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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90 타고 삼성 심장부로…반도체 전쟁의 '키'를 쥔 남자의 방한

 글로벌 반도체 전쟁의 향방을 가를 핵심 플레이어가 한국을 찾았다. 반도체 초미세 공정의 심장이라 불리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공급하는 네덜란드 ASML의 크리스토퍼 푸케 최고경영자(CEO)가 그 주인공이다. 푸케 CEO는 12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연구개발(R&D) 허브인 경기 화성 DSR(부품연구동)을 직접 방문해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을 비롯한 삼성의 핵심 경영진과 마주 앉았다. 단순한 공급사 CEO의 방문을 넘어, 미래 반도체 패권의 향방을 결정지을 중차대한 논의가 오갔다는 점에서 업계의 모든 시선이 화성으로 집중됐다. 이들의 1시간 30분에 걸친 오찬 회동은 단순한 식사 자리가 아닌, 차세대 기술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치열한 전략적 협상의 장이었다.

 

이번 회동의 핵심 의제는 단연 '하이 뉴메리컬어퍼처(NA) EUV' 장비였다. 기존 EUV 장비보다 1.7배 더 정밀한 회로 구현이 가능한 이 차세대 장비는, 대당 가격이 무려 5500억 원에 달하지만 연간 생산량이 7~8대에 불과해 전 세계 반도체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확보 경쟁을 벌이는 '꿈의 장비'다. 이 장비를 누가 먼저, 그리고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가 곧 미래 기술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연내 1대를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총 2대의 하이 NA EUV 장비를 도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이번 만남은 해당 장비를 활용한 구체적인 기술 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양사 경영진은 이 자리에서 수직채널트랜지스터(VCT) D램, 2나노 이하 파운드리 공정 등 미래 먹거리 기술에 대한 공동 R&D 방안을 구체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케 CEO의 방한 일정은 삼성전자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그는 지난 11일 입국 직후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을 만나는 등, 한국의 양대 반도체 기업 수뇌부를 모두 만나며 광폭 행보를 보였다. 12일 오전에는 ASML이 경기도 화성에 새롭게 마련한 신사옥 '화성 캠퍼스' 준공식에 참석해 송재혁 삼성전자 사장, 김용관 삼성전자 사장, 차선용 SK하이닉스 사장 등 양사의 최고기술책임자(CTO)급 인사들과도 긴밀한 대화를 나눴다. 이는 ASML이 삼성과 SK하이닉스를 단순한 고객사가 아닌, 미래 기술을 함께 열어갈 핵심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반도체 업계의 '슈퍼 을'로 불리는 ASML이 한국 기업들과의 동맹을 한층 더 강화하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ASML이 약 2400억 원을 투자해 구축한 화성 신사옥은 단순한 업무 공간을 넘어, 한국 반도체 생태계와의 협력을 위한 전략적 전초기지 역할을 할 전망이다. 푸케 CEO가 준공식에서 "화성 캠퍼스를 통해 긴밀한 협력과 신속한 기술 지원이 가능해졌다"고 강조한 것처럼, 이제 ASML의 전문 인력들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지리적으로 더 가까운 곳에서 차세대 장비의 개발과 안정화, 유지보수 등을 직접 지원하게 된다. 이는 장비의 효율을 극대화하고 신기술 개발 속도를 앞당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 및 지자체 주요 관계자, 주한 네덜란드 대사까지 참석한 이날 준공식은 ASML과 한국 반도체 산업의 파트너십이 새로운 차원으로 격상되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나무 단 두 그루에 40억?…사람들 지갑 열게 만든 '마성의 정원'

년 처음 문을 연 이후, 10년 만인 2019년에 100만 명을 돌파한 데 이어, 불과 5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100만 명의 발길을 이끌며 가속도가 붙은 인기를 증명했다. 특히 지난해 연간 11만 명이 찾았던 정원은 올해는 이미 15만 명을 훌쩍 넘어서는 등 방문객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여서,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이 정원의 인기 비결은 단연 압도적인 가치를 자랑하는 명품 분재들이다. 그중에서도 한 그루당 20억 원을 호가하는 주목 분재 두 그루는 분재정원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로, 살아있는 예술 작품이 주는 경이로움을 선사한다. 이 외에도 수백 년의 세월을 견딘 소사나무, 모과나무, 해송 등 500여 점에 달하는 각양각색의 분재들이 저마다의 기품과 자태를 뽐내며 방문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오랜 시간과 자연, 그리고 장인의 손길이 빚어낸 이 분재들은 단순한 식물을 넘어,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박물관을 이루고 있다.분재정원의 매력은 값비싼 분재에만 그치지 않는다. 겨울철이 되면 4천만 송이에 달하는 애기동백꽃이 붉게 만개하여 설경과 어우러지는 장관을 연출, 사시사철 다른 매력을 선사하며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게 만든다. 이처럼 계절마다 특색 있는 볼거리를 제공하는 전략은 방문객들의 재방문율을 높이는 동시에, 분재에 큰 관심이 없던 이들까지 끌어들이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겨울 추위 속에서 붉은 꽃망울을 터뜨리는 애기동백의 군락은 분재와는 또 다른 감동을 안겨주며 정원의 가치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이러한 성공의 배경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땀 흘리는 전문가들의 노력이 숨어있다. 김현경 동부정원관리사업소 분재정원팀장이 밝혔듯, 전문 분재관리사들이 500여 점의 명품 분재 하나하나를 자식처럼 돌보며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계절별 테마 정원을 가꾸는 데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지자체의 꾸준한 투자와 특색 있는 콘텐츠 개발, 그리고 전문가들의 헌신적인 관리가 삼위일체를 이루어 신안 분재정원을 단순한 공원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생태 문화 관광의 성공 모델로 만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