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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발 개인정보 유출 후폭풍…통관부호 재발급 폭증에 통관 '마비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해외 직구 통관 업무를 사실상 '마비' 상태로 몰아넣었다. 개인통관고유부호(이하 통관부호) 재발급 신청이 폭증하면서 세관 통관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렸고, 여기에 블랙프라이데이 특수를 맞은 직구 물량까지 겹치면서 통관 지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9일 통관알리미 자료에 따르면, 11월 평택항과 인천항의 평균 통관 소요 시간은 약 3.4일 수준이었으나,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알려진 11월 30일 이후 급격히 늘어났다. 특히 12월 7일 기준 평택항은 7.5일, 인천항은 8.1일로 통관 소요 시간이 평소 대비 2배 이상 치솟았다. 주요 배송대행업체들은 현재 유니패스(국가관세종합정보시스템)의 시스템 지연과 오류로 인해 통관 전체가 늦어지고 있다고 공지하며 소비자들의 양해를 구하고 있다.

 

이러한 통관 대란의 직접적인 원인은 쿠팡 사태로 인한 통관부호 재발급 신청 폭증이다. 관세청이 해외직구 시 주민등록번호 대신 사용하는 12자리 식별번호인 통관부호가 유출될 경우 명의 도용을 통한 밀수입에 악용될 우려가 있어, 소비자들이 기존 번호를 해지하거나 재발급 받는 사례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관세청에서 받은 자료는 사태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평소 하루 200~300건 수준이던 통관부호 재발급 건수는 쿠팡 사태 직후인 11월 30일 하루에만 12만 3330건을 기록했다. 이후 12월 1일 29만 8742건, 2일 33만 9274건으로 정점을 찍었으며, 5일간(11월 30일~12월 4일) 총 113만 1355건이 재발급됐다. 이는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의 누적 재발급 건수(24만 2160건)의 5배에 달하는 수치다.

 

재발급뿐만 아니라 유출 우려로 인한 해지 및 사용정지 신청도 급증했다. 지난달 20일 신설된 통관부호 '해지' 기능은 사태 직후 하루 1만 건 이상으로 늘었으며, '사용정지' 신청 역시 하루 100건에서 4000~6000건으로 폭증했다.

 

문제는 통관부호를 변경할 경우 통관 절차가 더욱 지연된다는 점이다. 해외 직구 물품이 통관 중일 때 번호가 바뀌면, 세관은 수정된 정보를 확인하는 추가 작업을 거쳐야 통관을 마무리할 수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변경된 통관부호 하나를 확인하는 데 짧은 시간이 소요된다고 해도, 블랙프라이데이 물량까지 겹친 현재 상황에서는 막대한 시간이 누적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개인통관고유부호를 바꾸지 않은 소비자들도 통관 지연 영향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배송대행업체들은 "현재 유니패스 전산 장애는 복구되었으나, 그 여파로 특송물류센터 내에 수십만 건의 화물이 쌓였다"며 "정상적으로 등록된 화물이라도 최소 2일 이상의 처리 지연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쿠팡 사태의 여파가 해외 직구 소비자들의 불편으로 이어지면서 당분간 통관 지연 사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등산 맛', '독 사과 맛' 칵테일?…K-컬처를 한 잔에 담아 파는 호텔

서울 강남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방문의해위원회가 주관하는 '2026 코리아그랜드세일'에 참여, 단순한 미식을 넘어 한국의 정서를 오감으로 체험하는 K-Gourmet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K-콘텐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는 관광 비수기인 겨울철 방한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한 국가적 쇼핑·관광 축제의 일환으로, 민간 기업이 K-컬처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체험형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이번 프로그램의 핵심은 호텔 내 '더 바(The Bar)'에서 1월과 2월 두 달간 진행되는 K-칵테일 클래스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단순히 완성된 칵테일을 마시는 것을 넘어, 전문 바텐더의 안내에 따라 직접 칵테일을 제조하는 과정에 참여한다. 여기에 한국적 미학이 돋보이는 인테리어로 꾸며진 '클럽 임피리얼 라운지'로 자리를 옮겨, 직접 만든 칵테일을 정갈한 한국식 다과와 함께 즐기는 것으로 프로그램은 완성된다. 이는 음료라는 미각적 경험을 공간이 주는 시각적, 정서적 경험과 결합해, 짧은 시간 안에 한국 문화의 정수를 밀도 있게 체험하도록 세심하게 설계된 것이다.프로그램의 주인공은 호텔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4종의 시그니처 K-칵테일이다. 각각의 칵테일은 한국의 문화와 이야기를 담은 한 편의 서사와 같다. 볶은 곡물의 고소한 향과 전통적인 이미지를 담은 '볶은향'은 한국인에게 익숙한 편안함과 구수함을, 한국의 독특한 등산 문화에서 영감을 얻은 '오름'은 정상에 올랐을 때의 상쾌함과 성취감을 맛으로 표현했다. 또한, 편안하고 즐거운 분위기를 담은 '팝콘'은 K-콘텐츠를 즐기는 현대적인 라이프스타일을, 동화 속 상징을 세련되게 비튼 '독 사과'는 신비롭고 매혹적인 한국의 스토리텔링을 한 잔의 칵테일로 재해석했다. 이처럼 한국 고유의 재료와 서사를 결합함으로써, 칵테일을 마시는 행위 자체가 한국 문화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하나의 과정이 되도록 만들었다.그랜드 머큐어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 강남의 이번 시도는 K-컬처의 인기를 등에 업고 단순히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을 넘어, 글로벌 브랜드 호텔로서 한국 문화의 진정한 매력을 알리는 문화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이창수 총지배인이 "차별화된 K-Gourmet 콘텐츠를 통해 한국 문화의 매력을 알리는 교류의 장을 꾸준히 넓혀갈 것"이라고 밝혔듯, 이번 프로그램은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지속 가능한 K-관광 콘텐츠의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쇼핑과 관광 명소 방문이라는 전통적인 관광 패턴에서 벗어나, 이제는 특별한 '경험'을 소비하고자 하는 글로벌 관광객들의 새로운 요구에 부응하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