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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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은 인산인해, 갤러리는 한숨…두 얼굴의 2025년

 2025년 대한민국 미술계는 장밋빛과 회색빛이 한 캔버스에 공존하는 기이한 풍경을 연출했다. 한쪽에서는 역대급 관람객 수를 경신하며 축포를 터뜨렸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팔리지 않는 작품들 앞에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전시장은 연일 인산인해를 이루며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으나, 정작 작품을 사고파는 아트마켓에는 냉랭한 기운이 가시지 않았다. 이처럼 전시장과 판매장의 온도가 극명하게 갈리는 양극화 현상은 단순한 온도 차를 넘어, 미술계 내부의 '빈익빈 부익부' 구조가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 한 해였다.

 

전시 시장의 흥행은 연초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겸재 정선, 마르크 샤갈, 루이즈 부르주아, 론 뮤익 등 이름만으로도 관객을 끌어모으는 거장들의 블록버스터급 전시가 연이어 열리며 미술 애호가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론 뮤익' 전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개관 이래 최다인 337만 명의 연간 관람객을 기록했고, 국립중앙박물관 역시 '한 해 관람객 600만 명'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러한 흥행의 이면에는 막대한 '자본'의 힘이 있었다. 결국 많은 비용을 투자한 대형 기획전이 관람객을 독식하는, 자본의 논리가 여실히 증명된 셈이다.

 


하지만 북적이는 전시장 풍경과 달리, 작품을 거래하는 현장의 분위기는 살얼음판이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갤러리 관계자의 절반 가까이가 지난해보다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으며, 매출이 늘었다는 응답은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나마 경매 시장의 낙찰 총액이 1405억 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상승하며 체면치레를 했지만, 이 수치에는 심각한 착시 효과가 숨어있다. 증가액 254억 원의 상당 부분은 지난 11월 서울옥션의 특별 경매에서 팔린 샤갈의 작품 두 점(94억 원, 59억 원)이 만들어낸 결과이기 때문이다. 결국 초고가 작품 몇 점이 전체 시장의 회복세를 견인하는 것처럼 보이게 했을 뿐, 시장의 허리 역할을 하는 중저가 작품의 거래는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했다는 의미다.

 

미술계의 가장 큰 연례행사인 '키아프·프리즈 서울'은 4회째 행사를 무사히 치르고, 향후 5년간의 파트너십 연장을 확정 지었다. 세계적인 아트페어인 프리즈와의 동행을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하려는 키아프의 입장에선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된 결정이다. 하지만 과제는 산적해 있다. 지난 4년간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블루칩 작품의 거래는 대부분 프리즈에서 독점적으로 이뤄지며 '체급 차이'를 실감케 했다. 프리즈와의 협업이 오히려 한국 미술시장의 정체성을 약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에 대한 명쾌한 답을 찾아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일부 긍정적인 신호에도 불구하고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며, 2026년이 미술 시장의 향방을 결정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방 안에 '체인소맨' 캐릭터가? 지금 난리난 日호텔

츠의 세계에 직접 들어가 오감으로 체험하고자 하는 글로벌 팬덤의 욕구를 정면으로 겨냥한 '콘텐츠 투어리즘' 전략의 일환으로, 일본 여행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프리미엄 호텔 체인 프린스호텔은 도쿄 이케부쿠로에 위치한 '선샤인 시티 프린스호텔'에서 '체인소맨'과 손잡고 대규모 협업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2026년 2월 1일부터 4월 12일까지 한정 기간 동안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곧 개봉할 '체인소맨 극장판: 레제 편'을 주요 테마로 삼아 팬들의 기대감을 한층 더 끌어올릴 전망이다.이번 협업의 백미는 작품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콘셉트 룸'이다. 객실 전체가 '체인소맨' 특유의 강렬하고 독창적인 아트워크로 채워지며, 투숙객에게는 이곳에서만 손에 넣을 수 있는 오리지널 굿즈(키카드, 어메니티 등)가 제공되어 '성지순례'를 꿈꾸는 팬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팬들의 '덕심'을 자극하는 요소는 숙박 경험에만 그치지 않는다. 호텔 내 레스토랑에서는 작품 속 캐릭터들의 개성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특별 메뉴와 애프터눈 티 세트를 판매한다. 해당 메뉴를 주문하는 고객에게는 캐릭터 코스터나 포스트카드 같은 한정판 특전을 증정하여, 미식의 즐거움과 수집의 재미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전략을 펼친다.이번 프로젝트의 무대가 된 이케부쿠로는 아키하바라와 더불어 도쿄를 대표하는 서브컬처의 성지다. 프린스호텔 측은 애니메이션에 대한 소비력이 강한 젊은 세대와 해외 관광객들이 이케부쿠로의 활기찬 분위기와 호텔의 고급스러운 서비스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협업에 폭발적인 반응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최근 일본을 찾는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자신이 열광하는 콘텐츠의 배경이 된 장소를 직접 방문하고 그 분위기를 체험하는 '콘텐츠 투어리즘'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체인소맨'과 프리미엄 호텔의 만남은 한국인 여행객들에게도 도쿄를 방문해야 할 또 하나의 매력적인 이유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