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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성공해도 죽는다…연간 1000조원 쏟아부어도 못 막는 '항생제 종말' 시나리오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조용한 살인자’, 항생제 내성균의 경고등이 켜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항생제 내성을 현대 의학의 모든 성과를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는 심각한 위협으로 규정했다. 실제로 2019년 한 해에만 항생제 내성균 감염으로 직접 사망한 사람은 127만 명, 관련 사망자는 495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말라리아, 에이즈, 결핵으로 인한 사망자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수치다. 암으로 인한 연간 사망자가 약 1000만 명인 점을 고려하면 단순 수치로는 적어 보일 수 있지만, 항생제 내성은 수술, 항암 치료, 신생아 관리 등 의료 시스템의 근간을 뒤흔든다는 점에서 그 파괴력은 암을 능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내성균 치료에 드는 비용만 연간 988조 원에 육박하며, 인류는 보이지 않는 적과의 값비싼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러한 위협은 더 이상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 역시 항생제 내성균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는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 감염 사례는 2017년 5,717건에서 2023년 3만 8,405건으로 불과 6년 만에 6.7배나 폭증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로 인한 사망자 수가 같은 기간 37명에서 663명으로 17배나 급증했다는 사실이다. 특히 요양병원 등 고령층이나 장기 입원 환자가 밀집한 곳에서 내성균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며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외에도 반코마이신 내성 장알균(VRE)의 내성률이 꾸준히 증가하는 등, 국내 보건 체계는 이미 심각한 도전에 직면한 상태다.

 


항생제 내성의 진짜 공포는 단순 감염병 치료의 실패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이는 현대 의학의 안전망 자체를 붕괴시키는 연쇄 작용을 일으킨다. 성공적으로 끝난 수술도 내성균 감염 앞에서는 속수무책이 될 수 있고, 면역력이 떨어진 암 환자는 항암 치료 일정을 중단해야 하는 치명적인 상황에 놓인다. 신생아 패혈증 치료가 실패로 돌아갈 수도 있다. 내성균에 감염된 환자는 평균 입원 기간이 2~3배 길어지고 치료비는 수천만 원까지 치솟아 개인과 사회에 막대한 부담을 안긴다. 새로운 항생제 개발 속도는 내성균의 진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이대로라면 인류는 간단한 세균 감염에도 목숨을 잃던 ‘항생제 이전 시대’로 회귀할 수 있다는 끔찍한 경고가 현실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이 거대한 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사회 전체의 총력 대응이 절실하다. 환자는 감기 같은 바이러스 질환에 항생제를 요구해서는 안 되며, 처방받은 항생제는 반드시 끝까지 복용해 어설픈 내성균을 남기지 말아야 한다. 의료진은 불필요한 항생제 처방을 줄이고, 병원 내 감염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축산 분야에서는 가축의 성장 촉진을 위한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을 중단해야 하며, 정부는 국가 차원의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환경으로의 내성균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항생제 내성 문제는 더 이상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생존이 걸린 문제임을 인식하고 모든 사회 구성원이 각자의 위치에서 책임감 있는 행동에 나서야 할 때다.

 

'안경 맞추러' 한국 온다는 외국인들, 대체 왜?

다. 과거 쇼핑 리스트가 화장품이나 의류에 집중되었다면, 이제는 여행 일정에 ‘안경 맞추기’를 계획적으로 포함하는 외국인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행위를 넘어, 한국의 뛰어난 기술력과 합리적인 가격, 그리고 세계적인 패션 트렌드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문화 체험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안경원이 가진 독보적인 경쟁력이 외국인 관광객들의 여행 패턴 자체를 바꾸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이러한 현상은 구체적인 수치로도 명확히 증명된다. 국내 인바운드 관광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6월부터 10월까지 5개월간 안경원 관련 상품의 거래액은 직전 5개월 대비 무려 1608%라는 경이로운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정 국가에 편중되지 않고 아시아, 북미, 유럽 등 전 세계 관광객들이 고르게 한국 안경원을 찾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가장 열광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미국인들로, 전체 예약의 약 49%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대만(26%), 독일(9%) 등이 이으며 한국 안경의 매력이 특정 문화권을 넘어 보편적인 경쟁력을 갖추었음을 보여주었다.외국인들이 자국에서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한국까지 와서 안경을 맞추는 가장 큰 이유는 단연 압도적인 ‘속도’에 있다. 본국에서는 시력 검사 후 안경을 수령하기까지 짧게는 수일에서 길게는 몇 주까지 소요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한국에서는 검안부터 렌즈 가공, 안경테 피팅까지 모든 과정이 단 30분에서 1시간이면 완료된다. 여행자에게 시간은 금과 같은 만큼, 당일 구매 후 바로 착용하고 남은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매력이다. 여기에 품질 좋은 안경을 본국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손에 넣을 수 있다는 ‘가격 경쟁력’까지 더해지면서, 한국에서의 안경 쇼핑은 ‘가성비’와 ‘가심비’를 모두 충족시키는 최고의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단순히 빠르고 저렴하다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안경을 시력 교정 도구를 넘어 자신을 표현하는 핵심적인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한국 안경 산업이 가진 ‘디자인 경쟁력’이 외국인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또 다른 중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신 유행을 즉각적으로 반영한 트렌디한 디자인부터 개성 넘치는 독특한 스타일까지, 자국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빠른 제작 속도, 합리적인 가격, 그리고 트렌디한 디자인이라는 삼박자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면서, 한국의 안경원은 K-콘텐츠의 새로운 주역이자 외국인 관광객이라면 반드시 들러야 할 ‘성지’로 거듭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