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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세계 최초’로 해냈다…10년 공들인 ‘토지’ 완역본, 결국 최고상 수상

 작가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가 한국 문학의 위상을 일본에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쾌거를 이뤘다. 일본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제79회 마이니치출판문화상을 수상한 것이다. 한국 문학을 전문적으로 소개해 온 일본 쿠온출판사가 10년에 걸친 집념으로 일궈낸 결실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깊다. 2014년 번역 기획을 시작해 2016년 첫 두 권을 선보인 이후, 장장 20권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을 완역해내기까지 기나긴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일본 출판계의 가장 영예로운 상 중 하나를 거머쥐며 그 위대한 여정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이번 수상은 '토지'가 지닌 문학적 가치와 시대적 의미를 일본 주류 문단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사건으로 평가된다. 심사를 맡은 일본의 저명 작가 나카지마 교코는 '토지'를 박경리 작가가 1969년부터 25년간 집필하며 600명이 넘는 인물 군상을 그려낸 불후의 명작이라 소개했다. 특히 그는 '토지'가 한강과 같은 현대 한국 작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언급하며 그 문학사적 계보의 중요성을 짚었다. 나아가 "근현대사를 식민지로부터 비춰보는 관점이 매우 귀중하다"고 평하며, 이번 완역이 일본 출판계에 '극히 큰 수확'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토지'의 완역본 출간은 일본이 세계 최초라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한국 문학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존경심 없이는 불가능한, 출판사의 사명감과 뚝심이 만들어낸 기념비적인 성과다. 쿠온출판사와 김승복 대표의 노력은 단순한 번역 출간을 넘어, 한일 양국의 문화적 교류와 이해의 폭을 넓히는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다. 그들은 단순한 비즈니스를 넘어, 한 작가의 문학 세계를 온전히 되살려내고 그 가치를 알리는 데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인 것이다.

 

이러한 헌신은 지난해 10월, 완역된 '토지' 20권 전권을 작가의 고향인 통영시에 기증하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이어졌다. 김승복 대표는 2016년 1, 2권을 들고 박경리 작가의 묘소를 찾아 완간을 약속했던 과거를 회상하며, 마침내 그 약속을 지키게 된 벅찬 감회를 밝혔다. 작가에 대한 깊은 존경심과 그의 고향에 대한 애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이 감동적인 행보는, '토지'의 일본 완역이 단순한 출판 프로젝트가 아닌, 문학을 통해 이어진 진심 어린 교감의 결과물임을 보여준다.

 

나무 단 두 그루에 40억?…사람들 지갑 열게 만든 '마성의 정원'

년 처음 문을 연 이후, 10년 만인 2019년에 100만 명을 돌파한 데 이어, 불과 5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100만 명의 발길을 이끌며 가속도가 붙은 인기를 증명했다. 특히 지난해 연간 11만 명이 찾았던 정원은 올해는 이미 15만 명을 훌쩍 넘어서는 등 방문객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여서,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이 정원의 인기 비결은 단연 압도적인 가치를 자랑하는 명품 분재들이다. 그중에서도 한 그루당 20억 원을 호가하는 주목 분재 두 그루는 분재정원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로, 살아있는 예술 작품이 주는 경이로움을 선사한다. 이 외에도 수백 년의 세월을 견딘 소사나무, 모과나무, 해송 등 500여 점에 달하는 각양각색의 분재들이 저마다의 기품과 자태를 뽐내며 방문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오랜 시간과 자연, 그리고 장인의 손길이 빚어낸 이 분재들은 단순한 식물을 넘어,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박물관을 이루고 있다.분재정원의 매력은 값비싼 분재에만 그치지 않는다. 겨울철이 되면 4천만 송이에 달하는 애기동백꽃이 붉게 만개하여 설경과 어우러지는 장관을 연출, 사시사철 다른 매력을 선사하며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게 만든다. 이처럼 계절마다 특색 있는 볼거리를 제공하는 전략은 방문객들의 재방문율을 높이는 동시에, 분재에 큰 관심이 없던 이들까지 끌어들이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겨울 추위 속에서 붉은 꽃망울을 터뜨리는 애기동백의 군락은 분재와는 또 다른 감동을 안겨주며 정원의 가치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이러한 성공의 배경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땀 흘리는 전문가들의 노력이 숨어있다. 김현경 동부정원관리사업소 분재정원팀장이 밝혔듯, 전문 분재관리사들이 500여 점의 명품 분재 하나하나를 자식처럼 돌보며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계절별 테마 정원을 가꾸는 데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지자체의 꾸준한 투자와 특색 있는 콘텐츠 개발, 그리고 전문가들의 헌신적인 관리가 삼위일체를 이루어 신안 분재정원을 단순한 공원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생태 문화 관광의 성공 모델로 만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