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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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산 주식, '특징주' 기사 뜨자마자 폭락했다면?…주가 조작단의 무서운 수법

 언론의 신뢰를 악용해 주가를 조작하고 100억 원이 넘는 부당이득을 챙긴 일당이 결국 법의 심판대에 서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9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전직 경제신문 기자 A씨와 증권사 출신 전업 투자자 B씨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와 투자 전문가라는 각자의 전문성을 결합해 무려 9년에 걸쳐 주식 시장을 교란하고 개인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벌어들인 범죄 수익이 약 11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들의 범죄 수법은 매우 치밀하고 계획적이었다. 증권사 출신인 B씨가 먼저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 주로 거래량이 적어 적은 매수세로도 쉽게 주가를 움직일 수 있는 중·소형주가 표적이 됐다. 이후 이들은 미리 입수한 해당 기업의 호재성 정보를 이용해 범행을 계획했다. 먼저 주가가 오르기 전 헐값에 주식을 대량으로 매집한 뒤, 전직 기자였던 A씨가 나서서 호재를 부각하는 '특징주' 기사를 작성해 언론에 송출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기사가 보도되면 이를 본 개인 투자자들이 매수세에 가담하며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했고, 이들은 바로 그 순간을 노려 보유 주식을 전량 매도해 막대한 차익을 챙기고 빠져나갔다.

 


이번 사건은 무엇보다 언론이라는 공적 신뢰를 사익 추구의 도구로 악용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나쁘다는 평가를 받는다. A씨는 기자라는 직업적 권위를 이용해 특정 종목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을 형성하고 투자자들을 현혹했다. 이들의 교묘한 시세 조종에 속아 뒤늦게 주식 매수에 나선 개인 투자자, 이른바 '개미'들은 주가 폭락으로 인한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아야만 했다. 9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이들의 범죄 행각이 이어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처럼 언론 보도에 대한 투자자들의 맹신이 자리 잡고 있었던 셈이다.

 

이들의 범죄는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국의 끈질긴 추적 끝에 꼬리가 잡혔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1일, 관련 사건을 검찰에 넘겼고,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신속한 수사를 통해 이들을 모두 구속하며 범죄의 전모를 밝혀냈다. 검찰은 이들이 취득한 112억 원의 부당이득에 대해 철저한 환수 조치를 진행하는 한편, 자본시장의 건전성을 해치는 이와 같은 범죄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언론과 금융 전문가의 '검은 유착'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보여준 이번 사건에 대해 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등산 맛', '독 사과 맛' 칵테일?…K-컬처를 한 잔에 담아 파는 호텔

서울 강남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방문의해위원회가 주관하는 '2026 코리아그랜드세일'에 참여, 단순한 미식을 넘어 한국의 정서를 오감으로 체험하는 K-Gourmet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K-콘텐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는 관광 비수기인 겨울철 방한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한 국가적 쇼핑·관광 축제의 일환으로, 민간 기업이 K-컬처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체험형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이번 프로그램의 핵심은 호텔 내 '더 바(The Bar)'에서 1월과 2월 두 달간 진행되는 K-칵테일 클래스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단순히 완성된 칵테일을 마시는 것을 넘어, 전문 바텐더의 안내에 따라 직접 칵테일을 제조하는 과정에 참여한다. 여기에 한국적 미학이 돋보이는 인테리어로 꾸며진 '클럽 임피리얼 라운지'로 자리를 옮겨, 직접 만든 칵테일을 정갈한 한국식 다과와 함께 즐기는 것으로 프로그램은 완성된다. 이는 음료라는 미각적 경험을 공간이 주는 시각적, 정서적 경험과 결합해, 짧은 시간 안에 한국 문화의 정수를 밀도 있게 체험하도록 세심하게 설계된 것이다.프로그램의 주인공은 호텔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4종의 시그니처 K-칵테일이다. 각각의 칵테일은 한국의 문화와 이야기를 담은 한 편의 서사와 같다. 볶은 곡물의 고소한 향과 전통적인 이미지를 담은 '볶은향'은 한국인에게 익숙한 편안함과 구수함을, 한국의 독특한 등산 문화에서 영감을 얻은 '오름'은 정상에 올랐을 때의 상쾌함과 성취감을 맛으로 표현했다. 또한, 편안하고 즐거운 분위기를 담은 '팝콘'은 K-콘텐츠를 즐기는 현대적인 라이프스타일을, 동화 속 상징을 세련되게 비튼 '독 사과'는 신비롭고 매혹적인 한국의 스토리텔링을 한 잔의 칵테일로 재해석했다. 이처럼 한국 고유의 재료와 서사를 결합함으로써, 칵테일을 마시는 행위 자체가 한국 문화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하나의 과정이 되도록 만들었다.그랜드 머큐어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 강남의 이번 시도는 K-컬처의 인기를 등에 업고 단순히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을 넘어, 글로벌 브랜드 호텔로서 한국 문화의 진정한 매력을 알리는 문화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이창수 총지배인이 "차별화된 K-Gourmet 콘텐츠를 통해 한국 문화의 매력을 알리는 교류의 장을 꾸준히 넓혀갈 것"이라고 밝혔듯, 이번 프로그램은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지속 가능한 K-관광 콘텐츠의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쇼핑과 관광 명소 방문이라는 전통적인 관광 패턴에서 벗어나, 이제는 특별한 '경험'을 소비하고자 하는 글로벌 관광객들의 새로운 요구에 부응하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