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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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도 아닌데 살아 움직인다?…관객들 경악시킨 패딩턴의 비밀

 오랜 시간 영국인의 사랑을 받아온 캐릭터 '패딩턴'이 뮤지컬로 재탄생하며 무대 위에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빨간 모자와 파란 더플코트, 그리고 가방을 든 익숙한 모습의 패딩턴이 무대 중앙으로 걸어 나오는 순간, 관객석에서는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제작진은 공연 시작 전까지 패딩턴의 구현 방식을 철저히 비밀에 부쳤고, 인형인지 로봇인지 분장인지에 대한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마침내 프리뷰 공연에서 그 모습이 공개되자, 예상보다 훨씬 더 생생하고 사랑스러운 패딩턴의 모습에 SNS는 순식간에 커튼콜 영상으로 도배되었다. 1958년 아동 도서에서 시작해 영화, TV 시리즈 등 다양한 형태로 65년간 사랑받아온 이 캐릭터가 마침내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관객과 만나게 된 것이다.

 

무대 위에서 살아 숨 쉬는 패딩턴을 구현하는 것은 이번 뮤지컬의 가장 큰 숙제이자 핵심이었다. 영화의 컴퓨터 그래픽(CG)과 달리, 무대에서는 실제 배우의 움직임으로 모든 것을 표현해야 했기 때문이다. 창작진은 '인형 조종자가 보이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 아래, 복잡한 기술과 예술적 감각을 총동원했다. 그 비밀은 바로 두 명의 배우에게 있었다. 왜소증이 있는 아시아계 배우이자 크리처 퍼포머인 아르티 샤가 패딩턴의 섬세하고 정확한 신체 움직임을 연기하고, 무대 뒤의 제임스 하미드가 라이브로 대사와 노래를 소화하며 동시에 원격 제어 장치로 패딩턴의 얼굴 표정을 조종하는 방식이다. 두 배우의 완벽한 협업은 패딩턴을 단순한 인형이 아닌, 하나의 완전한 생명체로 탄생시켰고, 커튼콜에서 슈트를 벗은 배우를 본 어린 관객들이 놀라는 모습은 이 캐릭터가 얼마나 성공적으로 구현되었는지를 증명했다.

 


이러한 혁신적인 무대는 최고의 창작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생명체형 캐릭터 디자인의 대가인 타라 자파르는 패딩턴의 신체 구조, 털의 질감, 노래할 때의 입 모양까지 실제 생명체에 가깝게 설계하여 '진짜 살아있는 존재'를 만들어냈다. 루크 셰퍼드 연출은 복잡한 군무와 퍼펫 조작, 세트 전환을 혼란 없이 조율했고, 톰 플레처의 음악은 유쾌함과 따뜻한 감성으로 극의 분위기를 이끌었다. 무대는 자연사박물관, 런던의 택시와 기차 등 풍성한 볼거리로 가득하며, 패딩턴을 발견한 브라운 가족의 이야기, 이웃과의 갈등, 사악한 박제사와의 대립 등 다양한 서사가 촘촘하게 엮여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엄청난 연습량이 느껴지는 앙상블의 완벽한 합은 무대를 더욱 빛냈다.

 

뮤지컬 '패딩턴'은 단순히 잘 만든 상업 뮤지컬을 넘어, 런던이라는 도시가 지향하는 가치를 담아낸 문화적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런던에서는 모두가 다르기 때문에, 누구라도 여기에 속할 수 있다"는 패딩턴의 대사는 이 작품을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다. 1958년 원작이 사실상 난민 아동을 받아들이는 이야기였다는 점을 상기하면, 이민자 문제로 갈등이 첨예한 오늘날 영국 사회에 친절함과 관대함, 열린 마음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선언처럼 다가온다. 특히 장애 배우인 아르티 샤가 무대 중심에서 환호를 받는 모습은, 조건과 배경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 완전한 무언가를 만들어낸다는 작품의 근본 정서와 맞닿아 있으며, 다양성과 포용이라는 작품의 메시지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입장하는 순간 유럽의 크리스마스…'피노키오와 어린 왕자'가 사는 동화 마을

오는 2월 말까지 겨울 시즌 대표 행사인 ‘별빛축제’를 개최하며 방문객들을 환상의 세계로 초대한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축제는 테마파크 전체를 겨울 감성에 초점을 맞춰 화려한 조명과 특별한 전시, 다채로운 체험과 공연으로 가득 채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예정이다.이번 축제의 중심은 단연 이탈리아 마을에 마련된 특별 기획 공간 ‘윈터 하우스’다. 피노키오의 크리스마스 세계를 그대로 옮겨온 듯한 이 공간은 아기자기한 크리스마스 오브제와 동화 같은 분위기의 감성 포토존, 그리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체험 요소들로 가득 차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을 전후해서는 마을 전체의 조명을 더욱 따뜻하고 풍성하게 연출해 환상적인 분위기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또한, 크리스마스 시즌 주말에는 실내에서 아늑하게 즐길 수 있는 인형극 ‘빨간 망토’가 무대에 오르며, 유럽 전통 줄 인형극인 ‘마리오네트 퍼포먼스’, 피노키오 모형관과 다빈치 전시관 관람, 베네치아 가면 만들기 등 이탈리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상시 운영된다.한편, 쁘띠 프랑스에서는 연인들을 위한 로맨틱한 공간이 더욱 확대된다. 기존에도 큰 사랑을 받았던 ‘야외 별빛 포토존’의 규모를 늘리고, 반짝이는 별빛 조형물과 조명 거리를 곳곳에 설치해 이국적인 겨울 감성을 배경으로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를 제공한다. 해가 진 뒤 조명이 켜지면 마치 프랑스의 작은 마을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크리스마스 시즌 연인들의 필수 데이트 코스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도 영롱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세계 오르골 시연, 생텍쥐페리 기념관과 갤러리 쁘띠 프랑스의 상설 전시, 어린 왕자 의상을 직접 입어보는 체험 및 프랑스 전통놀이 프로그램 등 프랑스 문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즐길 거리도 풍성하다.이번 별빛축제는 남녀노소 모두가 동심으로 돌아가 즐길 수 있는 겨울의 종합선물세트와 같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두 가지 테마 마을이 선사하는 각기 다른 매력 속에서 낮에는 아기자기한 유럽 마을을 산책하고, 밤에는 화려한 별빛 아래 로맨틱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축제는 내년 2월 말까지 계속되며, 운영 시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입장 마감은 오후 5시 30분, 퇴장 마감은 오후 7시이므로 방문 시 참고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