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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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속노화' 권위자 정희원, 사적 친밀감 인정…前 연구원 스토킹 전말

 '저속노화' 분야의 권위자로 알려진 정희원 저속노화연구소 대표가 과거 함께 일했던 전 위촉연구원 A씨를 스토킹처벌법 위반 및 공갈미수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대표는 지난 9월부터 A씨가 자신의 집을 찾아오거나 협박성 편지를 보내는 등 지속적인 괴롭힘을 가해왔으며, 원만한 합의 시도가 무산됨에 따라 법적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되었다고 전했다. 정 대표에 따르면, 모든 갈등은 지난 6월 A씨에게 위촉연구원 계약 해지를 통보한 직후부터 시작되었다. 이후 A씨는 정 대표의 아내 근무처에 나타나거나 거주지 로비에 무단으로 침입하는 등 스토킹 행위를 이어갔고, 결국 정 대표는 지난 10월 경찰에 A씨를 신고해 '접근금지' 잠정조치를 받아내기도 했다.

 

경찰의 접근금지 조치 이후, A씨의 주장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A씨는 '저속노화'라는 개념 자체가 자신의 아이디어이며, 정 대표의 저서 집필에도 상당 부분 기여했으므로 해당 수익을 분배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 대표는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지난해 A씨와 공동저서 출판 계약을 체결했던 것은 사실이나, 실제 집필 과정에서 A씨의 역량이 현저히 부족하다고 판단해 실질적인 공저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올해 관련 계약을 공식적으로 해지했다고 설명했다. A씨의 주장은 계약 해지 이후 일방적으로 시작된 허위 사실이라는 것이 정 대표 측의 입장이다.

 


정 대표는 A씨와의 개인적인 관계에 대해서도 일부 인정하며 논란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2024년 3월부터 2025년 6월 사이, A씨와 사적인 친밀감을 느끼고 일시적으로 교류한 시기가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씨가 수시로 과도한 애정을 표현했으며, 자신이 운전하는 차 안에서 일방적인 신체 접촉을 하는 등의 일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A씨가 마사지를 해주겠다며 본인이 직접 예약한 숙박업소로 자신을 데려가 수차례 신체 접촉을 시도한 사실은 있으나, 육체적인 관계는 결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결국 A씨가 '아내와 이혼하고 본인과 결혼해달라'고 요구하는 등 집착과 스토킹이 반복되자, 정 대표는 모든 사실을 아내에게 털어놓고 현재 공동으로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그동안 사태를 원만하게 해결하고 싶었으나, A씨의 위협과 비상식적인 요구가 도를 넘었다고 밝혔다. 특히 A씨가 합의금 명목으로 '지난 2년간의 모든 수입'을 달라고 요구하며 '사회적으로 매장시키겠다'는 협박까지 서슴지 않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르렀다고 토로했다. 그는 향후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모든 상황을 투명하게 밝히고 법의 심판을 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전했다. 한편, 정 대표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A씨 측 변호사는 현재로서는 해당 사건에 대해 추가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겠다는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어,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치열한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1500년 전 황금 말이 날아오를 듯…천마총의 압도적 비주얼

내내 여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화려함 대신 고즈넉한 정취가 내려앉은 겨울의 대릉원은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여름내 무성했던 잔디가 낮게 가라앉으며 23기에 달하는 거대한 고분들의 유려한 능선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차가운 공기 속,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솟아오른 고분들의 기하학적인 곡선은 마치 대지 위에 그려진 거대한 예술 작품처럼 다가온다.대릉원 정문을 지나면 하늘을 찌를 듯 솟은 소나무 군락이 1500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초록빛 관문처럼 방문객을 맞이한다. 이 숲길을 지나면 단정한 담장 너머로 신라 최초의 김씨 왕인 미추왕릉이 모습을 드러낸다. 미추왕릉은 다른 고분들과 달리 푸른 대나무 숲이 능을 호위하듯 감싸고 있는데, 이는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대나무 잎을 귀에 꽂은 병사들이 나타나 적을 물리쳤다는 ‘죽엽군(竹葉軍)’의 전설과 맞닿아 있다. 겨울바람에 서걱이는 댓잎 소리는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왕의 굳은 의지가 담긴 외침처럼 들려와 발걸음을 숙연하게 만든다.대릉원에서 유일하게 그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천마총은 신라 문화의 정수를 만날 수 있는 핵심 공간이다. 어두운 내부로 들어서는 순간, 1500년 전 유물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정교하고 화려한 황금 유물들이 압도적인 빛을 발산한다. 그중에서도 발견된 신라 금관 중 가장 화려하다는 평가를 받는 천마총 금관은 완벽한 균형미와 섬세한 세공 기술로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낸다. 또한, 자작나무 껍질 위에 그려진 천마도(天馬圖)는 금방이라도 무덤 밖으로 비상할 듯 역동적인 기운을 뿜어낸다. 힘차게 하늘로 솟구치는 천마의 모습은 새해의 도약을 꿈꿨던 신라인의 염원이 담긴 듯, 시대를 넘어 강렬한 생명력을 전한다.천마총을 나와 다시 밖으로 나서면 남과 북, 두 개의 봉분이 이어진 거대한 황남대총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마치 두 개의 산봉우리가 이어진 듯한 압도적인 규모와 대지의 품처럼 너르고 유려한 곡선은 죽음의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포근함과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이 거대한 무덤을 만들기 위해 동원되었을 이름 모를 민초들의 땀방울을 생각하면 1500년의 세월이 더욱 묵직하게 다가온다. 주인공이 밝혀진 미추왕릉을 제외한 대부분의 무덤들은 이름을 지우는 대신, 그 자체로 신라라는 시대의 거대한 실루엣이 되어 오늘날 우리에게 고요한 위로와 영감을 건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