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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AI' 날개 단 삼성, '스마트 안경'까지 넘본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의 압도적인 실적에 힘입어 2025년 4분기 20조원이라는 경이로운 영업이익을 달성한 가운데,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연말을 보냈다. 신제품 출시 효과가 감소하는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MX 사업부의 4분기 영업이익은 2조원 안팎에 머문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4분기의 일시적인 숨 고르기가 2025년 전체의 눈부신 성과를 가리지는 못했다. MX 사업부는 이미 3분기까지의 누적 영업이익만으로도 2024년 연간 실적을 뛰어넘었으며, 4분기 실적을 더한 연간 총 영업이익은 약 13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년 대비 20% 이상 급증한 수치로, 스마트폰 사업의 뚜렷한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이러한 호실적의 배경에는 프리미엄과 중저가 라인업을 모두 잡은 '투트랙 전략'이 주효했다. 갤럭시 S25 시리즈와 Z폴드 7 등 고수익 플래그십 모델이 흥행하며 수익성을 크게 견인했고, 갤럭시 A 시리즈를 필두로 한 중저가 스마트폰 역시 견조한 수요를 유지하며 판매량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모델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갤럭시 AI'의 통역, 실시간 번역 등 핵심 기능을 중저가 A 시리즈까지 확대 적용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 전략은 중저가 라인업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시키는 동시에,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을 통해 평균판매가격(ASP)을 끌어올려 연간 이익 성장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그러나 2026년 전망은 마냥 장밋빛이지만은 않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가격 상승, 이른바 '칩플레이션' 현상이 원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부품 가격 급등을 제품 가격에 그대로 반영하자니 소비자 이탈이 우려되고, 이를 감내하자니 수익성 악화가 불 보듯 뻔한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노태문 사장 역시 "칩 가격이 치솟아 가격 조정을 고민하고 있다"며 깊은 고심을 드러냈다.

 

이에 삼성전자는 수익성이 보장된 하이엔드 제품군에 더욱 집중하고, 상대적으로 마진이 적은 중저가 모델은 일부 축소하는 등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위기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XR(확장현실) 기기, 스마트 안경과 같은 차세대 폼팩터를 선보이며 갤럭시 생태계의 '락인(Lock-in) 효과'를 강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판소리와 포크의 만남…구례 가을밤 울린 ‘시인의 마을’

추임새와 박수가 이어졌다. 전통 판소리의 깊은 울림에 이어 익숙한 포크음악이 흐르자 관객들은 노래와 함께 호흡하며 구례의 가을밤을 즐겼다.지난 17일 밤 열린 구례 동편제소리축제에서는 지역 명창들의 판소리와 가수 정태춘·박은옥 부부의 공연이 한자리에서 펼쳐졌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전통 소리와 한국 대중음악의 한 시대를 대표하는 노래가 어우러지며 관객들에게 특별한 무대를 선사했다.이날 구례 명창들의 공연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끈 무대는 박정선 명창의 ‘적벽가’였다. 박 명창은 적벽대전에서 패한 조조가 다급하게 달아나는 장면을 익살스러운 표정과 몸짓, 힘 있는 소리로 풀어냈다. 긴박한 상황을 생생하게 표현하는 대목에서는 객석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고, 관객들은 추임새와 박수로 소리꾼의 무대에 호응했다. 판소리 특유의 해학과 긴장감이 무대를 채우면서 관객들은 이야기 속 장면을 눈앞에서 보는 듯한 몰입감을 느꼈다. 소리꾼의 목소리와 몸짓에 관객의 반응이 더해지며 공연은 무대 위에서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객석과 함께 만들어지는 경험으로 이어졌다.공연의 분위기는 정태춘·박은옥 부부가 무대에 오르면서 또 한 번 달라졌다. 오랜 시간 삶과 시대의 이야기를 노래해 온 두 사람이 모습을 드러내자 객석의 시선이 집중됐다. 대표곡 가운데 하나인 ‘시인의 마을’의 연주가 시작되자 관객석에서는 기다렸다는 듯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노래의 첫 소절을 기다리는 관객들의 반응에는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노래에 대한 반가움이 담겼다. 앞선 판소리 무대에서 추임새로 공연에 참여했던 관객들은 이번에는 익숙한 선율을 따라가며 노래가 전하는 감정에 집중했다. 한 곡의 노래가 오랜 세월 쌓인 기억을 불러내고, 무대와 객석 사이에 공감대를 만들어내는 순간이었다.정태춘·박은옥은 ‘북한강에서’ 등 자신들의 노래를 들려주며 공연의 여운을 이어갔다. 화려한 무대 연출 속에서도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결국 노래에 담긴 이야기와 이를 전하는 목소리였다. 세월이 흐른 뒤에도 다시 듣고 싶은 노래가 무대 위에서 울려 퍼지자 객석은 박수로 화답했다.판소리와 포크음악은 표현 방식과 음악적 형식에서 차이가 있지만, 사람들의 삶과 시대를 이야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판소리는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희로애락을 소리와 이야기로 전해왔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 역시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사회의 모습을 담아내며 청중과 소통해 왔다. 서로 다른 장르의 음악이 한 무대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었던 이유다.구례는 지리산과 섬진강을 품은 지역으로, 동편제 판소리 문화가 이어져 온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지역 명창들의 전통 소리를 감상한 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를 만나는 구성은 이번 축제의 특별한 장면으로 남았다. 지역의 전통문화와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가 한자리에서 만났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첨단 조명과 대형 LED 화면이 설치된 무대 위에서는 오래된 판소리가 울려 퍼졌고, 이어 한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기억을 담은 노래가 흘러나왔다. 전통과 현대를 구분하는 경계보다 서로 다른 음악이 관객에게 어떤 감동을 전하는지가 더욱 중요하게 다가온 무대였다.전통문화는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는 데서만 의미를 찾는 것은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만나고 새로운 장르와 어우러질 때, 전통은 또 다른 방식으로 생명력을 얻는다. 판소리의 추임새와 대중가요를 향한 박수가 같은 밤에 이어진 것은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구례 동편제소리축제의 가을밤은 그렇게 전통과 현대의 음악이 함께 만드는 공연장으로 변했다. 명창의 소리에 관객들은 “얼씨구”와 “좋다”를 외쳤고, ‘시인의 마을’이 시작되자 큰 박수로 화답했다. 서로 다른 시대와 장르에서 출발한 음악은 사람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통해 하나로 이어졌고, 관객들은 그 울림을 함께 나눴다.