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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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잘 주무셨나요? 기억력 갉아먹는 '소리 없는 암살자'의 정체

 잠을 잘 때 일시적으로 숨이 멈추는 수면무호흡증이 뇌의 핵심적인 '청소 시스템'을 망가뜨려 치매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 교수팀은 고려대 및 하버드의대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뇌에서 노폐물 배출 기능이 저하되면서 직접적으로 기억력 감퇴로 이어진다는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기도가 막혀 호흡이 단절되는 질환으로, 체내 산소 공급을 방해하고 잦은 각성을 유발해 숙면을 방해한다. 이로 인해 장기간 방치 시 치매와 같은 심각한 뇌 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그 정확한 과정은 베일에 싸여 있었다.

 

연구팀은 그 비밀을 뇌의 '아교림프계(glymphatic system)'에서 찾았다. 아교림프계는 뇌척수액을 순환시켜 뇌세포 활동의 부산물로 쌓이는 노폐물을 씻어내는 일종의 하수처리 시스템과 같다. 특히 알츠하이머 치매의 주원인으로 지목되는 '베타아밀로이드'와 같은 독성 단백질을 뇌 밖으로 배출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데, 이 시스템은 깊은 잠에 들었을 때 가장 활발하게 작동한다. 연구팀이 한국인 성인 1110명을 평균 4.2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은 이 아교림프계의 활성도가 현저히 떨어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면의 질이 나빠지면서 뇌가 스스로를 정화할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이다.

 


실제 MRI 검사 결과는 이러한 연관성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아교림프계 활성도를 나타내는 'DTI-ALPS 점수'가 수면무호흡증 환자군에서 유의미하게 낮게 나타난 것이다. 이는 뇌의 청소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하며, 실질적인 인지 기능 저하로도 이어졌다. 해당 환자들은 사람의 얼굴이나 특정 장면을 기억하는 '시각 기억력' 평가에서도 뚜렷하게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즉, 수면무호흡증이 직접 뇌세포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뇌의 청소 기능을 망가뜨리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인지 기능을 서서히 악화시킨다는 사실이 증명된 셈이다. 증상이 심할수록 이러한 경향은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

 

다행히 희망적인 결과도 함께 제시되었다. 양압기 치료나 생활 습관 개선 등을 통해 수면무호흡증 증상이 호전된 환자들의 경우, 저하되었던 뇌 청소 기능과 기억력이 다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는 수면무호흡증이 조기에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뇌 기능 손상을 막거나 심지어 되돌릴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윤창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수면무호흡증이 어떤 원리로 인지기능 저하를 일으키는지 규명한 중요한 장기 연구"라며 "결국 잘 자는 것이 뇌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길이며, 수면무호흡증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무 단 두 그루에 40억?…사람들 지갑 열게 만든 '마성의 정원'

년 처음 문을 연 이후, 10년 만인 2019년에 100만 명을 돌파한 데 이어, 불과 5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100만 명의 발길을 이끌며 가속도가 붙은 인기를 증명했다. 특히 지난해 연간 11만 명이 찾았던 정원은 올해는 이미 15만 명을 훌쩍 넘어서는 등 방문객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여서,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이 정원의 인기 비결은 단연 압도적인 가치를 자랑하는 명품 분재들이다. 그중에서도 한 그루당 20억 원을 호가하는 주목 분재 두 그루는 분재정원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로, 살아있는 예술 작품이 주는 경이로움을 선사한다. 이 외에도 수백 년의 세월을 견딘 소사나무, 모과나무, 해송 등 500여 점에 달하는 각양각색의 분재들이 저마다의 기품과 자태를 뽐내며 방문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오랜 시간과 자연, 그리고 장인의 손길이 빚어낸 이 분재들은 단순한 식물을 넘어,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박물관을 이루고 있다.분재정원의 매력은 값비싼 분재에만 그치지 않는다. 겨울철이 되면 4천만 송이에 달하는 애기동백꽃이 붉게 만개하여 설경과 어우러지는 장관을 연출, 사시사철 다른 매력을 선사하며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게 만든다. 이처럼 계절마다 특색 있는 볼거리를 제공하는 전략은 방문객들의 재방문율을 높이는 동시에, 분재에 큰 관심이 없던 이들까지 끌어들이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겨울 추위 속에서 붉은 꽃망울을 터뜨리는 애기동백의 군락은 분재와는 또 다른 감동을 안겨주며 정원의 가치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이러한 성공의 배경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땀 흘리는 전문가들의 노력이 숨어있다. 김현경 동부정원관리사업소 분재정원팀장이 밝혔듯, 전문 분재관리사들이 500여 점의 명품 분재 하나하나를 자식처럼 돌보며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계절별 테마 정원을 가꾸는 데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지자체의 꾸준한 투자와 특색 있는 콘텐츠 개발, 그리고 전문가들의 헌신적인 관리가 삼위일체를 이루어 신안 분재정원을 단순한 공원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생태 문화 관광의 성공 모델로 만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