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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떼주고 전쟁 끝내라?"…미국의 '굴욕적 평화안'에 발칵 뒤집힌 우크라이나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3년 9개월간 이어진 전쟁을 끝내기 위한 고위급 회담을 가졌으나, 종전의 열쇠를 쥔 미국의 평화구상안이 오히려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양측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회담 직후 "매우 생산적인 협의"였다고 밝혔지만, 이는 외교적 수사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까지 합의하라"며 시한까지 못 박은 상황에서 열린 이번 회담은 사실상 미국의 압박에 우크라이나가 얼마나 굴복할지를 가늠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회담의 표면적인 성과와는 별개로, 미국이 제시한 평화안의 독소 조항들이 알려지면서 우크라이나는 물론 유럽 동맹국들까지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최종 합의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문제의 핵심은 미국이 제시한 28개 항목의 평화구상안 세부 내용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 초안에는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와 전쟁 후 점령 중인 동부 돈바스 지역 전체를 '사실상 러시아령(de facto Russian)'으로 인정한다는 충격적인 내용이 담겼다. 이는 과거 '사실상 러시아가 통제하는 지역'이라는 표현보다 한층 더 나아가 러시아의 영유권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으로, 우크라이나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영토 포기 선언과 다름없다. 반면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안보를 보장할 핵심적인 장치들은 제대로 명시되지 않아, 사실상 우크라이나의 희생을 강요하는 '항복 문서'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에 우크라이나와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국들은 즉각 반발하며 수정안을 제시했다. 이들은 돈바스 전체를 포기하는 대신 현재의 전선을 기준으로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감군 요구에 맞서 군 규모를 60만 명이 아닌 80만 명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포기의 대가로 나토의 집단 방위 체제와 동등한 수준의 강력한 안보 보장을 미국에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요구들은 그동안 러시아가 결사반대해 온 내용들이라 최종 평화안에 담길 가능성은 희박하다. 만약 포함된다 하더라도 이번에는 러시아의 극심한 반발에 부딪힐 것이 자명해, 평화로 가는 길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처럼 진퇴양난의 상황 속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악의 정치적 시험대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크라이나가 고마움을 모른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고, 국내에서는 측근의 대형 비리 사건과 불리한 전황으로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젤렌스키가 미국의 요구를 수용한다면 거센 내부 저항에 직면할 것이고, 거부한다면 미국의 지원 중단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감수해야 한다. 결국 미국의 추가 지원 없이는 전쟁 지속이 어려운 현실과, 영토를 포기할 수 없다는 국민적 여론 사이에서 벼랑 끝에 몰린 젤렌스키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오페라하우스 보면서 점심을?…시드니 현지인들만 아는 '뷰 맛집' 공원의 정체

계절,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관광청이 한여름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시드니의 대표적인 피크닉 명소들을 소개했다. 현지인들의 일상 깊숙이 자리 잡은 피크닉 문화는 시드니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다. 세계적인 항구의 풍경과 잘 가꾸어진 공원, 도심 속 고요한 자연이 어우러진 시드니에서는 누구나 쉽게 여유로운 피크닉을 즐길 수 있다. 복잡한 도심 관광에서 잠시 벗어나 현지인처럼 여유를 즐기고 싶다면, 반나절 일정으로 떠나는 피크닉은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시드니의 심장부에서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녹색 오아시스는 단연 '하이드 파크'와 '왕립 식물원'이다. 시드니에서 가장 오래된 공원인 하이드 파크는 높은 빌딩 숲 사이 넓은 잔디밭과 무성한 나무 그늘을 제공하며, 바쁜 도시의 활기 속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완벽한 휴식처다. 공원 안에는 아름다운 아트데코 양식의 건축물인 안작(ANZAC) 전쟁기념관과 유럽풍 조각이 인상적인 아치볼드 분수 등 볼거리도 풍부해 산책을 겸하기에 좋다. 바로 옆에 위치한 왕립 식물원은 한 단계 더 나아가 압도적인 자연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식물원인 이곳은 푸른 잔디 너머로 시드니 하버 브리지와 오페라하우스가 그림처럼 펼쳐지는 '뷰 맛집'으로 유명하다. 유명 셰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피크닉 박스를 구입해 낭만적인 식사를 즐길 수 있으며, 남반구 최대 규모의 수직 정원을 자랑하는 온실 '더 칼릭스(The Calyx)'와 원주민의 식문화를 배우는 투어 등 특별한 체험도 가능하다.조금 더 활동적이고 현대적인 분위기의 피크닉을 원한다면 '바랑가루 보호구역'과 '센테니얼 파크랜드'가 제격이다. 과거 낡은 산업 부지이자 컨테이너 터미널이었던 공간을 재탄생시킨 바랑가루 보호구역은 성공적인 도시 재생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차량이 다니지 않는 쾌적한 공원에서 시드니 하버를 가장 가까이 조망하며 산책이나 자전거를 즐길 수 있고, '마리나위 코브'에서는 안전하게 항구 수영까지 체험할 수 있어 활기 넘치는 피크닉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한편, '시드니의 허파'라 불리는 센테니얼 파크랜드는 그 광활한 규모부터 압도적이다. 호주 연방 정부 수립이 선포된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한 이곳은 드넓은 호수와 잘 닦인 산책로, 자전거 코스를 갖추고 있어 가족, 연인 누구와 함께라도 완벽한 하루를 보낼 수 있다.센테니얼 파크랜드의 진정한 매력은 다채로운 생태 경험에 있다. 공원 곳곳에서 흑조(블랙 스완)와 오리 등 다양한 야생동물을 마주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으며, 자전거는 물론 페달카를 대여해 넓은 공원을 누비거나, 공원 내 승마 센터에서 도심 속 승마라는 이색적인 체험까지 가능하다. 이처럼 시드니의 피크닉 명소들은 단순히 잔디밭에 앉아 음식을 먹는 것을 넘어, 저마다의 역사와 이야기, 그리고 특별한 체험을 품고 여행자들을 유혹한다. 겨울 추위를 피해 떠난 여름의 도시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주저 없이 피크닉 바구니를 챙겨 이 공원들로 향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