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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가계엔 '대출 강화' 기업엔 '숨통'…4분기 대출태도 엇갈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4분기 국내 은행권의 가계대출 문턱이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9월 1일부터 15일까지 국내은행 18곳을 포함한 총 203개 금융기관 여신 총괄 책임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설문조사에서, 4분기 은행의 대출태도 종합지수는 –14로 집계되었다. 이는 전 분기인 3분기의 –28보다는 마이너스 폭이 다소 축소된 수치이나, 여전히 금융기관들이 전 분기 대비 대출 심사를 강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임을 시사한다. 대출태도 종합지수의 마이너스 부호는 대출태도 강화, 신용위험 감소, 대출수요 감소를 의미하며, 플러스 부호는 그 반대를 나타낸다. 이러한 경향은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와 맞물려 더욱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세부 대출 주체별로 살펴보면, 가계 주택대출은 –28, 가계 일반대출(신용대출 등)은 –19를 기록하며 모두 대출태도 강화 우위가 예상되었다. 다만, 3분기에 각각 –53과 –36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강화 의견이 다소 약화된 양상을 보였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와 관련하여 "6·27 대책 및 후속 대책의 영향으로 주택 관련 대출과 신용대출 모두 대출태도가 강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하며 정부 정책의 영향을 강조했다. 반면, 대기업 대출은 6, 중소기업 대출은 3으로 각각 플러스 수치를 기록하여, 기업 대출에 대해서는 대출태도가 소폭 완화될 것으로 관측되었다. 이는 기업들의 자금 조달 환경에 대한 은행권의 인식이 가계와는 상이함을 보여준다.

 


4분기 대출수요 종합지수는 –5로, 3분기의 –6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며 전반적인 대출 수요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었다. 특히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가계 주택대출 수요는 –31을 기록하며 상당한 감소가 예상되었다. 이는 주택 시장 안정화와 가계 부채 증가 억제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대출 수요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대기업 대출 수요는 11, 중소기업 대출 수요는 19로 각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이는 국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들이 운전자금 확보 및 유동성 관리를 위한 대출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의 자금 수요 증가는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도 기업들이 생존과 성장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은행들이 예상한 4분기 국내 신용위험 종합지수는 25로, 3분기(28)보다 소폭 낮아졌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기업의 신용위험은 11, 가계의 신용위험은 22로 각각 나타났으며,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은 33에서 28로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한국은행 관계자는 "기업 신용위험은 국내외 경제 여건 불확실성 지속과 업황 부진에 따른 수익성 저하 우려 등의 영향으로 경계감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가계 신용위험 역시 취약 차주 중심의 건전성 악화 우려 등으로 경계감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이며, 전반적인 신용 위험에 대한 금융기관들의 경계심이 여전히 높음을 시사했다. 이는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 유지를 위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선제적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모차르트 고향이 왜 '소금 도시'?…잘츠부르크에 숨겨진 비밀

. 과거 바다였던 곳이 지각 변동으로 융기하며 형성된 고산지대의 소금 지형이 대표적이다. 미국 유타주의 솔트레이크시티는 그레이트솔트 호수와 로키산맥 사이에 광활한 소금 평원을 자랑하며, 남미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사막은 비가 내리면 하늘을 비추는 거대한 거울로 변해 수많은 이들의 여행 버킷리스트에 이름을 올린다. 고구려 동명성왕이 소금을 채취했다고 전해지는 티베트의 소금산 역시 인도 대륙이 유라시아 대륙과 충돌하며 바다가 솟아올라 만들어진 경이로운 자연의 산물이다.유럽 대륙에서는 땅속 깊은 곳에 숨겨진 암염이 도시의 운명을 바꾸었다. '소금'을 의미하는 'Sal'과 'Hal'이라는 어원을 이름에 품은 도시들이 그 증거다. 모차르트의 고향으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는 '소금의 성'이라는 뜻처럼 거대한 소금 광산을 기반으로 번영을 누렸다. 같은 나라의 할슈타트는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중 하나로 손꼽히지만, 그 본질은 수천 년 역사의 소금 광산 도시다. 1만 2천 년 전 인류의 거주 흔적이 남아있는 이 고대 도시에서는 배를 타고 땅속 호수를 건너고 리프트와 열차를 타며 광산을 탐험하는 독특한 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여행객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폴란드의 비엘리츠카 소금광산이나 독일의 소금 동굴 치료 시설 역시 소금이 만들어낸 이색적인 관광 자원이다.바닷물을 이용해 소금을 생산하던 염전 지대 또한 그 가치를 인정받으며 새로운 관광지로 거듭났다. 세계 최고 품질의 천일염을 생산하는 프랑스 게랑드 염전 인근에는 유서 깊은 항구도시 낭트가 자리 잡아 시너지를 내고 있다. 육지에 갇힌 바닷물이 오랜 세월 증발하며 형성된 이스라엘과 요르단 국경의 사해는 일반 바다보다 훨씬 높은 염도 덕분에 물에 몸을 맡기면 저절로 떠오르는 신비한 부력 체험으로 명성이 높다. 고대 잉카제국의 지혜가 깃든 페루 살리나스의 계단식 소금밭 역시 험준한 산악 지형과 어우러져 독특하고 장엄한 풍경을 연출하며 여행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소금의 흔적은 비단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땅 곳곳에도 소금과 관련된 지명이 남아 그 역사를 증명하고 있다. 서울의 염창동(鹽倉洞)과 염리동(鹽里洞)은 과거 소금 창고와 소금 상인들이 모여 살던 마을이었음을 이름으로 말해주고 있으며, 강원도 정선의 염장봉(鹽藏峰) 역시 소금을 보관하던 곳이라는 유래를 품고 있다. 이처럼 소금은 인류의 생존을 책임졌던 필수 자원을 넘어, 오랜 시간과 자연, 그리고 인간의 역사가 빚어낸 독특한 문화 경관을 형성하며 오늘날까지 그 중요성과 가치를 다채로운 방식으로 증명해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