 회차 공간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 일반 승용차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또한, 유관기관과의 협조를 통해 교통안내요원을 곳곳에 배치하고, 실시간 상황을 공유하는 안내상황실을 운영하여 방문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이번 대책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교통 흐름을 방해하는 '얌체 주차'를 원천 봉쇄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들이다. 시는 제2주차장 내에 대형버스 전용 회차 공간을 별도로 조성하는 한편, 상습적인 노면 주차로 몸살을 앓았던 약 1.2km 구간에 중앙선 차단시설을 설치했다. 물리적인 시설물을 통해 불법 주정차 공간 자체를 없애버림으로써, 차량 흐름을 막는 가장 큰 원인을 제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와 함께 휴양림 인근 요양원 등 사회복지시설 주변을 중심으로 불법 주정차 집중 단속을 예고하며, 시민들의 안전까지 고려하는 세심함을 보였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응급상황 대응체계 구축 역시 이번 대책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한다.대전시의 이번 노력은 단기적인 처방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해결책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시는 올해의 특별 대책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부터는 장태산 자연휴양림의 교통질서 유지를 위한 전문 용역을 본격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매년 반복되는 '땜질식' 처방에서 벗어나, 전문가들을 통해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교통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이번 11월의 교통 대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나아가 내년의 전문적인 관리 시스템까지 안착된다면, 장태산은 극심한 교통체증이라는 오명을 벗고 누구나 편안하게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진정한 힐링 명소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